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에서 개발한 붐박스 (BUHMBOX) 알고리즘은 질병과 질병 간의 유전적 유사관계를 파악하고 여태까지 알려지지 않은 질병의 소분류를 발견하고자 하는 알고리즘입니다. 구체적으로, 질병 A 환자군 중에 질병 B와 유사한 유전적 특성을 보이는 소분류가 존재하는지를 검정하는 통계 방법론입니다. 만약 그러한 소분류가 존재한다면 질병 A 환자군에서 질병 B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사이에 양성 상관계수(positive correlation)가 발생하게 됩니다. 붐박스는 이 상관계수를 조사하여 소분류의 유무를 판정합니다. 이 방법론의 임상적 의미는, 소분류의 존재를 밝혀냈을 경우 그 소분류를 구분하기 위한 더 나은 진단법을 개발하고 또한 그 소분류에 특화된 치료법을 개발하는 쪽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유전체 연구는 다양한 계층들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다중오믹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질병(예: 자가면역질환)들의 데이터를 합하여 공유 병인인자를 찾고자 하는 다질병 분석(cross-disease analysis)도 이러한 방향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질병 분석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한 유전인자가 여러 질병에 영향을 끼치는 다면발현 (pleiotropy) 현상입니다. 본 알고리즘으로 인해 다면발현이 존재할 때 그것이 전체 샘플로 인해 나타나는 것인지 (whole-group pleiotropy) 아니면 일부 소그룹에 의해 나타나는 것인지 (subgroup heterogeneity) 구분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genetic risk score 방식이나, genetic correlation 방식 등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쉽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아이디어는 다중적 계층의 정보를 합하는 앞으로의 연구들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 연구는 3년 전 제가 하버드에서 Instructor로 있을 때, 음성 류마티스 관절염 (Seronegative RA) 환자들 중에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Seropositive RA)과 비슷한 유전적 성향을 띄는 소분류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관찰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HLA의 유전 인자를 fine-mapping하면서 단순한 risk score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루었는데 (Han et al. AJHG 2014), 그 때 사용한 알고리즘은 두 RA 아형 사이에 다면발현이 없다는 보수적인 가정이 들어가야 했기에 완벽한 방법론은 아니었습니다. 그 때 시작한 문제 제기와 아이디어가 3년 간의 노력을 거쳐 논문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방법론의 첫 아이디어는 하버드의 Soumya Raychauduri 교수님 연구실에서 재직할 때 도출하였으며 이후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에 임용되어 나머지 연구들을 진행하였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비록 이론 연구에 가까운 알고리즘 개발 연구를 하는 사람이지만 이러한 기초 연구들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정보학의 다양한 분야 중 방법론 개발 분야를 고려하신다면 통계학과 컴퓨터 공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에서 다양한 협력연구를 통해 임상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론들을 만들고자 노력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유학에 대해 꿈만 꾸던 제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현 삼성장학회)에 이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주신 장학금처럼, 저도 학계에 그리고 인류 사회에 조금이나마 공헌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늘 기도해주신 가족들, 그리고 모든 것을 주시기도 하시고 가져가시기도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