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의 암 치료제 개발 분야는 질병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높은 치료효과가 기대되는 표적 암치료제 개발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표적치료제들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최근에는 암 특이적 세포대사 현상들이 중요한 치료표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하여 암 치료에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고 있으며, AstraZeneca, Pfizer 등 다국적 제약회사에서는 이미 암 특이적 세포대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기술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암의 성장과 전이를 유도함으로써 악성진행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저산소환경 (Hypoxia)이 암 특이적 세포대사의 유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저산소 조건의 암세포 대사과정에서 많이 증가되는 젖산 (lactate)의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이 밝혀지면서 젖산의 중요성이 최근에 재조명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젖산이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을 조절하는 대사성 신호전달물질로써 작용함을 제시하고, 젖산 작용의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하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암 특이적 대사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기전의 암 질환 치료제 개발이 매우 큰 의미와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하는 것으로써, 기존 표적치료제들의 제한된 치료효능을 극대화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이 기대됩니다.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로는, 몇 년 전 다국적 제약사인 Pfizer사에 NDRG3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공동연구를 제안하였으나 이 당시에는 아직 NDRG3와 젖산신호전달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NDRG3를 대상으로 하는 실제 공동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대신 대사성 암 유전자로 잘 알려진 PKM2를 대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PKM2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본 연구진은 암 세포대사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고, 이 경험을 통해 NDRG3 연구에 젖산신호와의 관련성을 보다 일찍 접목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우리의 연구를 흥미로운 결과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소속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생명현상의 근본적인 이해를 위한 기초연구와 보건의료, 바이오 신소재 등 첨단 생명공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바이오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세포의 암화와 악성 진행을 차단할 수 있는 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타겟을 발굴하기 위해 유전체 기반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저산소 환경과 암세포 대사과정 중 많이 생성되는 젖산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성과는 약 8년동안 수행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이 연구를 장기간 수행하다 보니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 난관에 부딪친 적도 많았고 연구 방향성을 찾지 못해 마음속에 큰 갈등을 겪은 경우도 자주 있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연구에 매진함으로써 그 모든 상황을 잘 극복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게 되었고, 이 동안 본 연구에 같이 참여해서 도움을 주신 저희 실험실원들뿐 아니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타 연구실 및 외부 기관의 공동연구자 여러분들과의 협력에 의해 이번 결과가 얻어진 것에 대해 더욱더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우수한 연구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꾸준히 이끌어 내야 하고, 한가지 관점에 얽매이기 보다는 연구결과와 나아갈 방향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또, 장기간 연구를 진행하면서 때로는 오랫동안 연구의 방향성조차 찾지 못하는 힘든 난관에 부딪치기도 하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을 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런 끈질긴 인내심과 자신의 연구에 대한 자신감도 성공적인 연구수행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 생각됩니다. 연구분야로의 진학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항상 낯설고 힘들고 순조롭지 못한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연구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마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좋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암 세포대사와 암 세포신호를 표적으로 하는 암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한 결과로써 젖산 신호전달체계가 암의 성장 및 혈관생성을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하였기 때문에 고형암, 염증성 질병, 심혈관 질환 등 젖산신호 및 저산소현상과 관련이 깊은 질병들에 대해 세포대사와 세포신호를 동시 표적화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이 논문의 교신저자이신 염영일 박사님과 박경찬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논문의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 채워주신 김정애 박사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실험실에서 밤낮으로 함께 고생한 제2저자인 손현암 선생과 늘 함께 응원해준 실험실원들 모두와 본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원내의 공동저자들 및 광주과학기술원 박지용 박사님, 인제의대 강윤경 박사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했을 일이 많은 분들의 수고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누구보다도 응원해주고 믿어준 제 인생의 동반자인 유성란 박사, 두 아들 지민이와 호영 그리고 사랑하는 부모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