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의료용 나노소재들은 고분자나 무기 나노입자와 같은 인공소재에 기반하여 개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인공소재들은 생체적합성이 낮은 편이며 몸속에 장기간 남아 잠재적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나노소재의 주요 구성물질로 저는 인간의 체내에 존재하는 물질인 빌리루빈을 주목하였습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의 주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에 존재하는 Heme의 최종대사체로서 분자량이 584정도 되는 Small Molecule입니다. 빌리루빈은 간에서 주로 배설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신생아의 경우 간의 기능이 미성숙해서 그리고 성인의 경우 간기능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저하되었을 때, 빌리루빈이 배설되지 못하고 피부와 눈자위등에 노랗게 침착이 되어 황달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건강검진 시, 혈중 빌리루빈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건강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지표로 사용합니다. 근래 들어 많은 역학조사와 다양한 연구에서, 빌리루빈이 강력한 항산화작용, 세포보호능력, 면역조절능력을 갖고 있고, 이에 기인하여 각종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빌리루빈의 난용성 때문에, 빌리루빈 자체를 의약품으로 활용하는데 있어 많은 한계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에 전혀 녹지 않아 투여경로에 있어서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투여된 빌리루빈은 비특이적으로 우리 몸에 분포 및 축적하게 되는데, 이는 다양한 부작용 및 황달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저는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세웠습니다. 빌리루빈은 굉장히 지질성이 강하고, 두개의 Carboxyl group을 가지고 있어서, 친수성이 강한 component (e.g. PEG)를 축합하는 것이 가능하며, 만약 이를 축합하게 되면 이 축합체는 마치 인지질처럼 Hydrophobic component와 Hydrophilic component 각각으로 구성되게 되어 나노입자가 형성이 될 것이고 이것이 약리적효능을 마찬가지로 지닐 수 있으리라 가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설대로 나노입자가 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렇게 제조된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항염증 효능을 가지는 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표적인 난치성 염증 질환인 대장염 (Inflammatory Bowel Disease) 모델을 쥐에게 유발시켰고, 여기서 정맥주사된 나노입자가 효과적으로 염증조직에 선택적으로 도달한 후, 염증을 완화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용량의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투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및 황달의 징후가 전혀 관찰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염증모델 (허혈성 간질환, 천식, 췌장소도세포 이식동물모델)에서도 우수한 항염증효능을 보임이 밝혀짐에 따라, 개발된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다양한 난치성 염증질환치료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국내 나노의약시스템관련 연구는 외국에서 개발된 나노소재를 활용, 발전시키는 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지금 개발된 시스템은 빌리루빈을 나노소재로서 개발이 가능함을 세계최초로 보여주었다는데 그 의의가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저는 현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의 바이오-나노의약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열정적이고 인자하시며 훌륭하신 전상용 교수님의 지도하에 크게 4개의 팀 (빌리루빈나노입자를 활용한 나노의약품 개발팀, 앱타이드기반 바이오 의약품 개발팀, 암치료용 면역촉진 나노입자개발팀, 줄기세포개발팀)이 활발하게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현재 연구실은 비단 한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실험 및 연구들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http://bionanolab.co.kr/에서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실패할 때도 많지만, 새롭게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험을 통해서 검증하고 그 결과들을 논문이나 학회를 통해서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발전, 혁명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이러한 일련의 프로세스들이 재미있고 보람찬 것 같습니다. 이번 빌리루빈 나노입자관련 아이디어도 저의 머리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었던 것을 저희 전상용 교수님의 훌륭한 지도덕분에 이렇게 논문이라는 형식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들로부터 많은 재미와 보람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실상 과학적 법칙은 어느 것 하나를 아는 것보다 다양한 학문이 통합되었을 때, 진정한 자연의 법칙에 가까운 과학관을 성립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보다 자연의 법칙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수 있으며, 관찰된 사실을 보다 더 자연의 법칙에 가깝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학생때 자신이 흥미를 갖는 과목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조언을 하자면, 연구라는 것이 잘될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는데,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을 하는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때일수록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자기만의 취미를 통해서 빠른시일내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염두해 두어야 할 점은, 난 지금 슬럼프에 직면했으니 빨리 벗어나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생각자체가 낳은 강박관념에 따른 스트레스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에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기분을 보다 항진시킬 수 있는 자기만의 취미를 개발을 한다면, 유사시, 슬럼프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 현재, 우리 실험실에서는 빌리루빈 나노입자를 비단 염증질환치료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암등의 다양한 질환치료에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약물과 빌리루빈 나노입자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빌리루빈 나노입자의 자극감응성 약물전달체로서의 개발, 형광물질 및 다양한 무기금속, 이온들과 접목시킨 질병의 치료와 진단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테라그노시스 시스템의 개발등의 다양한 응용으로 그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외 연구진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다양한 시스템의 개발 및 새로운 질병모델에서의 빌리루빈 기반 나노의약 약효평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빌리루빈자체의 세포보호능력을 보면, 굉장히 낮은 농도인 10nM의 빌리루빈만으로도 100 microM의 ROS에 의해서 세포가 사멸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이것이 어떠한 원리로 이루어지느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 이를 분자생물학적 기전으로 규명하는 것이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기존의 연구, 시스템을 답습하는 것보다 남들이 보지 못했던 측면을 발굴하고, 새롭게 재조합해서 보다 더 혁신적인 연구를 계속해서 수행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인터뷰 요청을 받고, 평소 한빛사에 소개되는 분들은 정말 훌륭하시고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부족한 제가 인터뷰에 응해도 되는지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부족한 제가 이렇게 한빛사 인터뷰에 응한 까닭은 제가 은혜를 받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때문이였습니다. 석박통합과정, 그리고 포스닥기간동안 늘 훌륭한 연구자로써 성장할 수 있게 조언해주시고 이끌어주신 카이스트 전상용 교수님, 부산대 약대 정연진 교수님, 김영미 교수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교수님들 덕분에 제가 부족하나마 연구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험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랩 구성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매년 모임을 갖고 볼때마다 응원을 보내주는 우리 부산대 약대 아우계친구들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약사가 되는 것, 박사가 되는 것들을 보지 못하시고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늘 묵묵히 저를 뒤에서 지켜보고 계신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그리고 장인장모님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부족한 저에게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늘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주는 저의 아내,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