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그래핀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물질로 1 nm 두께의 Sp2 결합으로 이루어진 벌집 구조의 탄소 재료입니다. 2010년, 그래핀을 이용한 우수한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Geim과 Novoselov 박사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핀을 이용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그래핀은 전자 재료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생체재료를 이용한 나노의약 (nanomedicine) 분야에서도 그래핀의 여러 가지 우수한 특성을 질병치료에 응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그래핀의 여러가지 재료적 특성 중 근적외선 영역에서 빛을 흡수하여 효과적으로 열을 방출하는 특성, 즉 광열효과 (photothermal effect)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히알루론산은 체내에 존재하는 생체고분자로 생체적합성이 우수하며 다양한 암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CD44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히알루론산은 수분함유 특성이 우수하고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피부를 통해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는 생체고분자로 화장품 원료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수한 광열특성을 가지는 나노 사이즈 그래핀에 히알루론산을 접합하여 피부암 부위를 통해 경피전달하고 근적외선을 조사하여 피부암을 광열효과로 치료하고자 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피부암 치료 후 1달이 지나면 괴사된 암 조직이 정상 피부 조직으로 재생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기존 약물 치료 방법의 부작용과 수술적 치료를 최소화하여 좀 더 안전하고, 대면적의 피부암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광열 치료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나노 그래핀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고 그래핀 표면에 다양한 치료 약물을 충진 하여 피부암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피부질환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님의 의료용 바이오소재 연구실의 주도로 하바드 의과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재료 및 바이오 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체재료를 개발하여 약물전달시스템, 조직공학, 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이미징에 적용하는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수님을 비롯하여 연구 교수님 1분과 석·박사 통합 과정 학생 13명, 연구참여 학부 학생 3명, 연구원 1명이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포스텍-카톨릭의대 의생명공학연구원, 서울삼성병원,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가속기 연구소 등과 공동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LG생명과학, ㈜동아제약, ㈜신풍제약, ㈜제넥신 등 국내 대표적 제약 회사들뿐만 아니라 Roche group, Johnson & Johnson 등과 같은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의료산업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최근에 ㈜신풍제약과 공동으로 개발한 수술 후 유착방지제 '메디커튼'은 임상시험을 통해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국내 상업화에 성공하였으며 현재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하버드 의대 웰만 광 의약센터 윤석현 교수님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로 '빛을 이용한 당뇨병 치료기술'을 개발하여 Nature Photonics에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최근 5년간 나노의약용 생체재료 개발과 관련, 총 50여편의 논문을 Nature Photonics, Advanced Materials, ACS Nano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 저널에 게재하였고, 국내외 40여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을 완료하였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포스텍 학부에 입학한 후 대학원까지 오랜 기간 동안 포스텍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세계적 수준의 교수님들과 포스텍의 우수한 연구 환경입니다. 이러한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슬럼프도 있었고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용기를 주시고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한세광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번 논문을 작성하면서 혼자서는 모든 부분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험적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라며 엉뚱한 이야기를 해도 묵묵히 들어준 연구실 동료 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이제 첫 논문을 게재한 것이라 스스로 느끼는 자부심보다는 큰 프로젝트 하나를 끝냈다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과 재미있고 창의적인 연구를 앞으로 많이 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CNN이 노동통계국 자료 및 직업 관련 각종 지표를 토대로 조사한 미국 최고의 직업으로 Biomedical Engineer가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Biomedical Engineer는 직업 만족도, 사회 혜택, 직무 스트레스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고 높은 연봉과 향후 10년간 고용 성장률이 61.7%가 될 거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Biomedical Engineering이 미국에서 가장 좋은 직업으로 선정된 반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박사 학위 후 진로를 생각해보면 바이오/제약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 일자리는 전자, 금속과 같은 소위 우리나라가 잘 하는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개인에 따라 목표가 다르고 원하는 진로가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바이오/제약 관련 분야를 좋아해야 되고 또한 힘든 순간이 와도 스스로 버틸 수 있게 하는 '그 무언 가'가 자기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연구에 대한 흥미일 수도 있고 미래 직업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일수도 있습니다. 최근 대기업에서 바이오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몇 몇 사례들이 뉴스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Biomedical engineer들이 스스로의 직업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박사 학위 이후 진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 혹은 기업 연구소에서 연구경험을 쌓고 싶은 생각도 있으며 미국의 Harvard, MIT와 같은 세계적 석학들이 모여 있는 대학에서 열심히 연구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의 가장 먼저 완수하고 싶은 것은 박사학위 취득입니다. 단순히 '학위취득'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박사학위를 받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박사학위의 의미는 '스스로' 연구를 계획하고, 수행하고, 완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속해있는 연구실에서 최선을 다해 즐겁게 연구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한빛사를 통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 드립니다. 훌륭한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인터뷰를 하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제가 연구를 수행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저희 지도교수님이신 한세광 교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번 논문에 실험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원호 연구교수님, 연구실 선후배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현재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토론을 함께하는 조동우 교수님 연구실 학생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많은 격려와 좋은 환경에서 혜택을 받으며 연구하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Global PhD Program을 통해 저의 박사연구를 지원해 주시는 한국연구재단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