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6번 염색체의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 locus에 존재하는 유전변이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연구하였던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하 루푸스)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간 유전체(genome)에서 가장 강력한 루푸스 발병 연관성이 MHC locus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면역질환에서 MHC locus 연구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유전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MHC는 쉽게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유전체 부위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두 가지 주요한 이유 중 첫째는 높은 수준의 유전변이성입니다. 유전변이의 수와 다양성이 상당히 높고, 특히 MHC locus내 human leukocyte antigen (HLA) 유전자에 존재하는 변이는 모든 유전체를 통틀어 변이수준이 가장 높습니다 (참고:
http://hla.alleles.org/nomenclature/index.html). 두 번째 이유는 10Mb의 MHC locus 전반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높은 수준의 linkage disequilibrium (LD)입니다. 이것은 많은 allele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뜻이고, 질환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causal) 유전자와 유전변이를 분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이번에 MHC locus 내 존재하는 루푸스 원인 유전자 변이를 규명하기 위해 한국인 루푸스 환자 950명과 대조군 4,900명의 HLA 유전자 변이를 정밀 분석하였습니다. 분석에 사용된 유전자 변이는 기존에 연구된 단일염기다형성(SNP) 뿐만 아니라 HLA 유전자 8종(HLA-A, -B, -C, -DQA1, -DQB1, -DRB1, -DPA1, -DPB1)의 유전형과 아미노산 서열 변이가 추가로 포함되었습니다. 이것을 위해 이번 연구에는 제가 최근 발표한 HLA 유전형과 아미노산 서열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imputation)할 수 있는 '한국인 HLA reference panel (참고:
https://sites.google.com/site/scbaehanyang/hla_panel)를 활용하여 분석하였습니다.
MHC locus를 정밀 분석한 결과, HLA-DRB1 유전자의 아미노산 변이 3개(11번, 13번, 26번 위치)가 루푸스 발병에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을 규명하였고 이전에 보고된 대부분의 연관성 결과를 설명한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해당 위치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변이는 HLA-DR 단백질을 구성하며, 특히 epitope-binding groove에 있어서 루푸스 자가항원에 의한 면역 반응에 루푸스 원인 아미노산들이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강하게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이번에 규명한 아미노산의 조합(amino-acid haplotype) 모델이 한국인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인이나 백인에서의 연관성을 잘 설명하는 것을 확인하여 신뢰성 모델인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동안 4자리로 표시되는 전통적인 HLA allele에 대한 연구나 SNP을 기초하는 연구가 많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보면 HLA 아미노산을 기초하는 질병모델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HC locus의 원인 유전변이를 찾는 이른바 MHC fine-mapping study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면역/비면역 질환에 대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질병 원인에 관한 연구 뿐만 아니라, 예후나 약물 반응, 자가항체와의 연관성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제가 근무하는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위해 특성화된 전문병원입니다. 현재 류마티즘은 100여가지 질환으로 세분화 될 만큼 큰 분야로 발전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골관절염, 통풍, 경피증, 근염, 혈관염, 베체트병, 스틸병 등 다양한 면역질환이 현재 알려져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을 통해 류마티즘 임상의와 생명과학과자 간의 훌륭한 시너지가 있어, 지속적으로 훌륭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저의 멘토이신 배상철교수님은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와 같은 류마티스성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명의로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고, 연구현장에서는 의료 유전체학 연구와 역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계십니다. 특히 수년간의 노력으로 얻어진 수천 개의 DNA 및 생체자료와 임상정보는 매우 귀중한 연구 성과이자, GWAS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array와 NGS(next-generation sequencing)를 이용한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어, 면역질환의 유전체 연구를 위한 이상적인 연구기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한때는 큰 데이터 또는 새로운 기술의 데이터가 있다면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지만, 매우 1차원적인 생각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가설과 어떤 관점으로 데이터를 볼지에 따라서, 과학적으로 큰 의미 없는 결과만을 관찰할 수도 있고, 매우 의미 있는 생명현상을 규명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부분이 사실은 연구자의 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같은 유전체 데이터로도 전혀 다른 영역의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나름대로 생각하고 노력하려고 하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논문을 보고, 다른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이런 저런 가설도 세워보고 적용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틀에만 갇혀있지 않고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계속 만들어 갔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먼저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선택하고 그것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생물학, 통계, 프로그래밍 등이 늘 사용되기 때문에 배우고 적용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생물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통계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데이터의 량이 커지고 제가 하고 싶은 분석을 하기 위해, 통계와 프로그래밍(R, Perl)은 필수여서, 따로 배우고 실제로 적용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또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련분야에서 관심이 있으신 분이 있다면, 부족한 부분을 미리 준비하면 나중을 위해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교수님, 선배들의 조언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면역질환의 원인 유전변이를 찾는 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질병 기작에 영향을 주는 유전변이를 규명하고 그것의 생물학적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있는 부분이자 저의 중심 연구 주제입니다. 특히 HLA와 관련해서는, SNP정보로부터 아시아인의 HLA 변이 예측(imputation)을 보다 정확하게 하고 더 많은 HLA 유전변이를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할 것이고, 루푸스 외 다른 자가면역 질환의 발병과 임상특성과 관련된 원인 유전변이 규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HLA 단백질간의 유전적 상호작용도 연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유전체외에도 다른 형태의 오믹스 데이터와 통합하여 다양한 것들을 주제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어, 이 부분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번 연구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훌륭한 지도를 해주신 한양대학교 배상철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학위과정을 통해 연구자의 길을 가는데 큰 밑거름을 쌓게 해주셨던 카이스트 강창원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연구를 위해 함께 수고해주신, 한양대 방소영교수님, 이혜순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