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상처가 발생하면, 피부에 존재하는 내피세포, 혈구세포, 각질세포, 섬유아세포와 같은 여러 세포들이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피부를 재생합니다. 이 중 섬유아세포는 콜라겐을 포함한 세포외기질들의 축적을 주로 담당하는 세포입니다. 피부 상처가 정상적으로 치유되기 위해서는 섬유아세포가 제 위치로 이동하여 적당한 증식을 거친 후, 콜라겐의 축적과 수축을 일으켜야 합니다. 이 과정의 비정상적인 조절은 켈로이드, 피부경화증(scleroderma), 국한성 경피증(morphea) 등의 섬유증(fibrotic diseas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겪는 가벼운 상처들은 물론 수술, 화상, 혹은 당뇨성 피부 궤양 등에 의해 발생하는 상처들까지 흉터를 최소화하여 치료할 수 있는 상처치유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피부 상처의 치유 과정, 특히 상처의 치유 과정에서 피부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성요소인 콜라겐이 어떻게 조절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윈트신호전달계(Wnt signaling)가 피부 상처 치유 및 콜라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그 동안의 연구들을 통해 알려진 바 있지만, 윈트신호전달계를 조절하는 인자들이 무엇인지, 또 이 인자들이 윈트신호전달계를 어떻게 조절하여 상처 치유 과정에 관여하는지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상처치유제는 대부분 염증완화를 타겟으로 하여 상처치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아직까지 윈트신호전달계를 타겟으로 하여 상처의 치료를 촉진하는 상처치료제의 개발은 이뤄진 바가 없습니다.
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윈트신호전달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CXXC5 단백질과 Dishevelled 단백질의 결합을 방해하는 펩타이드(PTD-DBM)가 인간 섬유아세포와 마우스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상처 치유와 콜라겐 형성을 증가시킴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펩타이드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약물로써 부작용 없이 콜라겐 형성과 관련된 다양한 피부 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논문을 투고하여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논문의 게재 심사를 맡은 editor 및 두 명의 reviewer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상처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 크게 주목하고 이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적인 칭찬을 보내 주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reviewer는 이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많은 조언을 해 주었는데 리비전 동안 세 번째 reviewer가 요청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이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되도록 더욱 논문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세포분자생물학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수여하였습니다. 훌륭하신 최강열 교수님의 지도 아래 피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주로 암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뼈 성장, 지방 분해, 신경 발달 등 다양한 생리적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현재 저희 교수님께서 센터장을 맡고 계신 단백질기능제어 이행연구센터에 속해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단백질기능제어물질의 개발과 그 과정에서 구축된 이행연구 관련 주요 기술의 발전을 위해 국내 산, 학, 연 관련기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국가기술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생명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를 세포분자수준에서 규명하고자 노력할 뿐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질병들의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피부 질환은 다른 질병과 비교할 때 비교적 임상적 접근이 쉽다는 점에서 제가 발굴 및 개발에 기여한 피부 질환 치료제들이 상업화되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생명과학도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번에 미국으로 유학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교수님을 비롯한 이미 유학경험이 있으신 선임 연구자분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막막하기만 했던 유학준비가 그분들의 도움으로 한결 수월해졌던 것 같습니다. 유학준비를 하고 계신 많은 후배님들도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들에 대해 막연히 부딪치지만 마시고 주변의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미국 생활이 안정화되고 좋은 결실을 이루게 되면 결초보은의 심정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도들이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9월부터 NYU School of Medicine의 Mayumi Ito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피부 연구를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던 피부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큰 영광이고, 저희 교수님, Mayumi Ito 교수님, 임 박사님을 비롯하여 제 유학 준비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뉴욕에서 흥미로운 연구들을 열심히 수행하고, 언젠가는 독립적으로 제가 계획했던 연구들을 펼쳐 나가 다양한 피부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처음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셔서 무사히 연구를 마칠 수 있게 도와주신 지도교수님 최강열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연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연세대학교 피부과학교실의 정기양 교수님과 노미령 교수님, 많은 피부과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과학자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많은 교수님들과 피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지도해 주신 많은 피부과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힘이 되어 주신 많은 선배님들, 오랜 시간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연구해온 많은 후배님들, 제 절친 박 박사를 비롯한 많은 동료연구원분들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제 동생 창훈이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 제 많은 친구들, 보고 싶은 은사님들을 비롯해 제게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 그립고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많이 부족하기에 항상 겸손한 마음 잃지 않고 연구에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