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TGF-beta는 면역세포나 상피세포 암 증식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게 되면 TGF-beta의 세포 증식 억제 기능이 소실되게 됩니다. TGF-beta는 세포 증식, 분화, 이동 및 세포사멸과 같은 기본적인 세포 기능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TGF-beta ligand는 serine/threonine kinase인 type I과 type II TGF-beta 수용체에 결합하여 신호를 전달을 하며, Smad2와 Smad3라는 type I TGF-beta 수용체의 중요한 기질 (substrate)을 매개로 하여 세포 성장 억제에 관여하는 p15, p21, p27과 같은 TGF-beta 특이적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 시키게 됩니다. 이때, TGF-beta 신호전달계에 의한 세포의 항상성 (homeostasis)를 유지하기 위하여 Smad6와 Smad7 단백질이 TGF-beta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TGF-beta 신호전달의 결과로 세포 성장이 억제되고 종양억제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정상 세포에서와는 달리 암 세포에서는 TGF-beta의 작용에 저항성을 보이는데, 이는 주로 TGF-beta/Smads 신호전달 경로를 제어하기 위한 inhibitory/negative feedback loop에 관여하는 Smad7, TMEPAI, FKBP12 등과 같은 음성적 조절자 (negative regulator) 단백질의 과발현 (over-expression)에 의해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TGF-beta와 관련된 질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TGF-beta 신호전달계의 음성적 조절자 이외에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조절인자의 발굴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Cell Reports에 게재된 이 논문은 yeast two hybrid system을 이용하여 TGF-beta 수용체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동정하는 과정에서 T 세포의 활성과 자가면역질환에 관여하는 serine/threonine kinase인 DRAK2 (Death-associated protein-kinase-related apoptosis kinase 2) 단백질이 type I TGF-beta 수용체에 결합한다는 것을 찾아 냈으며, 상피세포 암에서 type I TGF-beta 수용체에 결합하여 음성적으로 TGF-beta/Smads 신호전달을 억제하여 TGF-beta의 암 형성 억제 능력을 차단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특히, GEO (Gene Expression Omnibus) database를 이용한 유방암 환자 286명의 유전자 발현 정보와 국내 유방암 환자 조직을 비교 분석한 결과 DRAK2 유전자가 유방암 중에서 악성인 전이성 유방암에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 된다는 것을 찾았으며, DRAK2 유전자 발현이 낮은 유방암 환자 보다 DRAK2 유전자 발현이 높게 나타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DRAK2 shRNA를 안정적으로 발현하는 전이성 유방암 세포주를 만들어 xenograft model을 이용하여 증명하기도 하였습니다. DRAK2 단백질의 기능이 면역계 질환에 초점을 두고 있었으나, 본 연구를 통해서 다양한 조직에서 연구할 필요성을 제시하였으며, TGF-beta 신호전달의 새로운 antagonist로서 기능을 나타내는 이 단백질을 TGF-beta와 관련 질병의 치료제 개발 전략에 중요한 target이 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가 시작되고 나서 Cell Reports에 게재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DRAK2 관련 논문들이 거의 면역학에 초점을 두고 있었고,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단백질이라 상피세포 암에서 그 기능을 밝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연구와 병행하면서 이 연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던 적도, 포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우연히 실험실 journal meeting에서 석사과정 학생이 발표한 논문에서 힌트를 얻어 본 연구에 적용을 한 결과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해 내게 되어서 다시 심기일전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이 논문을 쓰면서 마지막 하나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올 겨울 내내 하루 이틀씩 밤을 새우며 실험한 기억이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까운 곳에 답이 있으며, 끈기와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는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차의과학대학교 차암연구소 (CHA Cancer Institute, CHA University of Medicine and Science)는 세계적으로 암 분야의 석학이시고 한국인 최초로 개인 유전체 지도를 공개하신 김성진 교수님 (차의과학연구원 원장 및 차암연구소 소장)을 필두로 일본 와카야마 의대 (Wakayama Medical University) 학장을 지내시고 미국 NIH에서 연구를 수행하시다가 본 연구소의 초빙교수로 오신 Akira Oshima 교수님, 25년 동안 미국에서 연구를 하시다가 본 연구소로 합류하신 김태억 초빙교수님, 차병원 임상교수 2명, 연구교수 1명, 박사 후 연구원 7명, 박사과정 5명, 석사과정 2명, MD-PhD 통합과정 1명, 연구원 5명, 행정요원 2명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암 억제와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GF-beta의 신호전달 기전을 밝힘으로써 TGF-beta 매개 관련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next generation sequencing으로 위암, 유방암 및 폐암 등 다양한 암종과 관련하여 종양 억제 