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Human mRNA의 60% 이상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는 microRNA (miRNA)는 수많은 생체 내 기작과 암을 비롯한 질병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체 내 조절자입니다. 이렇듯 세포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miRNA의 조절 기작에 있어서, 어떠한 규칙으로 miRNA가 표적 mRNA를 인식하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miRNA가 mRNA의 3'UTR에 6-8nt의 상보적인 Watson-Crick 결합 (site type)으로 표적을 인지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canonical site type (CST)에 더하여, Argonaute CLIP-seq이나 CLASH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몇 가지 non-canonical site type (NST)들도 동작을 한다는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선행 연구들은 간접적인 정보에 의존했거나 miRNA와 mRNA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형태의 결합들 중 극히 일부만을 검사했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miRNA 과발현에 의한 transcriptome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관찰한 microarray 데이터를 수집, 활용하여 miRNA와 mRNA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우의 site type에 대해 해당 site type이 miRNA 과발현에 의해 발현이 억제된 mRNA들에 enrich되어있는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알려진 4가지 CST와 더불어 7가지 NST들을 발굴했고, 이들이 실제로 세포 내에서 동작함을 검증했습니다. 새로 발굴한 NST들은 비록 CST보다 target mRNA 발현 억제 능력은 약하지만, target의 수가 많아 전체 transcriptome에 미치는 영향이 CST에 못지 않았고, 따라서 저희의 결과는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miRNA targeting effect의 일면을 밝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의 조사를 통해 보다 포괄적인 miRNA targeting 규칙을 제시함으로써 복잡한 gene regulatory network에서의 miRNA의 효과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그간 지속되어왔던 functional miRNA targeting 규칙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백대현 교수님께서 이끄시는 저희 생물정보학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에 속해있습니다. Next-generation sequencing을 필두로 생물학적 big data가 쏟아져 나오면서, 현대 생물학은 혁명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Omics-scale의 방대한 정보 안에서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컴퓨터공학과 통계학이 현대 생물학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떠올랐고, 이를 융합한 학문인 생물정보학은 날이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생물정보학적 분석방법을 적극 활용하여 중요한 생명현상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Transcriptome과 proteome data 등을 이용하여 microRNA나 RNA-binding protein에 의한 gene expression regulation을 연구하고, cancer genome data를 분석하여 발암 원인 돌연변이를 규명하는 등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연구를 맡아 수행하며 논문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정말 치열하게 분석하고 고민하며, 때로는 싸워왔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대학원에 갓 들어왔을 때를 되돌아보며 '그래도 내가 이 연구를 하며 쌓은 경험 덕분에 이만큼 성장했구나' 하는 느낌이 문득 들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것, 이해하는 것이 조금씩 늘어나는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 제겐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연구활동을 하면서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는 조그만 작업들을 쌓아 큰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는 자체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에선 아직 많지 않은 케이스로 생물정보학이 주가 되어 big paper를 만들어냈고, 당당한 그 일원으로 참여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연구활동의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 연구자라 말씀을 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짧은 시간 생물정보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들을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분야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생물정보학은 정말 매력있고 수요가 높은 학문입니다. 저는 학부과정 동안 생명과학을 전공하면서 실험에 흥미가 없어 고민이 많았고, 학문에 대한 흥미마저도 떨어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제게는 생소했던 생물정보학을 접하고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무작정 컴퓨터공학을 부전공하고 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고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통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요즘은 통계학 공부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희 지도교수님께서도 강조하시는 말씀이지만 생물정보학은 생물학과 전산, 통계 모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절름발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미리 조금씩 균형있게 공부를 하시면 보다 뛰어난 연구자로 성장하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의 융합과 도전을 너무 겁먹지는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간 배워와 익숙한 생물학의 언어와 아주 살짝 다를 뿐 본질은 과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국 제 자신을 생물학자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밍과 엄밀한 통계 검정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푼다는 점에서, 그 도구에 차이가 있을 뿐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실험생물학자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진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논문을 끝내고 현재는 새로운 흥미로운 문제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논문의 주제였던 microRNA targeting과 관련해서도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고, 아주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갖춘, 그리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생물정보학 전문가이자 연구자가 되는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정말 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논문입니다. 먼저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본받고 싶은 통찰로 고비 때마다 길을 제시해주신 지도교수님, 백대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비록 제가 대표하여 이 인터뷰를 쓰게 되었지만 똑같이 함께 고생한 실험실 식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풋내기에 불과한 대학원생에게 큰 논문의 짐은 한없이 버겁고 때로는 고통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문제에 달려들어 완주해낸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연구하는 연구자로 성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