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논문에 실린 연구의 주 내용은 티벳인의 유전적 역사에 대한 새로운 모형을 전장유전체 유전형 분석(genome-wide genotyping) 자료 및 유전체 염기서열(whole genome sequencing) 자료를 이용해 정립하고, 이를 통해 티벳인의 고지 적응의 기반이 되는 유전자 좌위들을 발견한 것입니다. 특히 티벳인이 단순히 저지 동아시아인으로부터 최근 분기한 집단이 아니고, 이미 고지 적응 형질을 갖고 있던 고지 동아시아인과 저지 동아시아인의 혼합을 통해 형성되었다는 점이 기존 모형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유전체학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여러 인족 집단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되어 있고 언제 어떤 경로로 현재 위치로 이주했는지에 대한 집단유전학 연구가 급속도로 축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천 년 이상 지난 생물 잔해로부터 DNA를 추출하고 고 유전체를 해독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이주사 연구의 새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반면 동아시아로의 이주사 연구는 유럽인의 기원 및 이주에 대한 연구에 비해 아직 덜 주목받고 있어서 앞으로 밝혀질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제가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인 시카고 대학(University of Chicago)의 인간유전학과(Department of Human Genetics)에서 진행했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유서 깊은 진화생물학 및 집단유전학 전통 덕분인지 인간유전학과에서는 질병 연구, 기능 유전체학에서 집단유전학 및 통계유전학 연구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실험, 계산, 이론에 걸친 다양한 층위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과 구성원들 간의 협력도 무척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집단/진화유전학을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는 최적의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꾸준히 진화를 공부해 온 생물학도로서 인간 진화 연구를 직접 수행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보람 있었습니다. 또한 실용성이 없는 기초 연구라고 생각하기 쉬운 집단유전학 연구가 의료유전학 연구의 직접적인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기초 연구자로서의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유전체학 자료를 이용한 집단유전학 연구는 최근 몇 년간 급속히 팽창하고 있으며, 연구방법론이 적용 가능한 대상도 인간과 몇몇 모델 생물종(model organism)을 넘어서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성과 변이를 모델 생물종을 넘어서 연구하고 싶은 생물학 전공자라면 집단/진화유전학에 꼭 관심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티벳인 및 다른 지역의 고지 원주민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적응 형질의 유전적 기반은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박사 과정 기간 중에는 이들 형질의 유전적 기반을 밝혀내는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티벳 고원 및 히말라야 산맥으로의 이주사 연구 역시 기회가 닿는 대로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도교수님이신 Anna Di Rienzo 교수님과 현지 방문 연구를 수행한 공동연구자 Cynthia Beall 교수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유난스레 다양한 국적을 가진 열정적인 연구실 구성원들에게도 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