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파킨슨 질환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60세 이상의 노령인구에서 주로 나타나는 운동 장애성 신경 퇴행 질환입니다. 중뇌 흑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의 점진적인 사멸과 이로 인한 선조체 (striatum) 부위에서의 도파민의 부족이 운동 장애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선택적인 세포 사멸 기전을 이해하는데에 파킨슨 질환 연구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15년에 걸쳐 파킨슨 질환을 유도하는 돌연 변이가 사람의 여러 유전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유전자 조작 실험쥐를 이용한 파킨슨 질환 모델의 개발 및 질병 관련 신호 전달 체계에 대한 중요한 발견들이 가능해졌고 여러 가능성 있는 치료 타겟이 발굴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파킨슨 질환에서 나타나는 모든 병리를 재현할 수 있는 완전한 동물 모델은 없고 이때문에 근본적인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의 원인을 규명하는 실험을 추가로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대에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 조작 기술 및 생물 정보학과 다른 신경 퇴행질환과의 연계 연구가 새로운 파킨슨 질환 병리 기전을 밝혀내는데 중요할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Nature Neuro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은 파킨슨 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Parkin이라는 단백질의 기질인 AIMP2 과발현 실험쥐를 이용하여 파킨슨 질환의 주요 병리 현상인 점진적 도파민 신경 세포 사멸을 모델화 하고, 이를 바탕으로 poly(ADP-ribose)-dependent cell death (Parthanatos)가 질환의 중요 세포 사멸 기작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제가 홉킨스에서 박사과정 3년일때 AIMP2 과발현 실험쥐를 만들었는데, 질병 발현을 확인하는데에만 2년동안 aging을 시켜야 해서 앞이 깜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기전 연구를 하기에는 제작한 실험쥐에서 질병 현상의 진행이 너무 느려서 논문 완성 및 졸업에 큰 차질이 있었지만, 추가로 바이러스 시스템을 통한 보다 짧은 시간에 질병 발현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융합함으로써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새로운 발견들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실험쥐를 이용하여 퇴행성 신경 질환을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위해 monitoring해야하는 시간이 2년에 걸치기 때문에 3~4달 안에 병리 현상을 유도할 수 있는 모델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미국 메릴랜드 주의 볼티모어시에 위치하고 있는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 2006년 부터 학생으로 2011년 부터는 포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속해 있는 부서는 Institute for Cell Engineering (NeuroICE) 입니다. 저의 현재 co-PI 이자 thesis mentor인 Dr. Valina L. Dawson과 Ted M. Dawson이 director로 이끌고 있는 부서로 Edward Miller Research Building 의 7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에 대한 소개는 이전에 한빛사에 소개 되셨던 선배 박사님들이 많이 하셨을것 같습니다. NeuroICE 에는 파킨슨 질환과 중풍 및 줄기 세포를 연구하는 저희 실험실과 다른 여러 줄기 세포 관련 일을 하시는 교수님들이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의 분위기는 우선 한국 과학자 분들의 협력 연구가 상당히 강하고 다른 포닥 및 다른 학교와의 공동 연구가 활발합니다. 실험쥐를 이용한 질환 모델의 개발 및 분자 수준에서의 독성 기작을 연구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진 박사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실험실에 있는 20 여명의 박사들이 모두 개인 프로젝트를 두 세개 정도 하고 있으며, 주로 파킨슨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모델 실험쥐나 분화한 사람의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를 이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연구들은 보통 4~5년의 과정을 거쳐 논문으로 출간 되는 것 같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석사 과정 중 서울대 약대 생리학 오우택 선생님 실험실에서 이온 채널 길항제를 통증 실험쥐 모델에서 확인하는 실험에 참여해 본 적이 있었는데 분자 수준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로 실험쥐에서 확인하는 것은 정말 새로운 자극이었습니다.
홉킨슨에 박사 과정 진학을 하여 실험실을 선택할때도 가장 고려했던 것이 질환 치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실제로 쉽지 않은 연구이지만, 파킨슨 질환 모델을 직접 개발하고 여러 약물 혹은 유전자 knockout 모델을 이용하여 도파민 신경 세포의 사멸을 막는 기전을 검증했을때는 정말 내가 질병 치료에 있어서 미약하지만 자그마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의 경우 서울대 약대에서의 학사 석사 과정 중 받은 교과 과정이 대부분의 홉킨스에서 배운 박사 과정 수업을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존스 홉킨스 박사 과정 중 배우는 course work은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복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제가 약했던 유전학 분야는 수업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더라고 이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존스 홉킨스의 박사 과정은 생명 과학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나아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는데 있어서 과학자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 됩니다. 과학에 뜻이 있어 박사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한국에서 받은 교육에 자신감을 가지십시요. 추가로 연구에 대한 열정과 동기 부여가 있다면 성공적으로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든 박사 과정을 마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가 박사 과정 및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제작하여 연구하고 있는 실험쥐 모델이 3개 정도 됩니다. 각 모델에 대한 연구가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다른 연구자들과도 제가 이번에 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한 세포 사멸 기작과 연결시켜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 년에 걸쳐 마무리를 한다면 한국에 돌아가서 새로운 질병 모델 개발과 치료 가능 선도 물질 발굴에 참여해 보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연구해 오면서 많은 도움을 주신 박사 지도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존슨 홉킨스의 한인 과학자 모임인 BLSA와 JHIBRG에게도 여러 과학자들과의 학술 교류의 장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 격려해 주고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기여한 테니스 모임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 주는 연구 동료이자 부인인 이금화와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과 가족들에게 이 기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