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간단히 설명
이번 논문은 2D IR spectroscopy special issue에 실리는 논문들 중의 하나로 protein solution의 온도를 갑자기 (10 ns 이내) 올린 후 그 이후에 일어나는 protein의 thermal unfolding dynamics를 2D IR spectroscopy로 관찰하고, 그 결과를 Molecular Dynamics (MD) simulation으로부터 얻은 protein structure의 변화로부터 계산한 2D IR spectrum과 비교하는 일종의 새로운 방법 개발 논문입니다. 그래서 관련 분야는 2D IR spectroscopy와 protein folding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2D IR spectroscopy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2D NMR의 IR (infrared) analogu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spin 대신 분자의 vibration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2D NMR이 crystallography와 함께 protein 구조를 결정하는 유용한 방법이기 때분에 2D IR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IR spectrum은 기본적으로 linewidth가 넓어서 protein처럼 vibration의 개수가 수백 개 씩 되면 peak들이 겹쳐서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구조 결정 용도로는 아직 미흡한 단계이고 대신 femtosecond time resolution을 갖기 때문에 알고 있는 구조의 빠른 변화를 측정하는데 유용합니다. 물론 보다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서 실험적, 이론적으로 여러가지 방법이 개발되고 있고 논문에 나온대로 MD simulation으로부터 얻은 구조를 이용해서 2D IR spectrum을 계산하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Protein folding은 1차원 적으로 합성된 아미노산 사슬이 어떻게 특정한 3차원 구조를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찾아가느냐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연구분야입니다. 물론 Alzheimer's disease나 Parkinson's disease와 같은 병을 유발하는 misfolding도 큰 이슈이지만 제가 연구하는 쪽은 좀 더 기본적인 원리에 관계된 일입니다. 이런 물리화학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해석하기 쉬운 비교적 간단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folded state와 unfolded state 사이에 intermediate state가 존재하지 않는 2-state protein을 이용합니다. 이 경우 적당한 온도나 적당한 농도의 chemical denaturant하에서는 folded state 와 unfolded state 를 모두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온도나 chemical denaturant 의 농도를 갑자기 바꿔주고 시간에 따른 이 두 state 의 농도 변화를 관찰하면 folding 이나 unfolding 이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에 대한 kinetics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관심있는 일은 과연 어떠한 구조변화를 통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느냐는 dynamics를 관찰하는 일이고 이를 위해서는 folding이나 unfolding이 일어나는 순간에 존재하는 transition state의 구조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transition state는 energy 상태가 높기 때문에 존재하는 시간이 짧고 양도 적어서 연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phi-value analysis라고 불리는 point mutation을 이용한 간접적 방법이 널리 쓰였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빠른 time resolution을 갖는 검출 방법을 이용해서 직접 구조 변화를 측정하려는 방법이 시도되었는데 바로 논문에서 이용한 방법입니다.
결국 이번 논문은 구조변화에 민감한 새로운 2D IR spectroscopy를 protein folding dynamics를 관찰하는 데 응용한 것입니다. 2D IR spectroscopy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은 방법이지만 실험적으로 구현된 지 이제 10년도 안 되었고 signal을 안정화하기 위한 방법이 계속 시도되고 있으며 이론적으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Biology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초파리나 Cell 로 실험하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연구자가 연구 대상의 생체 사이클에 맞춰서 생활해야 실험이 제대로 된다고 합니다. Laser spectroscopy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데 기계의 사이클에 맞춰서 생활을 해야 실험이 제대로 됩니다. 주로 낮에 열심히 레이저를 align 하기 시작하면 밤이 되어야 시그널이 안정화 되지요. 그래서 밤 늦게까지 실험하는 일이 잦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했던 femtosecond laser는 특히 환경에 민감해서 실험실 안의 온도나 습도, 진동에 영향을 받습니다. 조건이 잘 유지될 때는 몰랐었는데 졸업할 때 쯤해서 주변 시설에 renovation 공사가 있었는데 습도 조절이 잘 안 되더군요. 당연히 레이저 상태는 엉망이었고 낮에는 도저히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다가 꼭 저녁 5시에서 6시가 되어야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밤낮이 바뀔 뻔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군요.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MIT는 Charles 강의 북쪽 Cambridge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강 바로 북쪽에 있기 때문에 날씨가 좋을 때는 강 건너 보스턴 시내를 바라보는 경치나 아니면 반대편에서 학교 쪽을 바라보는 경치가 좋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강바람 때문에 무척 춥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는 다른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곳과 제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Cambridge와 Boston에 좋은 학교와 병원들이 많기 때문에 협동 연구가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제가 이렇게 연구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 이외에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Harvard 화학과와 물리화학 공동 세미나가 있고 Harvard-BU-MIT 이론화학 세미나도 있어서 이것 저것 다양한 연구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다른 학교로 나들이를 하기도 했구요.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논문이 여러가지 실험장치들을 차례로 모아서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하다가 졸업하는 마지막 해에 얻은 결과였는데 교수님께 보여드렸더니 처음 조교수 시작할 때 생각했던 것이 이제서야 됐다고 (그러니까 교수님이 9년차시군요.) 좋아하시더군요. 그 때 든 생각이 '아니 그동안 어떻게 참으셨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대학원 생활을 모두 해 봤는데 물론 교수님마다 스타일이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미국 교수들이 좀 더 여유있어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받는 압력도 좀 덜한 것 같구요. 그래서 그런지 크게 걱정 안하고 편하게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연구비도 좀 더 풍족하고 시설도 더 낫고 사람들도 더 많이 모이는 곳에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연구를 방해하는 요소도 적습니다. 이런 여유있는 환경에서 제가 공부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나라에서도 어서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과학 분야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대학에 들어갈 때와 대학원에 진학할 때 그리고 졸업한 지금 사람들의 관심이 상당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연구비의 흐름을 따라 유행을 탄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아니면 제 관심 분야가 그렇게 바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중에 어떤 분야가 잘 나가겠다라고 예측하고 그런 쪽을 선택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잘 생각해 보고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직 이런 말을 할 단계는 아니지만 나중에 중요한 연구를 비교적 여유롭게 하려면 자기만의 방법이나 연구대상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기 분야 외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려는 노력이라도 ...) 나중에 바꿀 기회가 한 두 번 찾아오기 때문에 그 때 정말 하고 싶은 일로 바꿀 수가 있는 것이지요. 물론 시간이 좀 더 걸리고 피곤하기는 하겠지만요.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사실 이미 박사과정을 마치고 메릴랜드에 있는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에서 postdoc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대부분은 biology 쪽 연구에 집중되어 있지만 여기에도 chemical physics division 이 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더군요. 하는 일은 박사 때 하던 일과 비슷하게 protein folding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데 IR spectroscopy 대신 single molecule fluorescence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Received for article June 18,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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