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기존의 개념과는 달리 필요한 기간에만 작동하고 그 후엔 인체나 환경에 무해하게 녹아 없어지는(bio- and environment- dissolvable) 새로운 개념의 전자 기기가 최근 일리노이주립대(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연구팀(John A. Rogers Research Group)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이번 논문은 관련 기술을 이용해서 약물 전달용 이식 소자(implantable drug delivery device)에 적용한 사례입니다.
기존에는 몸속에서 용해되는(bio-resorbable) 폴리머에 약을 미리 채우고 폴리머가 조금씩 녹으면서 약이 수동적으로 투여되는 방식 이였는데, 이번 연구는 이에 용해성 전자 기기를 장착해서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양만큼 능동적으로 약을 투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데 의미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인체에 무해하게 용해될 수 있는 물질들만 이용해서 무선 가열기(wireless thermal actuator)를 만든 후, 그 위에 체온보다 살짝 높은 43~45℃에서 구조가 변형되면서 약을 투여할 수 있는 리피드막(lipid membrane)을 코팅하여 소자를 구현했습니다. 전자 신호 발생기를 이용해서 몸속에 있는 장치에 신호를 보내 가열기를 켜면 리피드막이 반응하여 필요한 양의 약을 방출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좀 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부분은, 현재로선 성능이 소모되지 않고 몸속에서 문제없이 작동되는 기간이 일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작동 기간을 연장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피막물질의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제가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던 일리노이주립대(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서 관련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John A. Rogers의 연구실에는 우수한 박사후 연구원들과 열정적인 대학원생들이 워낙 많아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귀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던 중간에 저는 퍼듀대(Purdue University) 기계공학과(Mechanical Engineering)와 의공학과(Biomedical Engineering)에 조교수로 임용 되었고, 그 후에도 양교간 공동연구를 계속 진행하면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몸속에서 무해하게 용해 될 수 있는 전자 기기를 개발하는 연구 자체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분야였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우수한 한국인 연구진들과 함께 발생하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이뤄낸 결과라 더욱 뿌듯한 것 같습니다.
우선 이번 연구에서 핵심요소인 리피드막에 관련된 연구는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재료공학과 Cecilia Leal 교수님 연구실의 박사과정 김호준 연구원(공동 1저자)이 주도했으며,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핵심 연구는 개발된 용해성 약물 전달 장치의 면역 반응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이경미 교수님 연구실의 박가영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했습니다.
그 외에도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연구팀(John A. Rogers Research Group)의 김봉훈, 장경인, 강승균 박사후 연구원들과의 공동연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적으로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지만, 다수의 우수한 한국인 연구원들이 주도를 했고, 이번 논문을 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많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국인들이 연구에 대한 열정이나 우수성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 논문과 관련된 분야 역시 한국인들에 의해 최초로 시도되었는데, 현재 고려대학교 KU-KIST의 황석원 교수님과 서울대학교 김대형 교수님이 관련 연구를 지금도 주도하고 계십니다. 관련 분야에 도전하려는 후배들한테 추천해주고 싶은 연구실입니다.
또한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는 제가 지금 소속 되어 있는 퍼듀공대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퍼듀공대는 미국 내에서 최상위 순위(6위)로 평가 되고 있는 만큼, 공동연구를 위한 최적의 연구 환경과 우수한 학생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나, 반면 결코 안일함이 용납되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열정과 의지를 가진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퍼듀 대학교 공과대학 전망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퍼듀대학교 디스커버리 파크(Discovery Park)에 위치한 제 연구소(Soft BioNanoTronics Laboratory, https://engineering.purdue.edu/BioNanoTronics/ )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여,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전자소자들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쉽게 늘어나고 피부에 부착 가능한 센서나 스티커처럼 언제 어디서든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전자소자, 그리고 해커의 침입을 감지했을 때 메모리칩을 영구적으로 녹여 없애버릴 수 있는 폭파장치 등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기술들을 인체 피부에 부착하거나 몸 속에 이식 가능한 의료기기에 적용한 새로운 연구를 시도해 볼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그동안 지속적으로 좋은 조언을 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여러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한양대 김동립 교수님, 아주대 김재호 교수님과 전용호 교수님, 일리노이주립대 John A. Rogers 교수님, 노스웨스턴대 Yonggang Huang 교수님, 스탠퍼드대 Xiaolin Zheng 교수님 및 여러 선배님들께 이런 기회를 맞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을 Rogers 연구팀에 있는 박사과정 연구원들과 박사후 연구원들께도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고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과 우리 가족에게 헌신하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 김지수와 사랑하는 딸 재인에게도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