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최근에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경과학(neuroscience) 연구 중 하나가 뇌전도(electroencephalogram; EEG), 즉 심신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뇌의 활동 상황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뇌전도 측정에 사용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특별히 요즘 쓰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비외과적인(non-invasive) 도구인 전도성 전극(electrode)을 두피(scalp)에 부착함으로서 신호를 얻는 것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뇌전도는 사람의 신경계와 뇌신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호의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신경질환을 미리 진단하는 질병진단 분야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 분야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생체의학과 임상연구에서 사용되는 심도있는 뇌전도 연구를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여러 조건들이 있는데, 그 중 측정 장비의 기술적인 문제를 고려해 볼 때 어떻게 하면 두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오랜 기간동안 불편함 없이 연속적으로 뇌신호를 측정하는 가에 대한 질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두피 부착용 디바이스들은 물리적, 기계적, 시스템적인 제한사항으로 인해 피부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전도성 젤(conductive gel)과 이를 연결하는 복잡한 전선들과 접착제 그리고 여러 전극을 잡아주는 모자를 꼭 사용해야 하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전자 장비들은 뇌파 측정이 필요한 피실험자들에게 큰 불편함과 거부감을 야기하며, 무엇보다도 병원이나 실험실이 아닌 장소(일상생활을 하는 집이나 일터)에서는 뇌의 활동 상황을 기록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큰 제한사항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희 연구팀(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and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은 앞서 말씀드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전극과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본 논문에 소개된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구부러지고 늘어나고 휘어지는 전극(soft, curved electrodes)' 그래서 두피에 해당되는 어느 피부에나 붙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전극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은 뇌파 측정에 사용되는 전자 전극들을 아주 얇고 작고 가볍게 만듦으로써 오랜 기간동안 두피에 부착하는데 불편함 없이 디자인하고 설계하는데 있습니다. 특별히 발견하게 된 중요한 연구 성과 중 하나가 이 부드러운 전극이 기존의 머리카락을 수반한 두피가 아닌 머리카락이 없는 곳(non-hair bearing scalp)인 귓바퀴(auricle)와 유양돌기(mastoid)에도 잘 부착이 되며 그곳에서도 정확한 뇌전도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얇고 기계적인 유연함을 가진 이 전극은 기존의 디바이스에서는 볼 수 없었고 생각할 수 없었던 복잡하고 거칠고 울퉁불퉁한 표면(예를 들면, 귓바퀴)에 밀착된 접촉을 할 수 있었고 또 오랜 기간동안 효과적인 뇌파 측정에 필요한 피부와의 접촉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말씀드리자면, 먼저 전극 디바이스를 설계하기 위하여 계산 고체 역학과 다양한 인장 실험을 통하여 휘어지고 구부러지고 늘어나는 디바이스, 그래서 거친 표면에도 접촉력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설계하는 물리적 기초를 연구하였습니다. 또한, 피부 세포와 열화상 장비 그리고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 만든 디바이스의 생체 적합성과 피부 접착성을 정량적으로 테스트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 부드러운 전극을 통해 귓바퀴와 유양돌기 위에서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정확한 뇌파를 측정할 수 있었으며, 놀랍게도 실생활에 필요한 목욕이나 직장생활 그리고 운동을 하는 조건속에서도 디바이스의 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드러운 전극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적용을 해보기 위해 컴퓨터 과학자와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말하지 않고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text speller")를 개발 하였습니다. 유양돌기에서 측정된 뇌파를 이용한 이 인터페이스는 본인이 원하는 글자를 포함한 깜빡이는 화면을 쳐다보면 그것들을 조합하여 문장을 만들어 줍니다. 따라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놀라운 실험 결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새롭게 연구, 개발된 극히 부드러운 뇌파 측정 디바이스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없는 두피와 그 주변의 표면 어디에나 붙일 수 있게 설계 되었고 오랜 기간동안 아무 불편함 없이 뇌파를 연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프랙탈 디자인(fractal design concepts)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기계-전자시스템은 180도 이상을 구부리고 50% 이상 늘리고 휘어도 부서지지 않는 기계적 안정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 소개된 새로운 전자 시스템은 현재 큰 관심을 불어 일으키는 신경과학 연구 즉, 뇌파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이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연구에 획기적인 발달을 이룰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제가 현재 교수로 있는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중 가장 큰 대학인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VCU)에서는 다양한 나노-바이오 융합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제가 속해 있는 암 연구소 (Massey Cancer Center)와 재활 연구센터 (Center for Rehabilitation Science and Engineering)에서는 공대와 의대의 여러 교수와 연구원들이 모여서 다방면의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이끌고 있는 나노-바이오-기계 연구소(Bio-interfaced NanoEngineering Lab)에서 주로 하고 있는 연구는 나노 물질을 이용하여 만든 질병 진단 장비의 과학적 원리를 연구하여 의학 장비 개발에 사용하는 Bio-interfaced Nanomechanics (Nanostructured Molecular Sensing System) 그리고 나노/마이크로 구조의 부드러운 물질을 이용하여 전자 센서를 늘어나거나 휘어지도록 설계한 다음 인간의 건강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Bio-integrated Electronics (Soft-Electromechanical System)가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진행하고 있는 나노-바이오 융합 연구는 VCU 공과 대학과 의과 대학과의 긴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하고, 각종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며, 효과적인 치료에 도움이 되는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를 통해 인간의 생명 연장과 보다 나은 삶을 살아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단순히 미래의 직업(교수, 연구원 등)만을 목표로 삼고 그것만 바라보며 연구를 하는 것 보다는, 연구하는 것 자체에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려 노력하고 지금하고 있는 연구가 사회에 그리고 인류에 가져다 줄 이로움을 생각하며 하루 하루 정진 하는 것이 오랜 기간동안 지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현재 제가 속해 있는 VCU Medical Center에서는 간질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연구와 장애자들의 재활 치료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새롭게 개발된 부드러운 뇌파 측정 디바이스를 이 분야에 이용하여 비외과적인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임상 연구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제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항상 저를 위해 뒷바라지 해주고 기도해주는 아내(손성미)와 아들(다니엘), 그리고 한국에 계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밤낮으로 쉬지 않고 생물 의학의 연구에 매진하시는 모든 연구자분들께 좋은 연구 결과가 있기를 기도하며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