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GPCR 단백질은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로써 외부의 다양한 자극에 의하여, 세포 밖에서 안으로 신호를 전달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과 신경전달물질에 관여 되어있으며, 현재 판매되는 약의 50%가 GPCR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GPCR 막단백질의 구조적 정보는 신약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런 막단백질의 구조적 정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의 구조적 연구는 막단백질의 불완정적인 성질과 결정화의 어려움에 의해 연구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5~7년전부터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한 GPCR 막단백질의 구조규명연구는 과학 선진국들인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 등에서 주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활성화된 GPCR의 구조 규명의 공로로 스텐퍼드 대학의 Dr. Brian Kobilka 교수님께서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막단백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연구하는 많은 연구팀에 의해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연구한 세포막 단백질은 해양 박테리아가 갖고 있는 염소 이온 펌프로돕신으로서 염소 이온을 세포 밖에서 안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단백질은 2014년에 최초로 해양 박테리아에서 동정 되었고, 그 기능 연구도 잘 되어있습니다. 다만 그 구조적 작용 기작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단백질구조연구자들이 염소펌프로돕신 단백질의 구조규명을 위해, 경쟁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도 김지현 교수님 팀과 공동으로 염소펌프로돕신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막단백질의 분리 정제 과정은 조건을 알아내기 어렵고, 특히 초원심분리를 통하여 순수한 세포내의 막부분만 분리한 후 DDM과 같은 계면활성제를 이용하여 수용화 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얻어진 단백질을 결정화 하기위해 고농도로 농축을 진행하였고, LCP 방법으로 결정화 스크리닝 하여 결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방사광가속기 (PF)와 포항의 방사광가속기 (PAL) 연구소에서 염소펌프로돕신의 X-선 회절 데이터를 고해상도로 얻었습니다. 고해상도로 규명된 염소로돕신 구조 분석을 통해서 단백질 내부에 두 개의 염소 이온이 결합하는 부위를 확인했고, 이 정보로부터 이온이 세포 밖에서 세포 안으로 들어오는 이동 통로와 작용 메커니즘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활성화에 중요한 아미노산 잔기들을 돌연변이 시켜 펌프 기능을 테스트하였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제시한 작용 메커니즘이 적절함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였으며, 특히 본 연구를 마무리하고 논문을 저널사에 제출한 후, 논문 승인 과정에서 일본 그룹도 동일한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한 것이 알려지게 되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지만 본 연구팀은 그동안 돌연변이체 구조와 브로마이드 이온 결합 구조 등 다양한 단백질 구조를 규명하였고, 단백질 구조 정보에 대한 견고한 실험적 증거들이 있었기 때문에 본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 출판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의 조현수 교수님과, 김지현 교수님 연구실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조현수 교수님 실험실 (http://structure.yonsei.ac.kr) 소속으로 구조생물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구조생물학 연구실의 장점을 말하자면, 우선 항상 연구에 열정적인 조현수 교수님과 전성훈 박사님 그리고 차정석, 박준배(방장), 차영제, 김호영, 유영기, 박하영 7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또한, 구조생물학 실험을 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대부분의 장비들이 구축되어 있다고 자신합니다. 홈소스 X-선 발생장치, ITC 장비, SPR 장비, 4대의 AKTA 시스템, 막단백질 결정화 스크리닝을 위한 LCP-Mosquito, 분자 모델링 프로그램(Discovery Studio), CryoEM프로세싱 워크스테이션 등의 장비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만약 구조생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막단백질의 구조 규명은 국내 연구진으로는 최초의 성과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의 의미는 국내에서도 막단백질을 다루는데 많은 노하우가 축적되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앞으로도 국내에서 많은 막단백질 구조가 규명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 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구조생물학은 X-선 결정학을 비롯하여, NMR 그리고 Cryo-Electron microscopy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는 학문입니다. 각각의 방법들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고, 이런 기술적인 방법들을 적절히 이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단백질 구조 규명을 할 수 있습니다. X-선 방사광 가속기, XFEL이나 cryoEM 같은 기술들이 많은 단백질 구조 규명을 위해 사용됩니다. 제가 학위 하는 과정동안에도 이 기술들에 대한 새로운 알고리즘과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발전되어, 구조생물학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만약 구조생물학에 관심이 있다면, 새로운 기술과 방법들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배움에 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세포막 단백질의 구조 연구는 새로운 개척 분야입니다. 약 800개정도의 막단백질 유전자 중에 20개 정도만이 구조가 알려진 상태입니다. 세포막 단백질들의 특징은 이형이합체를 이뤄서 활성화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세포막 단백질의 구조는 밝혀진 사례가 없습니다. 이런 이형이합체 특징을 갖고 있는 세포막 단백질 구조를 cryoEM 방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작용 기작을 밝히는 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긴 학위기간 동안 항상 저를 믿어주시고 격려해주신 조현수 교수님과 논문 집필에 혼신의 힘을 다해주신 전성훈 박사님 그리고 같이 실험을 많이 진행한 차정석과 김호영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구조생물학 실험실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가 처음 실험실에 들어왔을 때 실험을 가르쳐주신 김동욱 박사님과 친구이자 선배인 유지호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저를 믿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배려해준 아내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구자가 되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