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 외 기질 단백질 (ECM protein)은 세포에 의해 세포외부에 만들어진 단백질들을 총칭하는 것으로,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세포흡착, 세포-세포 간 연동, 그리고 세포의 분화를 조절하여 생명체의 성장과 죽음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세포 외 기질 단백질 중 피브로넥틴 (fibronectin)은 원래는 구형 (globular)의 단백질이지만, 음전하를 갖는 수용체와 전자적 상호작용 (electrostatic interaction)을 통해 구형의 모양을 유지하던 부분들이 중첩플림 (unfolding)이 되며 beta-sheet 구조로 변화되고, 이렇게 형성된 beta-sheet모양의 피브로넥틴들이 서로 자기조립 (self-assembly)을 통해 불용성의 단백질 섬유를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중첩플림을 통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단백질 섬유만이 적합한 세포 외 기질 단백질의 구조적·생화학적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단백질 섬유를 유도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연구해왔습니다. 첫 번째로는 전단력 (shear force)와 같은 외력 (external force)를 가하여 물리적으로 구형의 피브로넥틴을 잡아당겨 원래 구조를 변형시키고 이들을 연결시켜 단백질 섬유를 만드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자연계에서 전하에 의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원섬유형성 (fibrillogenesis)과 다르게 외력과 같은 물리적인 힘에 의해 형성되어 자연계의 메커니즘과 그 역할을 정확히 모방하지 못하였습니다. 다른 방법은 자연계의 음전하 수용체를 모방한 고분자를 사용하여 중첩플림만을 이용해 원섬유형성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음전하를 띄는 고분자를 사용하여 무작위의 섬유형성만 가능하였을 뿐, 외력을 이용한 것처럼 섬유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음전하를 띄는 고분자를 마이크로접촉 프린팅 (microcontact printing) 기술을 사용하여 고분자 패턴을 형성하여, 추가적인 외력없이 중첩플림만을 이용해 피브로넥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포 외 기질 단백질을 배양하여 자발적으로 대면적의 원섬유형성을 유도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패턴의 모양을 바꾸어 단백질 섬유들의 구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형성된 단백질 섬유는 다양한 세포 (심장세포와 뇌세포)들과 배양하여 형성된 섬유들의 생체적합성 (biocompatibility)를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창상치유 (wound healing)과 같은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강대학교 화학과 신관우 교수님 연구실에서 석사생으로써, 미국에서 하버드대학교 응용공학부의 Kit Parker 교수님 연구실과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서강대 신관우 교수님의 생체계면연구소는 합성고분자와 생체고분자를 이용하여 생체모방 (biomimicry)을 유도하고 그들의 표면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Kit Parker 교수님의 질병생물리학 그룹 (Disease Biophysics Group)은 다양한 바이오재료 (biomaterials)를 통해 생체모방형 비계 (scaffold) 를 만들고 이렇게 디자인된 비계를 사용해 세포들의 성장, 분화, 그리고 죽음의 원리를 연구하고 질환모형 (disease model)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를 계기로 현재 생명공학분야를 연구하는 학생으로써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가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직접적으로 실제 항상 작동하고 있는 자연계의 이치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정말 실용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연구를 한다고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제 연구를 통해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현상 혹은 질병들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람과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그에 따른 연장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생명공학이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은 생명공학분야산업이 타 분야에 비해 많이 발전되지 않아서 신진학문과 기술을 배우려 미국으로 많이 진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명공학분야로 진학하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연구의 특성상 다른 전공보다 학위기간도 길게 되고, 미국의 MD-PhD 학생들과 소규모의 TO를 놓고 어드미션을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것이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학술적·산업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학문이므로 생명공학도로써 쏟게 될 시간과 노력들이 헛되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한국인 생명공학도들이 배출되어 앞으로 한국인 과학자가 미래과학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이 논문의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하버드 응용공학부의 Kit Parker 교수님 지도 하에, 세포 외 기질 단백질들 및 유사 합성고분자를 이용하여 2D 및 3D 생체모방형 구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한 생체메커니즘 연구 및 생물의학 기기개발을 연구할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석사기간 동안 미국에서 하버드대학과 공동연구를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도와 지원 해주신 서강대학교 신관우 교수님을 비롯한 연구실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의 공동연구책임자이시자 현재 제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신 하버드대학교의 Kit Parker 교수님께도 좋은 공동연구를 할 수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에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본 연구에 사용된 고분자 합성을 도와주신 조선대 김준섭 교수님께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도 연구뿐만 아니라 개인적 조언과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신 본 논문의 저자 박성진 박사님과 Leila, 그리고 Borna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감사하게도 박사과정 동안 풀브라이트장학금을 수혜받아 금전적인 걱정 없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움주신 한미교육위원단과 미국 IIE 재단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타지에 있어도 언제나 응원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