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생명과학의 진보를 통하여 인류는 미생물의 합성경로의 개조와 발효를 통하여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물질을 합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자연에서 존재하는 합성경로는 이화경로 (Catabolic pathways)나 발효경로 (Fermentative pathways, 예로 들면 유산이나 에탄올의 합성경로)와 비교하면 에너지나 탄소의 소모가 많아서 비효율적이고, 대사흐름 (Flux)도 낮아서 높은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대부분 기존 자연합성경로인 동화경로 (Anabolic pathways)를 활용하면 호스트 미생물의 성장과 겹치기 때문에 원하는 물질의 합성에 혼선(Cross-talk)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팀은 완전히 새롭고, 효율적이고, 또 기존 자연합성경로와 독립적이며 (Orthogonal), 반복 가능한 (Iterative) 탄소연장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여러 기능적인 (Functionalized) 물질들을 생산하는 대장균을 개발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탄소연장 플랫폼은 primer라는 acyl-CoA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primer는 탈카르복실화가 없는 클라이젠-축합반응 (Non-decarboxylative Claisen condensation reaction)을 통해서 또 다른 extender unit인 acyl-CoA와 결합하고 탄소체인이 연장됩니다. 그 후 세 개의 β-환원반응을 거치면 한 사이클의 플랫폼이 완성되고 다음 extender unit과의 결합을 통해서 탄소연장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플랫폼의 intermediate acyl-CoA를 termination pathway를 통해서 카복실산이나 알코올로 전환하면 탄소연장은 종결되고 원하는 물질이 생산됩니다. 이 플랫폼은 기존 자연적인 지방산 합성 (Fatty acid biosynthesis)과 폴리케티드 합성 (Polyketide biosynthesis) 등의 합성경로와 달리, 제공할 때 ATP에너지가 소모되는 Malonyl-CoA/ACP를 extender unit으로 쓰지 않고,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손실되는 반응이 없기 때문에 에너지와 탄소 소모 측면에서 모두 효율적입니다. 이 플랫폼은 또한 제한 없이 어떤 기능성이 있는 acyl-CoA를 primer와 extender unit으로 활용할 수 있고, 또 제한 없이 어떤 intermediate acyl-CoA와 반응할 수 있는 다양한 termination pathway를 활용할 수 있어서, 기존 자연적인 합성경로와 비슷하게 다양한 기능적인 물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directed evolution이나 rational design 없이 자연적인 효소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효소들은 기존 합성경로와 동화경로와 겹치는 부분이 없고 반응속도도 높기 때문에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고 대사흐름과 생산성도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개발한 플랫폼은 고효율성, 생성물의 다양성, 기존 자연적인 합성경로와의 독립성 때문에 이후 미생물을 통한 화학물질 합성의 이상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 플랫폼을 여러 효소조합으로 활용해서 7가지 primer, 3가지 extender unit으로부터 18가지 다양한 화학물질을 대장균발효를 통하여 생산하였습니다. 18가지 물질 중 아디프산 (Adipic acid) 이나 레불린산 (Levulinic acid) 등 산업적으로 중요한 화학물질이 있고, 또 그 중 7가지 물질은 이 연구를 통하여 최초로 미생물 발효를 통해 생산되었습니다. 논문의 Supplementary 파트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플랫폼에서의 20가지 조합의 primer와 extender unit을 활용해서 반복적으로 작용시키면 이론적으로 천 가지 이상의 물질 생산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플랫폼을 통한 추후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제 초기 연구주제는 대장균에서 아디프산을 생산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었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기 전에 다른 그룹에서 아디프산 생산 대장균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스쿱'으로 실망감이 큰 그 때, 제 지도교수님과 저는 이 플랫폼의 넓은 응용가능성에 중점을 맞춰 연구방향의 전략을 수정하였고, 다른 여러 효소조합으로 구성된 플랫폼을 추가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여러 primer와 extender Unit을 시도한 끝에 17가지 물질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고 이 성과가 Nature Biotechnology 저널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경쟁 연구그룹의 논문이 오히려 저에게 전화위복이 되었고, 또한 제 지도교수님의 격려와 면밀한 디스커션이 없었다면 이 논문은 나오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저희 Metabolic Engineering and Biomanufacturing Laboratory 연구실 (
http://www.ruf.rice.edu/~metabol/index.html) 은 미국남부의 명문대 Rice University에 소속 되어 있고 주요 연구내용은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과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를 통한 미생물에서의 화학물질과 연료의 생산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저를 포함한 박사과정 5명, 박사후 과정 1명 밖에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지도교수인 Prof. Ramon Gonzalez와 Research Scientist인 Dr. James Clomburg의 지도아래 제 성과를 포함한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고 이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저는 지금 석/박사 통합과정 5년차입니다. 제가 느낀 건, 지금까지의 학위과정 상의 연구활동은 일종의 과학연구에 대한 훈련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연구에서 미숙한 점이 많았고 그것 때문에 실수를 많이 범하니 연구과정이 길어져서 한때 조급과 좌절 때문에 속상한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제 연구분야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박사과정이라는 훈련을 임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고 미숙한 실험과 연구과정도 능숙해져서 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남은 제 박사학위 과정 동안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적극적인 자세로 더 많은걸 훈련 받고 제 미숙한 면을 보완할 생각입니다.
