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최근 급증하고 있는 비만인구는 암환자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비만은 당뇨 및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대사성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유방암, 자궁암, 간암, 대장암을 포함하는 다양한 암들의 주요 위험인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비만 혹은 당뇨 시 유도되는 대사 스트레스 및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의 변화가 어떻게 암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지 분자적 수준에서 그 기전을 규명하는데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대사성 질환에 노출된 암환자를 대상으로 그 치료법을 찾고자 합니다. 임상결과에 의하면, 비만한 암환자의 경우 암의 성장과 전이가 빠르고, 항암제 처리 후 재발률이 정상체중 환자에 비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비만 혹은 당뇨가 암의 진행을 촉진하는 특정한 환경적 요소를 제공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typeVI collagen의 alpha3 chain에서 잘려져 나오는 polypeptide에 관한 것입니다. 저희 팀에서 이 단백질을 "Endotrophin"으로 명명하였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확인한 endotrophin의 활성이 endothelial cell migration 및 angiogenesis를 현저히 촉진시키는 효과여서, 이름을 "endo"-"trophin"으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Endotrophin은 비만 및 당뇨가 유도된 경우 지방세포에서 그 양이 증가하게 되고, 염증반응 및 섬유화 반응을 촉진하게 됩니다. 초기 연구는 유방암 동물모델에서 그 효과를 살펴보았는데, endotrophin의 암 미세환경내에서의 과발현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증가 시킴을 확인하였고 (JCI 122(11):4243-56, 2012), 항암제인 cisplatin 내성 및 cisplatin과 TZD (rosiglitazone)를 동시 처리한 경우 증가되는 항암효과를 설명하는 기전을 제시하였습니다 (EMBO Molecular Medicine 5(6):935-48, 2013).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실제로 지방세포 특이적으로 endotrophin을 과발현 시킨 경우 지방세포의 염증반응과 섬유화를 촉진 시킴으로써 대사성 질환이 유도됨을 확인하였고, endotrophin의 활성을 저해하는 치료용 항체를 처리한 경우, 비만 시 유도되는 대사성 질환이 완화되는 것을 실험동물에서 확인한 연구내용 입니다. 현재, endotrophin을 target으로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humanized 된 치료용 항체가 개발 중에 있습니다. 대사성 질환과 암에 모두 적용해 볼 예정입니다.
최근 비만과 암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특히 지방세포와 암세포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각기 다른 세포의 대사과정을 조절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흥미로운 연구주제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Endotrophin에 관한 연구는 미국 텍사스 달라스 (dallas)에 위치하고 있는 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 medical center의 Philipp Scherer 박사님 팀에 제가 박사 후 연수과정으로 합류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UTSW medical center는 대사성 질환 및 암 연구에 관한 기반이 아주 잘 확립되어 있는 곳으로, 향후 metabolism 및 cancer research에 관심 있는 분들에겐 추천드릴 수 있겠습니다.
현재는 울산에 위치한 UNIST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생명과학부에 올해 초부터 새로이 합류하게 되었는데요, 본 논문은 미국에서 귀국하기 전에 submission하였고, 다행이 minor revision이 와서 UNIST에서 무사히 revision을 제 손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UNIST는 올해부터 생명과학부로 학제가 변경되면서, 생물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학과가 완성되었습니다. 생명과학부는 서판길 교수님, 권혁무 교수님을 필두로 열정 있고, 패기 넘치시는 젊은 교수님들이 많이 계셔서 다양한 연구를 두루 접할 수 있고 공동연구의 기회가 아주 많은 곳입니다. 연구시설을 비롯한 공동 기자재 인프라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할 수 있겠습니다. UNIST는 이러한 인적 및 시설기반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연구 중심대학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독립적인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특정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박사과정 동안 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의 분자기전을 밝히는 연구하였고, 박사 후 연수과정에서는 대사성 질환과 상관관계가 높은 암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 제가 이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거의 이 분야 연구가 초기 단계여서, 알려진 기전이 거의 없었습니다. 단지, 임상결과에서 비만과 암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이 차츰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논문을 낼 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Metabolism 관련 journal에서는 cancer 연구라서 scope이 맞지 않는다고 하고, cancer journal에서도 마찬가지로 metabolism 관련 연구라 실어 줄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차츰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결실을 맺고, 불과 몇 년 후 인 지금은 제 연구분야가 많이 알려졌고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이러한 어려움을 더 이상은 겪지 않습니다. 처음 개척하는 연구분야는 그 시작이 어려울 뿐 아니라, 과정에 있어서 시행착오도 많고 그 전개가 느릴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츰 저의 연구분야에 다른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커져나갈 때는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써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처음 대학원 입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연구라는 것이 항상 쉽게 풀리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장기간 인내와 열정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데, 이는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될 때 가능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작은 연구들이 언젠가는 후학들의 연구에 발판이 되고, 더 크게는 인류 생명에 영향을 주는 큰 발견에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자신의 연구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2014년 1월부터 UNIST 에서 새로이 랩을 시작하였습니다. 제 연구실에서는 암 미세 환경 내에서 지방세포와 암세포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중심으로, 암 주변의 지방세포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암의 성장과 전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자적 수준에서 그 작용기전을 밝히는데 있습니다. 또한, 대사 스트레스 (metabolic stress) 예를 들면, hyperglycemia, oxidative stress, chronic inflammation 과 같은 환경요소가 cancer cell의 genomic instability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새로이 셋업 되는 연구실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연구비 수주 및 훌륭한 대학원생들의 유치가 중요하겠습니다. 현재 박사과정 및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을 모집 중에 있습니다. 관심 있는 학생들은 연구실로 방문 바랍니다.
실험실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site/molmetabolism/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저는 주변에 참으로 고마우신 분들이 많은데, 저에게 학문의 길을 열어주시고 성장시켜주신 저의 은사님, 서울대 박상대 선생님과 김재범 선생님께 항상 마음 깊이 감사 드립니다. 또한, 연구를 즐기는 법을 알려주시고 제 아이디어를 항상 존중해주신 Dr. Philipp Scherer께도 감사 드립니다. 힘든 연구과정 중에 동거동락 해주신 실험실 선후배님들께 감사 드리고, 특히 UTSW-KSA (한국인 과학자 모임)의 문영아 박사님, 이성수 박사님, 김상범 박사님을 비롯, 여러분들이 계셔서 달라스에서의 생활이 활기가 넘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묵묵히 저를 지원해주시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 드리고, 늘 제게 웃음과 따뜻함을 주시는 김민 박사님,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