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제 연구 주제는 간섬유화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 타겟을 발굴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간섬유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와 활성화된 간성상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을 보유한 natural killer (NK) 세포가 주된 연구 대상이었고, 이들 세포에서의 레티놀(retinol; Vitamin A) 대사가 간섬유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 이번 논문의 주요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간성상세포는 체내 레티놀의 약 70-80% 가 저장되어 있는 레티놀의 보고로서 현재까지는 주로 레티놀을 저장하는 역할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 세포가 레티놀을 대사하는 효소인 알코올 분해효소 III(alcohol dehydrogenase III; ADH III)를 주로 발현하고 ADH III 의존적으로 레티놀 대사를 통해서 간성상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한편 활성화된 간성상세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NK 세포의 경우에도 ADH III 가 발현되는데, 이 세포는 간성상세포와 반대로 ADH III 에 의한 레티놀 대사가 세포의 기능을 억제시켜 결과적으로 활성화된 간성상세포에 대한 NK 세포독성이 저하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요약하면 레티놀 대사 효소인 ADH III 가 간성상세포와 NK 세포에서 발현하는데, 간성상세포에서는 positive regulator; NK 세포에서는 negative regulator 로서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간섬유화를 촉진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가 진행된 만큼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특히 실험을 위해서 ADH III knockout 마우스가 논문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ADH III knockout 마우스가 일본의 Nippon medical school 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중, 제 지도교수님의 미국에서 알고 지낸 지인이 ADH III 를 가지고 있는 분을 연결시켜 주어 마우스를 분양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제게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중요한 사건 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현재 제가 속해있는 실험실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간질환연구실 (Laboratory of Liver Research, LLR) 입니다. 본 연구실은 2008년 12월 제 지도교수님이신 정원일 교수님께서 미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박사 후 과정을 끝내고 카이스트에 부임하여 개설되었습니다. 연구실 이름처럼 연구의 주요한 대상은 간인데, 주로 이용되는 질병 모델은 사염화탄소 혹은 담관결찰에 의하여 유도한 간섬유화, 고지방식이 섭취를 통한 지방간, Concanavalin A 주입을 통해 유도한 전격성 간염, Diethylnitrosamine 주입을 통한 간암, 그리고 급성 및 만성 알코올 섭취를 통한 알코올간염 모델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병 모델을 통해 얻은 시료는 기본적으로 병리학적 분석을 위해서 다양한 현미경적 관찰을 하고 면역학적 분석을 위해 FACS, ELISA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대학 병원으로부터 얻은 임상 자료를 함께 이용하여 중개 연구를 지향하기도 하는데, 이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의 설립 목표와도 일치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제 본 연구실에서 수행된 2012년 Hepatology에 발표된 골수세포의 주입을 통한 간섬유화 호전 기전을 밝힌 연구는 Bric에 의해 의학적으로 영향력이 큰 연구성과 5선에 선정되었고, 또한 2013년 카이스트 대표연구 우수성과 10선에도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web.kaist.ac.kr/~llr/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저는 의대 졸업 후 석사를 내분비-대사, 특히 칼슘 및 골대사에 관련된 연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박사과정은 간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지요. 박사과정에 입학 후 연구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간은 내가 해보지 않은 것인데 잘 할 수 있을까?, 내분비-대사와 관련된 프로젝트로 다시 시작해 볼까?, 다른 실험실로 옮겨 볼까? " 등의 답답함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해, 두 해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간을 하면서도 대사에 관련된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고, 간도 중요한 내분비-대사의 기능을 가지는 장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연구에 대한 관용 혹은 포용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시간들 이었던 셈이죠. 이런 다양성을 포용하는 자세가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최근 의대를 졸업한 분들 중에서 임상의사로서의 역할만 고집하지 않고 기초과학자 혹은 의사-과학자를 목표로 공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의 지원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여타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박사 혹은 석박사과정의 프로그램이 출범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본인의 기초과학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이 분야로 지원하는 것을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학적 배경지식과 인체 생리학에 대하여 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목표의식이 확실하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하다면 다른 연구자들보다 더욱 빠른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일단은 박사과정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여 졸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첫 번째 이고요. 또한 현재 하고 있는 몇몇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에 대한 데이터를 최대한 축적하여 뒤이어 연구를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는 지금까지 축적한 간에 대한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당뇨병, 지방간, 지방간염 등의 대사질환 분야에 관한 연구를 해보고 싶은 것이 현재의 제 바램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우선 제가 연구할 수 있게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도와준 아내 소영이에게 고맙고, 주말마다 만나서 제게 큰 웃음을 주는 우리 첫 아들 재희야 그리고 아직 엄마 배 속에 있는 둘째 '자연'이도 고마워. 그리고 인천에서 고생하시면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아들을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광주에서 우리 재희를 사랑으로 키워주시는 장인, 장모님 정말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전공의 시절 제가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해 주신 가천의대 내분비 대사-내과의 이시훈 교수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첫 사수인 현 경북대 치대 교수로 재직 중인 변진석 교수님 그리고 우리 간질환연구실 영선이, 혁수, 원효 선생님, 소연이, 종민이, 주연이, 진용이, 유경이, 병준이, 은영이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열정적으로 저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박사과정의 지도교수님이신 정원일 교수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