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Human fMRI를 이용한 Cognitive neuroscience분야는 2000년 이후 급속도로 발전을 해왔고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분야입니다. 오랫동안 행동심리학적 방법을 통해 사람의 뇌를 연구해온 분야와 fMRI 기술을 접목하여, 실제 사람이 어떤 행동 혹은 사고를 할 때 뇌에서 신경세포의 활성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Basic science이지만 human subject을 직접 이용하기 때문에 clinical research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neural circuit level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non-human primate 분야와도 상호교류가 활발합니다.
이 논문은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hold하는 기억, 즉 working memory의 내용이 어느 뇌 영역에 저장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Working memory의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신경세포들의 활성패턴 분석을 통한 decoding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human subject이 시계를 생각하는가 혹은 주전자를 생각하는가에 따라 신경세포들이 서로 다른 활성 패턴을 보이게 되는 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때 더 정확한 decoding을 위해서는 high-resolution data가 필요하고, high-field fMRI 일수록 high-resolution data를 얻는 데 유리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1.5T MRI를 주로 사용했었는데, 요즘에는 3T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7T fMRI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본 논문은 바로 이 7T fMRI를 이용해서 사람이 두 가지 task를 하는 동안 prefrontal cortex와 visual cortex를 동시에 decoding하는 방식으로 working memory의 내용이 행동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뇌 영역에 hold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미국립보건원인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NIH)는 생물 및 의학의 기초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것을 mission으로 갖는 미국 정부 소속 연구기관입니다. NIH는 이름처럼 여러 institutes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가 속해있는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는 정신건강 즉 뇌 연구에 집중되어 있는 institute입니다. 특히 NIMH내 human neuroimaging part는 NIH 내에 있는 clinical center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fMRI data를 얻거나 분석하는 tool을 개발하는 여러 내부 소기관들이 같이 있기 때문에, 연구에 있어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뇌, 특히 사람의 뇌는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 같습니다. 정신질환 환자들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여러 질환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우리가 우리의 뇌를 이해하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너무나 알아야 할 것들이 많지만,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가 사람의 뇌를 이해하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과학의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분야는 특히 사람의 정신세계에 직접 닿아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올바른 윤리관과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폭넓게 사고하는 과학자가 꼭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연과학의 여러 관점 뿐 아니라 철학 등의 인문과학적 관점에서도 자신이 하는 연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discussion 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박사과정 때 mouse와 Aplysia system, molecular biology를 이용한 기억 연구를 진행했었습니다. 이 때의 연구 내용을 실제 인간의 뇌 연구로 확장하고자, Post doc.으로 NIH에 합류하면서 human fMRI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느낀 사실은 molecular biology를 기반으로 하는 neurobiology분야와 psychology를 기반으로 하는 human cognitive science분야 간에 별로 교류가 없는 채 각각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장기계획이 되겠지만 저는 이 두 분야를 연결하는 데 일조하여 우리의 뇌, 특히 기억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기초지식이 더 나아가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사람의 기억은 그 사람의 정체성, 즉 identity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의 기억이 곧 내가 생각하는 '나'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을 묻는 질문과도 연결됩니다. 바로 이 점에 매료되어 10년 전 처음 뇌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힘들고 지칠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는 것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비롯해서 수많은 질문들을 계속해서 품을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