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뇌과학분야 중 학습과 기억을 연구하는 분들은 국내에도 많지만 운동학습에 대한 연구는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요도에 비해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운동학습에 대한 연구는 학습을 움직임의 속도, 힘과 같은 값으로 수치화, 정량화하기가 쉽기 때문에 이론적인 접근을 하기가 용이합니다. 이러한 연구는 인간의 학습과 기억에 대한 뇌과학적 기전을 밝혀냄으로써 뇌출혈이나 다른 질병으로 인한 운동에 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저와 중학교 때부터 20년 이상 알고 지낸 같은 연구실 친구와의 브레인 스토밍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밤에 저녁을 간단하게 같이 먹고 화이트보드에 이런 저런 생각들을 끄적이다가 기존에 잘 설명되지 않았던 결과들을 훨신 더 흥미롭게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발견하고 그 순간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기에 가지고 있었던 가설보다 훨씬 흥미로운 가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가설이 결과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이 연구는 제가 박사학위를 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과 일본 교토에 위치한 ATR 이라는 연구소의 공동연구로 이루어졌습니다. fMRI 실험은 ATR 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공동연구 때문에 매년 여름에 일본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지금도 굉장히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ATR 은 우리나라로 치면 ETRI 와 같은 연구소입니다. 주로 전자통신 연구를 하지만 뇌과학 분야에서 일본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가와토 박사가 연구소의 소장을 맡음으로써 뇌과학에 대한 연구도 일본의 RIKEN 과 더불어 최고수준의 연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저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공저자가 교수급 연구원이었고 어쩌다 보니 학생인 제가 전체적인 연구의 방향을 잡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과 논문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 하다가 공동연구도 제안하고 다른 교수급 연구자를 제 스스로 찾아서 공동연구를 제안하는 리더쉽을 발휘하면서 비록 박사과정 학생이었지만 스스로 능동적으로 프로젝트의 방향을 이끌어 간 점이 보람있게 여겨집니다. 까다로운 리뷰어들을 만나서 제가 박사학위를 받고 무려 2년이 지나서야 저널에 출간이 되었습니다. 리뷰어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논문을 다시 고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만큼 이 논문이 출간이 되었을 때의 감동이 깊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서 흥미로운 질문을 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되었고 오랜 인내를 통해서 연구에 대한 열정도 매 순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인간의 학습과 기억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분야입니다. 기초연구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러한 연구에 기반을 둔 응용분야도 무궁무진 합니다. 인간의 뇌를 Reverse Engineering 하여 보다 높은 학습능력을 갖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나 로봇을 개발하는데 응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의 운동학습에 대한 연구는 로봇이 특정한 과제를 수행하는 법을 학습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귀중한 통찰력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심리학, 공학, 물리학, 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분야에 도전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현재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Joel Voss 랩에서 운동메모리 (procedural memory) 와는 다른 형태의 메모리인 에피소딕 메모리 (declarative memory) 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다른 형태의 메모리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며 또한 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와 같은 뇌의 활동을 높이거나 억제시키는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사람의 학습과 기억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한국의 연구자들에게 운동학습 분야를 더 많이 소개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론적인 모델이나 분석방법이 어떻게 실험결과들을 더 흥미롭게 이해하고 통찰력을 줄 수 있는지 이 분야를 통해서 더욱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또한 학습과 기억에 대한 뇌과학적 기전을 연구함으로써 향후 운동재활, 인지재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