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논문은 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단백질인 Vif (Virion Infectivity Factor)에 관련된 논문입니다. Vif는 HIV가 면역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작용원리로는, Vif가 세포 내 ubiquitination system을 이용하여, 항 바이러스 단백질인 APOBEC3G를 제거하고, HIV증식을 도와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Sheehy et al., 2002 Nature; Yu et al, 2003 Science). 따라서 Vif가 APOBEC3G를 ubiquitination시켜서 분해하는 것을 막으면, HIV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므로, Vif는 항 바이러스 제제 개발의 중요한 목표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활성을 가진 Vif의 정제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in vitro 연구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주로 Vif와 binding partner를 함께 발현시키는 방법으로, 단백질 정제를 시도하였습니다. 수백 개의 발현 플라스미드를 만들고, Vif의 단백질 발현을 테스트해 본 결과, Vif를 발현시키고 정제하는 것이 알려진 방법으로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인체에 존재하는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 관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proteomics(단백질체학)의 접근방법을 통하여, 기존에 알려져 있지 않던 CBFβ라는 인체단백질을 발견하였으며, CBFβ가 Vif의 stability와 ubiquitination activity에 관여함을 밝혔고, CBFβ를 knock-down시킨 세포에서는 HIV의 감역력이 급격이 감소함을 관찰하였습니다 (Jager*, Kim* et al., 2012 Nature).
이번 논문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의 후속 편으로, 두 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Vif가 세포 내 단백질인 CBFβ와 ELOBC의 도움을 받아 monomeric form을 유지하며, 활성을 가진 ubiquitin E3 ligase의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Vif가 세포 내 CBFβ의 binding factor인 RUNX로 부터 CBFβ를 빼앗음으로 인하여 RUNX의 activity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RUNX는 transcription factor로서, 혈액세포의 발달, 뼈의 분화, 신경세포의 발달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입니다. 본 논문에서는 RUNX1에 의해 조절되는 immune response 유전자들의 발현이 Vif에 의해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논문의 연구는 활성을 가진 Vif를 이용한 첫번째 in vitro연구로서, 이 내용을 바탕으로 구조생물학을 포함한, 많은 in vitro 연구 결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UCSF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의 HARC (HIV Accessory and Regulatory complex)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HARC센터에서는 HIV 단백질들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 분자생물학, 바이러스학, mass spectroscopy, bioinformatics, X-ray, NMR, EM 등 각 분야 전문가인 교수님들이 각자의 연구과제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서로 기술적 지원이나 공동연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연구를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Vif의 결합인자인 CBFβ의 발견과 후속연구들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생물학연구가 갈수록 복잡해지다 보니, 한가지 기술로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다 나은 연구를 하기 위해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보다 가치 있는 연구를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구조생물학, 그 중에서도 X-ray crystallography를 전공하였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분야임은 틀림없지만, 예전과 달리 X-ray crystallography는 분자생물학연구를 위한 하나의 tool로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구조생물학을 공부하시려는 분들께서 X-ray crystallographer가 되기 보다, X-ray crystallography를 할 줄 아는 분자생물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신다면, 훨씬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당분간 정제된 Vif를 이용하여, 기능을 더 연구할 계획이며, Vif의 구조해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저 역시 포스닥으로 실험을 하면서 많은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30여년 동안 제약회사를 비롯한 많은 연구실에서 하지 못했는데, 정말 안 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항상 토론을 하며, 옳은 방향으로 지도해주신 John Gross박사님께 감사를 드리며, 심적으로 많은 후원을 해준 제 아내이자 동료인 권은주 박사, 그리고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딸, 민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