제가 처음 대학에 진학하고 화학공학으로 전공을 정할 때, "현재 플라스틱 같이 생활이나 산업에서 주로 쓰이는 화학물질의 원재료는 석유다. 그러나 석유는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니, 너는 석유가 아닌 다른 재생 가능한 원재료로 여러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하면 좋겠다."는 제 아버지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그 조언에 따라 학사과정 중 미생물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에 대해 더욱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현재도 저의 주요한 연구내용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더욱 많은 중요한 화학물질이 석유고갈 걱정 없이 지속적으로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가 이 분야의 연구의 가장 큰 보람이자 인류를 위한 공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먼저 자신의 연구분야에 흥미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나중에 있을 수많은 좌절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분야로 진학하려면 생물학뿐만 아니라 화학, 특히 유기화학에 대한 지식과 흥미도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대사경로는 결국은 수많은 단계의 화학반응들로 이루어졌고 대사경로에 대한 개조는 결국은 화학반응에 대한 개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구생활의 좋은 점은 다양하면서도 수준이 높은 그리고 자유로운 연구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의 연구는 추천 드리지만 적응하기에 쉽지 않은 유학생활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항상 낙관적인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또 다양한 인종의 친구 및 동료와 잘 어울린다면 적응이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 실험실의 모토가 "Work hard, play hard"입니다. 그래서 바쁜 연구 중에 충분한 휴식, 다양한 취미생활, 그리고 연구분야 이외의 지식과 시사상식에 대한 관심도 챙기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저는 현재 대장균의 아디프산 생산량을 늘리는 연구와 더불어 새로운 대사경로를 개발 중입니다. 미생물은 간단하게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대사경로와 화학반응은 무궁무진하고 흥미진진하니 저는 앞으로도 계속 그 무궁무진한 대사경로를 개조하고 활용해서 새로운 합성경로를 개발하고 더 다양한 물질을 미생물 발효를 통해서 만들 생각입니다. 저는 아직 병역이 미필이어서 미국에서의 박사과정이 끝나면 고국인 한국으로 돌아와 전문연구요원으로 미생물 대사공학 및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우선 제 박사과정의 Prof. Ramon Gonzalez, 저에게 많은 연구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사실상 제 실험을 지도해준 Dr. James Clomburg, 그리고 제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 서형이 형 (Seohyoung Kim), 그리고 동료후배 Alex Chou, 또 이미 저희 랩을 떠난 선배 Dr. Matthew Blankschien, Dr. Angela Cintolesi, Dr. Maria Rodriguez-Moya, Dr. Jacob Vick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칭화대학 학사 과정 중에 기초 대사공학 연구훈련을 지도해준 Dr. Chong Zhang, Prof. Zhanglin Lin, Prof. Xinhui Xing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 진로 선정에 결정적인 조언을 해주시고 언제나 관심을 가져주시는 아버지, 그리고 끝까지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어머니, 여동생, 누나, 그리고 자형 오영민박사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