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영상분야는 최근 30년동안 아주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파킨슨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분야에서는 아직까지는 크게 상용화되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점점 더 그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분석 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그냥 육안으로 봐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검출하여 최종적으로 질병에 대한 biomarker로 쓰는 방법들이 연구중입니다. 앞으로도 이쪽 분야에서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로, 해당 논문에서 한 연구는 애초에 제가 담당하기로 해서 실행을 했던 프로젝트는 아니고, 해당 clinical trial의 뇌영상 분석을 저희 연구소에서 맡아서 하기로 한 것인데, 임상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기는 하지만, 특출나게 좋지가 않아서, 본래 테스트를 했던 gene therapy의 경우는 phase 3 trial로 넘어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그다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이유가 바로 placebo effect (위약 효과)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데이터를 이용해서 placebo effect를 분석해보면 좋겠다는 당시 supervisor인 Dr. David Eidelberg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분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분석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제 main project가 아니었기 때문에, "왜 이런걸 시키지?"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논문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Feinstein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는 뉴욕주에서 가장 큰 의료단체인 North Shore LIJ Health System에 소속되어 있는 의학 연구소입니다. 2011년부터 Hofstra University와 연계하여 새로이 의대를 개설했는데, 그 전에는 NYU 및 Einstein 의대와 연계되어있습니다. 루퍼스 및 파킨슨 분야에서 주로 많은 연구가 진행중인 연구소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약 5년 전에, 어떤 환자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당신 같은 젊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서 인생을 걸고 그렇게 열심히 연구해줘서 고맙다." 사실 제가 파킨슨병을 연구하게 된것은 딱히 이 질병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제 지도교수님이 그쪽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제가 연구직에 뛰어든 것도 그냥 개인적인 성공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환자분들과 만나는 일이 많아지면서, 점점 이 질병을 치료하는데 기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연구를 하다보니, 보람도 두배가 된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바로 글 쓰는 것입니다. 이공계나 의학분야에서는 체계적인 작문 수업을 거의 경험을 하지 못해서, 아니면 하더라도 좀 형식적으로 끝나서 그런지, 게다가 또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 해야되서 이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쪽에서 사실 연구 능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글쓰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과학자의 성과는 결국엔 얼마나 좋은 논문을 많이 썼는지, 그리고 얼마나 연구비를 많이 따왔는지로 점수가 매겨지는데, 논문이든 연구제안서든 결국엔 글로써 완성이 되어야만 합니다. 단순히 문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storytelling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문법이야 나중에 영어가 모국어인 동료들한테 고쳐달라고 부탁하면 해결이 되지요. 연구를 잘하는 사람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연구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부분은 결국엔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난 2014년 6월부터 마니토바 대학에 조교수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이쪽에서 PET, MRI, PET-MRI hybrid를 이용해서 파킨슨병 등의 질병에 대한 biomarker를 개발하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그리고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을 이용한 치료법 개발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금은 한국의 교육이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다 학원, 과외에 묻혀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학원, 과외를 안하고 혼자 공부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버릇한 것이 대학원 이후의 연구 생활을 하는데 아주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 학문이든, 어느정도 수준 이상으로 가면 정답을 가르쳐주는 이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 내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요즘 제게 무엇보다도 일하는데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아내와 아이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