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학습에 의해 형성된 조건자극 (conditioned stimulus, CSt; 소리) 와 무조건자극 (unconditioned stimulus, USt; 전기충격) 간의 연합기억은 무조건자극이 없이 조건자극만 연속적으로 주어지는 과정 (기억소거 훈련, extinction) 을 통해 잊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약화된 기억은 다른 특정장소에서 조건자극이 주어진 경우, 갑자기 빠르고 강하게 되살아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기억재발 (renewal) 이라고 합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기억재발과정에 뇌의 편도체 지역의 AMPA 수용체의 소단위체중 하나인 GluA1 subunit 의 인산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에 관련된 실험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중 하나는 western blot analysis 를 통해 기억재발시 일어나는 GluA1 subunit 인산화의 양적변화를 알아보는 실험에 관한 것입니다. GluA1 subunit 인산화의 양적변화가 시냅스에서만 일어날것으로 예상되었으므로, synaptic surface 단백질만을 모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쥐 1마리에서 나오는 단백질 양이 매우 적어서 3~5 마리의 단백질을 모아야 한 lane 을 loading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억 학습, 소거 및 재발 과정까지 거친 쥐들을 이용하여 실험을 해야했기 때문에 개별 실험동물에서 발생하는 개체차이를 최소화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런 실험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모두 실험실원들이 집중해서 실험을 했으며, 다함께 노력하여 100장 이상의 membrane 을 얻어가며 실험을 해서 약 1년 반만에 western blot analysis 를 해낼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진행했던 곳은 서울대 최석우 교수님의 신경생리학 연구실입니다. 공포기억의 소거와 재발 뿐만아니라 Alzheimer's disease 등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으며, 전기생리학과 행동생물학, 그리고 in vivo unit recording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생리학에 있어서는 외국의 어느 연구실에도 뒤지지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지 않은 실험실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실험실원 모두는 각자가 잘하는 전문 실험분야를 가지고 있고, 최석우 교수님 지도하에 각각 project 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각자가 잘하는 분야를 서로 도와주며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그 시작부터 따지자면 2006년쯤 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기억재발 연구는 기억소거 연구와 함께 진행되었었고, 연구결과들은 한번, 두번, 세번…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모든 실험결과들이 새로운 동물모델에서 다시 한번 검증해 보기도 하는 등 꾸준하고 계속적으로 검증해 가면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최석우 교수님께서도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원들에게 꾸준한 믿음과 용기를 주시고, 실험결과가 하나, 둘씩 쌓이는 것을 차분히 기다려 주셔서 마침내 연구가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꾸준하고 성실한 연구를 진행하면 반드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큰 교훈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으며, 해당 연구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전기생리학은 매일매일 데이타를 얻어가며 실험이 진행되는 분야입니다. 하루라도 실험을 늦출 수 없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neuron 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들과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높은 데이타 재현성과 계산된 값과 실제 측정값이 맞아 떨어지는데에서 오는 희열은 체험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습니다. 생물체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생리적 현상들을 한번쯤 연구해 보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면 도전해 볼만한 분야라고 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억재발 연구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가소성 (plasticity) 의 가소성, 즉 metaplasticity 의 기전에 관한 연구를 마무리 하지 못했던 점입니다. 앞으로 PI 가 되면, 이러한 metaplasticity 기전에 관한 기초데이타를 가지고 좀 더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최석우 교수님께서 끝까지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신 점이 큰 힘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험실원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함께 해주었기에 가능했던 연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외국을 나갔다면 만나지 못했을 와이프와 사랑스런 아이들이 힘이 되었기에 마지막까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