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나이관련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은 60세 이상 노인에서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유전적 소인이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13년도 Nature Genetics에 AMD Gene Consortium에서 대규모 환자 시료를 모아 19개의 유전위험인자를 정리해서 발표했습니다.1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전체 유병률은 인종에 따른 큰 차이는 없으나 동양인의 경우 백인보다 삼출성 나이관련황반변성(exudative AMD) 유병률이 높고 결절맥락막혈관병증(polypoidal choroidal vasculopathy)이라는 아형이 백인에서 보다 높은 빈도로 관찰됩니다. 이처럼 인종에 따른 나이관련황반변성 표현형(phenotype)의 차이는 유전형의 차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여태까지 동양인에서 나이관련황반변성에 대한 대규모 유전연구는 시행된 바가 없었습니다. 본 연구는 싱가폴, 일본, 홍콩, 한국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6,000여명의 나이관련황반변성 환자 그리고 15,000여명의 대조군을 모아 유전위험인자를 분석한 Genetics of AMD in Asians Consortium (GAMA Consortium)의 첫 논문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동양인 나이관련황반변성 환자에 대하여 전장유전체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뿐만 아니라 전장엑솜연구(exome-wide association study, EWAS)를 시행하였고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3개의 새로운 유전변이 (C6orf233, SLC33A4, 그리고 FGD6)를 발견하였습니다. 유럽인에서 나이관련황반변성 유전소인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 질병 상대위험도가 높지 않았던 CETP 변이의 경우 본 연구에서 기존에 나이관련황반변성 유전요인으로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CFH와 ARMS2/HTRA1 변이 다음으로 가장 높은 오즈비를 보였으며(OR=1.70) 흥미롭게도 HDL 콜레스테롤의 상승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본 연구팀에서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위험인자를 분석하였던 연구에서 HDL 콜레스테롤의 상승이 나왔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추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2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의 박규형 교수님, 싱가폴 안연구소(Singapore Eye Research Institute, SERI)의 Tien Yin Wong 교수님, 홍콩중문대학(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의 Calvin Pang 교수님, 교토대의 Nagahisa Yoshimura 교수님께서 주축이 되어 이뤄졌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서울대병원, 경북대, 영남대, 고신대, 부산백병원, 부산대 공동연구자들께서 환자 시료를 제공해주신 덕분에 연구가 가능했습니다.
저는 현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안과에서 임상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망막 환자의 진료 및 수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박규형, 우세준 교수님의 망막연구실에서 다양한 망막질환에 대한 유전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망막질환에 대한 역학연구, 이미징 연구, 혈관신생(angiogenesis), 약물역동학, 약물전달, 프로테오믹스를 이용한 바이오마커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관련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유전성망막질환 등의 망막질환은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 질환들의 병태생리와 관련된 새로운 위험인자, 바이오마커,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개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전장유전체연구(GWAS)가 처음 발표된 것은 2005년도로 공교롭게도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유전위험인자와 관련된 연구였습니다.3 당시 연구자들은 고작(?) 96명의 환자와 50명의 대조군으로 현재 잘 알려진 complement factor H gene (CFH)를 발견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유전분석 기술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였고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유전변이들은 수없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충분한 통계적 검정력을 갖추고 희귀변이(rare variant)를 발굴하기 위해 보다 많은 숫자의 환자/대조군을 모집하여 연구가 진행되는 추세입니다. 10년 전에 150여명으로 성공적인 연구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천 명, 만 명 단위로 환자 시료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외 연구자들과 consortium을 구축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국외 연구자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본 연구가 특히 뜻 깊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양인에서 나이관련황반변성에 대한 consortium을 결성하여 발표한 첫 논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질환의 발병에 있어서 인종별 차이가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하며 추후에 이와 같은 연구가 많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임상의로서 수련을 받았고 제가 진료를 하고 있는 환자들의 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유전연구들의 결과가 당장 환자들의 치료에 적용되기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그 시기를 앞당기고 효과적인 바이오마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이 비교적 좋아서 좋은 연구 환경 및 지도 교수님 아래에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으나 모든 임상의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환자 진료 및 수술을 담당하는 임상의사로서의 적지 않은 책임 외에도 임상의 수련 기간 동안 깊이 배우지 못한 여러 생명공학 분야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해서 전문지식을 갖춰야 하고 연구비를 따기 위해서 연구계획서 작성에 매진하고 좋은 collaborator를 만나기 위해 발품파는 수고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연구의 idea는 환자에게서 나옵니다"라는 선배님께서 해주신 말처럼 임상의가 환자들에게 필요한 연구가 무엇인지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개의학(translational research)의 idea는 결국 임상의로부터 나와야 되며 환자를 보면서 늘 고민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수련기간에 배우지 못한 전문지식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고 느꼈는데 요즘은 교육의 기회가 online 뿐만 아니라 워크샵을 통해 다양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조금씩 쪼개서 노력한다면 전문가 수준은 되기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지식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나이관련황반변성과 관련된 유전연구는 백인 인종 위주로 많이 이뤄졌으나 동양인에서는 아직 할 연구가 많습니다. 동양인에서 백인보다 빈번한 아형, 통용되는 치료제인 anti-VEGF 주사제에 반응이 낮은 경우 등에 대하여 유전적 측면의 규명이 필요하며 추후 이 부분에 대해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노동인구(working population)에서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유전연구도 진행 중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안과 의사로서 4년의 수련기간이 끝나고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박규형, 우세준 교수님 망막연구실에서 1년 반 동안 전임의로 수련한 기간이 저를 임상연구자(clinician scientist)로 눈뜨게 해준 시간으로 생각됩니다. 연구의 즐거움을 저에게 가르쳐주시고 늘 격려와 조언을 아끼시지 않은 두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제가 현재 재직하고 있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한영근, 정호경, 김태완, 김석환 교수님의 배려와 조언이 없었다면 좋은 연구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늘 응원을 아끼지 않고 격려해주는 남편, 퇴근시 잠들기 바쁜 엄마를 이해해주는 첫째 딸 민서, 건강하게 커주는 둘째 윤서 그리고 늘 부족한 저를 아껴주시는 시부모님과 제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1. Fritsche LG, Chen W, Schu M, et al. Seven new loci associated with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Nat Genet 2013;45:433-9, 9e1-2.
2. Park SJ, Lee JH, Woo SJ, et al.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Prevalence and Risk Factors from Korean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2008 through 2011. Ophthalmology 2014.
3. Klein RJ, Zeiss C, Chew EY, et al. Complement factor H polymorphism in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Science 2005;308:385-9.
등록일 2015.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