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간단히 설명
전사인자로 작용하는 핵호르몬 수용체 (Nuclear hormone receptor: NR)의 agonist 또는 antagonist는 항암제, 노화억제, 비만 및 당뇨 조절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의 다양한 작용기전을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핵호르몬 수용체는 agonist에 해당하는 ligand와 결합 시 구조가 변하여 coactivator 단백질과 결합하고, ligand가 없을 때 또는 antagonist와 결합 시 corepressor 단백질과 결합하여 전사활성이 조절 (강화 또는 억제)됩니다. 이렇게 조절된 전사활성은 세포성장 및 세포자연사, 동물의 발달, 줄기세포 및 전구세포의 분화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본 연구를 통해 MED25는 각종 ligand, 특히 비타민 A의 유도체인 retinoic acid (RA)가 존재 시 핵호르몬 수용체의 일종인 RAR (retinoic acid receptor)과 ligand-의존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MED25는 Mediator (TRAP, ARC, 또는 DRIP) complex 내에 존재하는 하나의 구성인자로서 N-말단의 Mediator 결합부위를 통해 Mediator, 중간에 있는 PTOV domain을 통해 CBP, C-말단의 NR binding motif (LxxLL)를 통해 RAR과 결합하여 RAR의 전사활성을 중개함을 입증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많이 연구되어 온 TRAP220 (또는 MED1)과 다른 구성인자인 MED25가 핵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하여 이들의 전사활성을 중개한다는 것, TRAP220과 달리 RAR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며, 또한 TRAP220의 경우 핵호르몬 수용체의 전사활성을 매개 시 coactivator complex (HAT활성을 가진 CBP 포함)와 별도로 작용하는 반면 MED25는 단백질 내 특이적 작용부위를 통해 Mediator complex와 coactivator complex를 동시에 RAR로 타겟팅함으로써 RAR의 전사활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절함을 밝혔습니다.
-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주제는 저의 석사과정 과제였습니다. 석사 초기에는 실험이 서툴고 지식도 부족하여 많이 힘들고 좌절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분야에 소질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본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지도 교수이신 엄수종 교수님, 나중에 연구에 참여하신 김은주 연구교수께서 많은 용기를 주셨고, 그런 과정들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실험이 진척을 보였을 때 너무나 기뻤고, 나도 노력하면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 때 교수님의 그런 말씀이 없으셨다면 저에게 지금 이런 순간은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 논문이 EMBO J에 투고되기 전인 2005년에 먼저 투고한 Mol. Cell에서 reject되어 많이 실망했지만 reviewer들이 A4 용지로 4장에 달하는 상세한 코멘트를 해주어서 논문을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세세하게 지적하신 reviewer분들이 야속하기도 하고, 처음 겪어본 일이라서 자신감이 상실되기도 하였지만 그 분들의 지적 덕분에 더 좋은 내용의 논문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험을 하면서 논문을 쓰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순간이 더 기쁘고 값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실험실은 세종대학교 생명공학과 종양제어, 지금은 유전자제어연구실입니다. 저희 실험실에서는 핵호르몬 수용체, 특히 RAR, ER, PPAR에 대한 새로운 활성조절인자 (coregulator)를 다수 발굴하고 이들에 의한 핵호르몬 수용체의 전사활성기전에 대한 연구를 심도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들 조절인자의 complex를 생화학적으로 발굴, knock-out 또는 transgenic mouse를 제조하여 보다 생리적인 기능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연구실에서 새로이 발굴한 chromatin 단백질의 경우 histone 변형 (acetylation, methylation, ubiquitination)과 연계한 생화학적 실험, DNA microarray (ChIP on chip 포함)를 통한 대규모 genomics 실험, 줄기세포 분화와 연계한 생리적인 실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실험실이지만 각종 분자생물/생화학적 분석시스템, 세포 및 동물실험에 대한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어서 원하는 실험은 모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자에게 개별적인 프로젝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 기법과 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미래의 과학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어떤 교수님이 저에게 항상 결과가 잘 나오면 그건 실험이 아니며, 실험을 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분 말씀대로 실험을 하다 보면 잘 되는 날보다 안 되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이 항상 열정적으로 열심히 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실험이 안 될 때는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럴 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교수님과 실험실 식구들이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런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들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석사 초기에 실험이 잘 안 되어서 힘들어 할 때, "실험이 잘 될 때 보다 실험이 난관에 부딪쳤을 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준 교수님 말씀이 아직도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자기가 하는 연구에 대한 자부심과 신념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언젠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생명공학 분야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분야입니다. 또한, 금전적인 풍요도 기대하기 힘든 분야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열정과 작은 진리를 찾아가는데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 경우에는 학부 때 했던 연구실 생활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은 어떤 프로그램에서 어떤 지도를 받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지도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서울 의과학 연구소 (Seoul Clinical Laboratories: SCL)에서 항암 관련 신약 개발 및 siRNA를 이용한 진단키트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해 보지 못한 연구기법과 지식을 배워 다양한 경험을 쌓고 좋은 결과를 얻어 앞으로 한국의 생명공학 분야에서 좋은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연구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여러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 선뜻 큰 과제를 주시고, 항상 부족했던 저를 지도해 주셨던 엄수종 교수님,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응원을 해준 실험실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논문이 발표되었을 때 같이 기뻐해 주셨던 SCL 이경률 이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Received for article August 2,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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