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하는 연구 분야는 크게는 computational biology에 속합니다. 즉, 생물학적 연구를 함에 있어서 전통적인 실험에 의존하는 연구가 아닌, 수학, 물리학 및 공학적 이론들을 사용하는 연구를 하는 분야를 말합니다. 이 분야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손으로 풀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으므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제를 풀게 됩니다. 이러한 이론/전산 연구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 부흥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bioinformatics와 systems biology입니다. 제 논문과 관련해서 최근에 주목을 받는 분야는 mechanobiology라는 분야입니다. 대표적인 예로서, 줄기세포가 주위 substrate의 기계적 물성치에 따라 분화를 다르게 한다는 연구는 이미 많은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이 분야는 이론/전산 모델링 뿐만 아니라 세포 및 단백질의 실험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의 큰 주제중의 하나는 바로 생화학적인 요소와 역학적인 요소(힘, 변위 등) 가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세포나 세포 내의 단백질체들이 주위 환경의 기계적 물성치나 물리적인 요소들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관련 생체신호체계들이 유발된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본 논문에서 관심이 있었던 부분은 바로 이런 역학적인 요소가 액틴 섬유 자체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액틴은 세포 내에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요소라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액틴을 비롯한 많은 섬유체 단백질의 특성이, 이때까지 보여진 바와 같이 생화학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역학적인 요소-예를 들어 힘-가 섬유체가 가해질때 섬유체의 거동 뿐만 아니라 생화학적인 특성, 그리고 관련 단백질의 결합 특성도 이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본 논문에서는 수학, 물리학 및 공학 이론을 이용한 모델링을 통하여 위에서 기술한 점들을 보인 것입니다. 좀 더 일반적으로, 저의 관심은 생물체 내부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이론적으로 모델링을 하여서 기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델링을 통하여, 실험만으로는 밝히기 어려운 생물 현상의 물리적인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질병과 관련된 특이한 현상들을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biology, biomedical science 분야 뿐만 아니라 biomedical/biological engineering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동차를 많이 예를 들어 표현을 합니다. 초기 자동차 산업이 소위 trial and error를 통한 생산을 바탕으로 한 산업이었다면, 이 후 전산역학등 수학/물리학에 기반을 둔 모델링 및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의 자동차 산업이 꽃을 피웠다고 볼 수 있듯이, 앞으로의 생물공학에서 이러한 정량적 연구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속해 있는 기관은 존스 홉킨스 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입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은 아시는 바와 같이 의대 쪽이 굉장히 유명한 교육 및 연구 기관입니다. 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공과대학의 많은 과들이 생물학 및 의학에 관련된 연구를 많이 진행을 합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Biomedical Engineering 학과는 미국내 최고로 평가를 받아 오고 있는 bio융합 연구 기관입니다. 제가 속해 있었던 기계공학과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 박사 지도 교수님인 Dr. Gregory Chirikjian은 로보틱스 분야에 세계적인 대가이면서, 동시에 computational structural biology라는 분야의 연구를 하십니다. 상당수의 교수님들이 각각의 고유 분야 (fluid mechanics, solid mechanics, robotics and control 등) 쪽의 연구를 하시면서 동시에 바이오 또는 환경 관련 연구들을 진행을 하십니다.
