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섭식조절이라는 연구주제는 최근에 인류의 과식과 비만의 문제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이지만 그 근본 원리에 대한 지식은 아직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자연의 일반적인 동물의 경우 자신의 체중을 일정 범위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지방량이 너무 적을 경우 먹이부족에 대비하기 힘들고, 반대로 지방량이 너무 많을 경우 운동성이 떨어지고 지방자체의 악영향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포유류의 경우 지방량이 감소하면 지방세포에서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섭식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나 섭식을 억제하는 인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본 연구는 지방유래 물질인 조효소BH4가 뇌의 섭식조절부위에 작용하여 섭식을 줄이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논문입니다. 본연구에서 모델로 사용한 초파리의 경우, 인간과 동일하게 BH4를 가지고 있으며, BH4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인간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BH4가 억제하는 뇌의 섭식조절부위 또한 유사합니다. 최근에 초파리를 사용한 섭식 및 대사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결과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예를들면 초파리가 배부를 때에는 단맛을 기준으로 섭식을 하지만 배가 고픈 상태에서는 단맛이 아니라 칼로리를 기준으로 섭식을 한다는 사실이나, 초파리에게 고지방음식을 먹이면 인간처럼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는 연구결과는 초파리를 이용해서 다양한 기초지식을 얻을 수 있음을 알게해 줍니다.
최근의 이러한 연구결과에 자극을 받아서 저희 연구실에서도 섭식행동을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지방조직에서 찾아내고자 연구를 시작한 것이었는데, 저나 신민정학생을 포함해 지도교수님 월튼존스까지 모두 이쪽 연구가 처음이어서 긴밀한 의견 교환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특히나 뇌에서 섭식을 담당하는 부위로 알려진 NPF뉴런(인간 NPY의 상동기관)을 BH4가 직접 저해하는 것을 밝히는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어떠한 후보군을 먼저 시험할 지에 대한 토론이 연구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근무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는 한국의 생명과학을 선도하는 곳으로 크게 생명공학을 담당하시는 교수님과 생명과학을 담당하시는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특히 초파리를 모델생물로 사용하는 교수님이 여럿 계셔서 협력연구가 잘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최근에 세계적인 석학이신 뉴욕대학 Greg SB Suh (서성배)교수님이 겸임교수로 합류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기초과학분야의 많은 교수님들을 모실 계획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초파리유전학을 근간으로하는 생명과학연구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게놈연구의 초석이 되었고 현재에도 새로운 유전자기능을 밝히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초파리연구는 항상 다른 모델생물을 이용한 연구보다 앞서 진행되기 때문에 세계최초라는 생각으로 일하는데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연구 또한 쥐를 이용한 연구, 나아가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의 초석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여러나라의 초파리 연구자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개방된 사고와 협력하는 자세입니다. 초파리를 이용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들이고 이러한 연구가 나중에 쥐를 이용한 연구에 적용이 되는 만큼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갖기 위해서는 열린자세로 토론을 즐기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한국의 학생들이 이러한 토론문화에 잘 적응한다면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좋을 것 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연구조교수로 근무하고 있고 앞으로도 초파리를 이용한 생명연구를 계속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섭식관련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해서 단기간에 이러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되기까지 연구실의 환경이 큰 역할을 했다고 느낍니다.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준 월튼존스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개인사정으로 인해 랩을 정리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실험실 학생들의 높은 수준과 적극적인 토론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공동저자인 신민정학생을 비롯해 이시온, 유은진, 박서영, 서일원, 서지윤, 박정주학생과 그전에 졸업한 정경화박사와 Shreelatha에게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