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1.1. 논문관련정보: 인간의 뇌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진화한 기관이라는 '사회적 뇌' 가설이 제기되면서, 심리학 및 뇌인지과학 분야에서 많은 관련 연구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병리를 동반하는 경우 사회적 자극을 지각하고 인지함에 있어 유의한 이상성이 관찰되며, 이는 개인과 공동체의 고통감을 증가시키기에 많은 연구자들이 해당 증상 발현 매커니즘을 밝히고자 노력 중입니다. 본 fMRI 연구에서는 독특하고 기이한 사회/인지기능을 특징으로 하는 조현형 성격장애군의 뇌 보상회로 이상성을 규명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조현형스펙트럼을 가진 개인들의 사회적자극 지각 및 조직화에 보상회로의 과도한 활성화가 기여할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2. 에피소드: 저는 이렇게까지 IF가 높은 저널인 줄 모르고 해당 저널에 투고하였다가 갑자기 게재확정이 되어버린 것으로, 관련된 모든 분들이 제 단순함과 당혹스러운 수준의 빠른 게재 처리에 모두 당황해하셨지요..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2009년 설립된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대학원에 첫 박사과정생으로 입학하였으며, 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및 서울대 뇌인지과학과의 권준수 교수님을 지도교수로 모시고 4년 반 동안 박사과정을 지내며 해당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였습니다. 연구실은 특히 강박장애와 조현병, 정신증고위험군에 관한 의미있는 연구들을 발표해오며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랩으로, 국내외에서 심리학, 의학, 전기전자, 인지과학, 생물학, 물리학, 음악학 등 다양한 전공을 마치고 인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고자 모인 학생들과 임상강사들이 함께 생활하는 역동적인 곳이었습니다.
가끔 현실적인 문제들로 유학이 어려운 학생들이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것에 대해 물어오는데, 지도교수님과 동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어디에서든 본인 할 나름일 거예요.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3.1 평소 느끼는 점: 연구는 운칠기삼 아닌 운구기일이지만, 그 기1을 만들기 위해서 남들의 배는 노력해야 한다는 것. 뒤돌아 봤을 때, 석, 박사 때로 돌아가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 따위 전혀 들지 않도록. 절대 그 때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진저리 칠 정도로.
3.2 자부심과 보람: 아직까지 자부심을 느낄 정도는 아니어서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다만 가끔 제가 발표한 논문들로 스터디를 하는 팀들을 만나면 감사하고 놀라워요.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여전히 미숙하여 분야 관련하여 조언할 주제는 못되고,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진입자의 정신건강을 위한, <나는 대학원에 가도 되는가> 간단 셀프체크리스트 올립니다.
- 그간의 개인력 상, 다른 여러 가지 상황들이 몹시 짜증스러워지면 (예를 들어 돈을 안 벌고 있을 시간 여유가 없다. 더욱 정확히는, 돈이 없다) 연구에도 흥미가 떨어질 것 같다 '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극한의 상황을 수년간 겪다보면 성격은 점차 왜곡될 거예요. 대학원 보다는 지금 가지고 있는 (그만하면) 아름다운 성격 그대로 붙잡고 사회로 나가는 것이 나을지도.
- 누군가를 (그것이 본인이라 할 지라도) 믿기 힘들어 하는 성격이다 ' 자기의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지도교수의 인정을 받기 위해 기괴한 일들을 벌이며 화려하게 성격문제를 꽃피울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을 먼저 챙기고 진입을 하거나, 사회로 나가 단기적 성취를 하며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낫습니다.
- 피드백을 은근히 안 받아들인다 ' 보통 지도교수님이 1년 안에 본인을 포기하게 만드는 유형입니다. 본인이 우월해서 타인이 비난하는 게 아니고, 비판받을 지점이 있어 피드백이 온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발전하기 힘들어요.
이상입니다.. 이미 진입을 한 상태에서 이 글을 보았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본인의 자존감을 위해 전문적인 (예, 상담) 혹은 개인적인 (예, 취미) 방략을 꼭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저널 타이틀에 신경쓰기보다, 꾸준히 다양한 영역에서 의미있는 연구들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현재 정상인의 이상 경험, 정신병리 고위험군 선별과 개입, 개인의 인지기능 및 심리적 안정감 향상 등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여러 선생님들과 협업 중이며 이 중 관련 논문 두 편은 올해 상반기 중 투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아주 큰 일을 한 것은 아니어서 부끄럽지만,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먼저 수많은 학계의 동료선후배분들, 모두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임상가로서의 자질과 공감, 배려심을 몸소 가르쳐주신 석사지도교수님이신 안창일 교수님, 학자로서의 자부심, 도덕성, 그리고 연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순간순간 마법처럼 보여주시는 박사지도교수님이신 권준수 교수님, 존경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 속이 깊고, 참을성 많은, 너무나 착한 내 쌍둥이 반쪽 지수. 내가 널 유일하게 이긴 부분은 가방 끈 길이뿐이다. 지수를 웃게 해주는 제부와 조카따님에게도 늘 고맙습니다. -남편 성훈, 석사 때 만나 십년이 지났네요. 나 공부 시켰다고 뿌듯해하지만 그것 이전에 극한의 사랑으로 대상항상성과 안정애착이 뭔지를 알려주며 인간 만드느라 너무 고생했지요.. 이제 내가 (아마도 레고와 피규어로) 천천히 갚을게요. -아들, 고마워요. 그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시고 밤에 잠만 좀 잘 자라. -시댁어르신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허사장님, 유여사님. 아빠 엄마의 시간과 젊음과 건강을 나의 성취와 시시각각 맞바꾸고 있다는 생각에 늘 마음 아파요. 매일 미안하고 사랑해요. 언젠가 이 감사함의 1할이라도 갚을 수 있을까요. -국가에도 감사합니다. 학비와 연구비 주셔서 감사해요. -주님, 애매한 재능과 애매한 통찰력을 애매하게 주시고 나머지는 제가 어떻게든 채우도록 멀찍이서 지켜봐 주신 것 알아요. 조금 더 노력해볼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