제가 속해있는 Dr. Sean Sun 의 실험실은 theoretical and computational cell biomechanics 분야의 연구를 합니다. 주로 생물체 내에서 어떻게 힘이 발생하는가(Biological force generation)와 다양한 세포 생물학적 현상들(cell migration 및 division 등)을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곳입니다. 구성원들은 공학이나 물리학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Chemical and Biomolecular Engineering 학과 및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학과 등 다른 학과들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bio융합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속해있는 Institute for NanoBio Technology 또한 nano science와 bio/medical science를 융합하는 연구를 추진하기 위한 기관입니다. 결론적으로, 존스 홉킨스 대학의 가장 큰 장점들 중의 하나는 바로 바이오 융합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진부한 표현이지만, 과학은 호기심에서 나온다 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계속 연구생활을 하면서 저에게는 세분의 멘토가 있습니다. 박사 지도 교수님(Dr. Gregory Chirikjian)과 보건대학원에 계신 Dr. Pierre Coulombe, 그리고 Dr. Sean Sun이 그분들입니다. 다들 연구에 상당한 내공을 소유하고 계신데, 어떻게 그런 내공을 가지게 될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똑똑함 뭐 이런 면들은 차치하더라도, 무엇이 그들을 각각의 연구분야에서 뛰어나게 만들었을까에 대한, 제가 갖게 된 답들 중의 하나가 바로 호기심이란 것입니다. 어떤 것에 대해서든 항상 왜 라는 질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렇게 호기심을 느꼈을 때 바로 자기가 가진 생각을, 제 분야의 경우에는, 수식으로 먼저 간단히 풀어내려고 하는 그러한 적극적인 자세가 연구활동에 매우 중요한 요소들 중의 하나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본 논문의 아이디어도 그런 식으로 얻어지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좋은 환경과 좋은 분들에게서 배우며 함께 연구를 해나가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큰 감사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보건대학원에서 포스닥을 하면서 지금은 DGIST에 계신 이창훈 박사님과 Dr. Pierre Coulombe 실험실에서 세명이서 같이 토론하면서 (저와 두명의 실험 생물학자들이 같이 토의를 한거죠)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저 혼자 모델링을 하여서 (저만이 이론 전산 모델링 전문가 였기 때문이죠) 결과가 나오고 논문으로 되었을 때가 참으로 보람차고 즐거웠던 경험으로 기억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일단 제가 머물고 있는 곳이 미국이기에, 미국의 문화와 관련해서 짧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 제가 한국에서 공부할때는 수업시간에 질문하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면 어떻하나, 또는 내 질문이 너무나 기본적인 거라서 남들이 나를 무시하면 어떻하나 등등 많은 걱정으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질문을 해본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 미국에서 들은 말 중의 하나가 "There's no such thing as a stupid question"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에 적용되진 않겠지만, 최소한 학계, 특히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나름 진리에 가까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잘 모르겠으면 질문을 통하여 배우겠다는 자세가 과학자로서의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즉,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요즘은 학제간 교통 및 융합이 트렌드입니다. 자신이 하는 분야-어찌 보면 굉장히 좁은 분야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가지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 제 후배들에게, 자신이 속한 과에서 세미나를 할때 자신이 하는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들어가서 들어보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다른 과의 세미나라고 할지라도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하면 들어가 보라고 권합니다. 비록 그 당시에는 이해가 안되더라도, 언제 어느때 그때 들었던 세미나가 도움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일반적인 목적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며 어떤 문제를 어떻게 접근을 하는가 등 수업시간에 배울 수 없는 중요한 덕목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보다 적극적으로 주위 학술 모임(정기 모임이든지 비정기적인 커피 모임이든지)을 만들거나 참가를 해서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토론하는 것도 좋은 배움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cytoskeleton journal club(김지훈 박사님, 양인홍 박사님, 이효정 선생님, 정병민 박사님,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 계신 이창훈 박사님, 정상윤 박사님)이라는 작은 한국 과학자 모임을 통해서 생물학 전반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논문의 연구와 관련해서, 저의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의 모델을 좀 더 발전시켜서 single filament 수준을 넘어선 network 이나 세포골격계(cell cytoskeleton) 수준에서 mechanobiology를 살필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유학생활을 할때 뿐만 아니라, 학위 이후에 삶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때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에도 심리적으로 많이 어려울 때 오히려 신앙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제 삶에 긍정의 에너지가 찾아오게 되는 경험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성경 뿐만이 아니라, 주위에 많은 좋은 책들이 있더군요. 틈틈히 독서 등을 통해서 신앙적인 면 뿐만 아니라 본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 삶을 모두들 살아가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