및 유발 관련 유전자군을 찾아내고, 이들 유전자의 기능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target 유전자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제시함으로써 동정된 유전자를 활용하여 질병의 예후, 진단 및 치료형 target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연구소는 언제나 교수님 방이 열려 있어 연구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 주제로 서로간의 의견과 토론을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제공하여 연구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연구자의 길을 걸어 온지 어느덧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초라해 보일지도 모르는 시간이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많은 좌절과 기쁨을 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실험을 하면서 생각한 결과가 나왔을 때의 그 짜릿함과 기쁨을 맛보려고 아직도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하나하나씩 결과를 도출해 나가며 완성된 논문을 만들기까지는 참으로 어려운 여정입니다.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더욱더 어려워지고 혼란스러워 지고, 수많은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연구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되고 실패를 줄일 수 있는 경험이 조금이나마 몸에 베이는 것 같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제법 길어 이 시간을 나만의 사색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로 출근할 때 항상 오늘 일과를 머리 속으로 그리고 디자인하며 퇴근시 실험 결과에 대한 가설과 방향을 생각하며 관련 논문들을 찾아서 읽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생각의 작은 습관화가 행동으로 이어지고 이런 행동이 좋은 결실로 맺어졌습니다. 작은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가 되기 위해서 힘든 과정을 겪는 것처럼 현재의 수고가 나중에 화려한 빛을 보기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처음 연구자의 길로 접하는 후배들에게 세가지 정도로 저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첫째, "겉모양은 번듯하나 기초가 약하여 오래가지 못한다 (사상누각, 沙上樓閣)"라는 옛 속담처럼 처음 연구를 접하는 후배들에게 무엇보다도 관련 분야의 기초를 단단히 다졌으면 합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많은 이론과 실험을 접하게 되는데 처음 기초가 단단하지 않으면 실험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해지며, 연구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나 결과를 보는 안목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운동 선수들이 기초 체력을 단단히 하여 좋은 결실을 맺는 것처럼, 처음부터 기본적인 원리와 이론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자기만의 사색의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아무리 많은 논문을 읽거나 실험을 한다 해서 좋은 논문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논문을 읽더라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더라도 본인의 연구에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를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되면 연구의 전체적이 흐름이 좋아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머리 속에 하얀 도화지를 만들어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자기 분야가 아니더라도 많은 경험을 했으면 합니다. 현재의 연구는 예전과 달리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으며 융합적인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흐름을 바탕으로 폭 넓은 시야를 가질 때 앞으로 하는 자신의 연구의 질이 향상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구자의 길은 어렵고도 험난한 길입니다. 이러한 길을 걷고 있는 연구자들 모두 대단한 열정과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열정과 인내심 속에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는 다 해도 여러분들의 꿈이 있는 한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제가 진행하는 연구 주제들은 대부분 TGF-beta 신호전달계의 새로운 조절인자를 찾는 것입니다. 기존에 TGF-beta 신호전달계의 조절인자들이 많이 밝혀 졌지만, 대부분 TGF-beta 신호전달의 복잡성 때문에 치료적 target으로서 개발이 더딘 상태입니다. 현재 yeast two hybrid system과 tandem affinity purification assay로 DRAK2 단백질과 TGF-beta 신호 전달계에 관련된 단백질 후보군을 찾았으며, 이들 단백질들과 TGF-beta 신호전달계와의 연관성을 찾음으로써 향후 TGF-beta 관련 질병에 있어서 효과적인 치료적 target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진정한 과학자의 덕목과 덕양을 가르쳐 주시고 힘이 들 때면 언제나 격려와 관심을 가져주신 김성진 교수님께 이러한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일일이 다 말 할 수는 없지만 항상 많은 관심과 힘이 되어준 차암연구소 LCRC 실험실 가족들에게도 감사 또 감사를 드립니다. 박사 과정 때부터 항상 화이팅을 외쳐준 황용섭 박사와 오진환 박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소중한 가족 두 딸아이 엄마 윤정씨와 하람이, 예슬이에게도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