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간단히 설명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잠을 충분히 잔다는 것은 게으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개인들의 기본적인 생리작용을 억제하면서까지 생산성 제일주의에 사람들을 쇠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수록 부족하거나 얕은 잠이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기초연구 및 제약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는 중입니다.
본 논문은 이제까지 많이 연구되어왔던 일정시간 동안 잠을 안자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서 벗어나 보다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잠을 하루에 몇 시간씩만 자면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동물모델을 사용하여 실험하였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우리의 뇌는 이틀 안에 적은 수면시간에 적응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 발견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잠을 충분히 못자면, 점점 더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는 보고와 더불어, 결국 우리의 몸은 점점 더 악화되는 데 뇌는 이것이 수면부족인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 논문을 내기까지의 과정과 어려움, 이겨낸 이야기,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동물을 이용한 수면연구는 뇌파를 10초 단위로 일일이 눈으로 보고 동물이 수면 상태인지 아닌지를 분석하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합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약 1000일간의 뇌파 데이터를 분석하였습니다. 하루 데이터는 8640개의 10초 단위가 있으므로 총 8백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눈으로 보고 컴퓨터에 손으로 직접 입력하는 작업을 지난 4년간 해 왔습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지만 이 작업 역시 4년이 걸려서 결국 프로그램을 쓰지도 못하고 프로젝트가 끝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이제까지 개발된 어떤 프로그램보다 정확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를 상품화하게 되었습니다.
2. 현재 소속기관 및 연구실 소개(연구실 분위기, 멤버 소개, 연구 여건 등)
이 논문은 Chicago에 있는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수행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수면연구는 Harvard, Stanford, U. Penn과 Chicago 그룹(Northwestern과 U. of Chicago)이 가장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학교는 생체리듬과 수면의 통합연구에서 저의 지도교수인 Dr. Fred Turek, 인체 수면의 Dr. Phyllis Zee, 생체리듬의 분자기작을 연구하는 Joseph Takahashi가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Harvard에 Postdoc으로 와 REM 수면의 권위자인 Dr. Robert McCarley 실험실에 있습니다. 2주전 Harvard Sleep Day라는 행사가 있었는데, 교수와 학생 200명 이상이 참여하였습니다. 박사급은 75명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 수면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규모라고 생각됩니다.
3. 실험실에서의 연구생활 이야기 (평소의 느낀 점, 연구의 보람, 자부심, 실험실 생활 등)
기초실험을 하는 것은 실험계획은 창의적이라도 그 과정은 단순작업의 반복입니다. 그 반복되는 일을 평생하려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결심하기보다는 버릇으로 만들라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절대 버릇이 될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슬럼프의 시기가 찾아옵니다. 또한 앞으로의 내 미래도 늘 불확실합니다. 이 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어서 내가 이것을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일을 지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제 세계는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글로벌시대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기초학문이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의 고급두뇌들은 자꾸 해외로 나가서 세계적인 권위자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합니다. 그러려면 현재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들고 싸움터에 나가야합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몇 만 단어를 달달 외우고, 어떤 사람은 책을 통째로 암기합니다. 그러나 영어를 잘하는 최대무기는 그 사람의 성격입니다. 활달하고 누구에게나 말을 쉽게 거는 사람은 말을 안 하고는 못 배깁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빨리 영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유학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성격을 먼저 고쳐야합니다. 자신의 성격이 남보다 소심하고 이를 고칠 자신이 없다면, 유학은 포기하는 것이 낫습니다. 타국에서 말을 못하면 하루하루가 고욕입니다. 학위보다 병이 먼저 찾아옵니다.
5. 개인적인 바람과 앞으로 계획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할까 고심을 합니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대우도 안 좋은 학교에서 교수를 할까? 언제 정리해고가 될지 모르는 제약회사 연구실에 가서 당장 연봉을 많이 받을까? 언어 스트레스가 없는 한국으로 돌아갈까? 등등…
그러나 늘 신이 주시는 해답은, 내가 이 분야에서 내 최선을 다하면서 그 분이 이미 준비해놓은 길을 나는 한걸음씩 묵묵히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 길의 끝이 어디인지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만, 늘 신은 우리들에게 놀랄만한 선물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6.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신명나게 즐겨야합니다.
Received for article June 15,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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