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포항공과대학교
1. 위 논문 내용 소개와 관련 분야의 동향을 간단히 설명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밝음과 어두움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생명체는 밤/낮으로 구성된 약 24시간 주기의 외부환경을 일주기리듬 (circadian rhythm)인 생체 시계 (Bio-clock)로 만들어 살아 간다. 일주기리듬은 수면, 호르몬 분비, 신진대사, 세포주기 등을 조절하는 중요한 생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척추동물에서 대표적인 일주기리듬 현상을 보이는 것은 멜라토닌 호르몬이다. 뇌의 송과선에서 밤에만 합성되어 분비되므로 밤의 호르몬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멜라토닌 합성의 key 효소인 AANAT (serotonin N-acetyltransferase) 단백질의 양이 밤에만 증가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현재까지 AANAT 유전자 발현의 이해는 Central dogma (DNA-RNA-protein) 수준에서 전사 단계 (transcription, mRNA synthesis)와 전사 후 단계로서는 본인이 2년 전에 발표한 mRNA degradation (Kim TD et al. 2005. Rhythmic serotonin N-acetyltransferase mRNA degradation is essential for the maintenance of its circadian oscillation. Mol. Cell. Biol. 25:3232-3246.), 그리고 AANAT 단백질의 proteolysis와 같은 관점에서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어떻게 밤에만 AANAT 단백질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는 상태였다.
이에 대해 본 연구는 'AANAT 단백질의 합성 단계인 translation (protein synthesis)조절이 멜라토닌의 일주기리듬형성에 효율적인 mechanism이다' 라는 가설로 실험에 착수하였으며, 결과적으로 AANAT translation이 밤에 활성화된다는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활성은 AANAT mRNA의 5'UTR에 존재하는 IRES (internal ribosome entry site) elements와 이에 결합하는 hnRNP Q라는 단백질에 의해 조절되는 cap-independent translation mechanism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즉, 밤이 되면 hnRNP Q의 발현이 급격히 증가되어 AANAT IRES의 활성을 유도하고, AANAT translation의 활성으로 급격히 증가된 AANAT 단백질의 양은 멜라토닌의 합성과 분비를 증가한다는 것이다. 바로 멜라토닌의 일주기리듬 형성에 있어 hnRNP Q에 의해 'switching'되는 AANAT mRNA의 translation이 필수적인 단계임을 규명한 것이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서 단백질의 합성을 조절하는 다양한 환경 중에서 하루 중의 특정 시간이 translation을 조절한다는 결과를 처음 보고하였다. 또한 'circadian phase-specific translation mechanism'은 일주기리듬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인 mRNA 와 protein profile 간의 다양한 '시간 격차 (time lag)'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표본이 되리라 생각한다.
- 논문을 내기까지의 과정과 어려움, 이겨낸 이야기,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척추동물에서 AANAT를 발현하는 곳은 뇌의 송과선과 망막이다. 주로 쥐의 송과선과 여기서 분리한 송과선 primary cell을 실험재료로 사용하였는데, 송과선의 크기는 좁쌀만하고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실험 할 때마다 수십 마리 때론 백 단위의 쥐를 희생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또한 송과선에서 단백질과 mRNA의 변화를 하루 주기로 보는 실험을 위해서 여러 번 밤을 새가며 샘플링을 했는데, 일주기리듬 연구를 위해 정작 연구자들의 리듬은 며칠 동안 완전이 불규칙해지는 산 경험까지 해야 했다. 그 과정을 생각해보면 어두움과 시간에 관련해 웃지 못할, 하지만 재미있는 일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새벽에 빨간 등 밑에서 쥐머리를 들고 유심히 뭘 찾는 무서운 옆 모습, 어둠 속에서 쥐를 놓쳐 각 실험군별 쥐 마리 수에 차질이 생겼을 때의 황당한 모습, 밤 샘플링을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형광등을 켜서 그날의 실험을 망치고 적응 기간을 거친 일주일 후에야 다시 해야 하는 속상한 모습 등에서.
항상 많은 수의 쥐를 유지하고 샘플링에서의 시간적인 어려움들을 혼자로서 극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바로 본인이 소속해 있는 'Bio-Clock' 팀원들의 따뜻한 동료애와 이를 통한 헌신적인 도움이 있어 이 연구가 가능하게 됐던 것 같다.
2. 현재 소속기관 및 연구실 또는 본 논문 실험을 한 연구실 소개
본인은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분자신경생리학 연구실의 김경태 교수님 지도하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까지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연구실의 특징은 두 가지 있다.
'멤버십과 다양성'
연구실 구성원들은 자신의 흥미에 따라 세 팀에 분산되어 일하고 있다. 생명체의 일주기 리듬 형성 mechanism을 연구하고 있는 'Bio-Clock'팀, 새로운 kinase VRK의 생물학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Protein Kinas'팀, 세포내 신호전달 기작과 생리적인 역할을 규명하는 'Cell Signaling'팀으로 구성되어 DNA, RNA, protein, Cell level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적인 기법이 구축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Knock-out mice 제작 및 in vivo 분석을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연구 주제에 있어서나 실험적인 접근법에 있어서 양질의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실험실 차원뿐만이 아니라 팀 단위의 소 그룹 활동을 통해서 구성원들과 친밀한 상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연구의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으로 진리탐구에 대한 동기부여를 향상시키고 있다.
[분자신경생리학 연구실 homepage: http://www.postech.ac.kr/life/mnp/]
[BRIC biowebzine, "BRIC이 만난 사람들" 실험실 소개:
/myboard/read.php?id=173&Board=interview]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사필귀정 (事必歸正) 이라는 아주 평범한 말이 있다. 그러나 과학하는 사람에게는 참 많은 그리고 특별한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자성어이다. 진리를 탐구하고 증명하는 일은 멀고도 험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사물은 분명 진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힘든 과정에서 이 말은 과학자에게 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요, 동시에 지금 내놓은 연구 결과가 진정한 사실인가? 라는 질문으로 과학자의 판단과 양심에 경각심을 주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진리는 반드시 밝혀지는 法'을 항상 기억하면서 과학발전을 위한 꿈과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게 진리를 탐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4. 개인적인 바람과 앞으로 계획
생체분자 중 가장 매력을 끄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자주 한다. 답이 많이 바뀌었는데, 현재는 아마 앞으로도 'RNA'라고 말할 것 이다. DNA와 단백질의 성격을 고루 갖춘 'versatility'와 생명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complexity' 모두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게 많아서 해 볼 수 있는 일이 무한할 것 같다. 우선, RNA의 'sequence-structure and function' 측면에서 연구해 보고 싶다.
5.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진심으로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맘을 전하고 싶다. 많은 것을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랑스런 아내 김지현씨, 나의 활력소 아이들, 그리고 가까이서 실험을 헌신적으로 도와준 Bio-Clock 팀원들,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같이 고민해주시고 격려해주신 김경태 교수님과 장승기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끝으로, 항상 생명과학 발전과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또 과학자들에게 연구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BRIC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Received for article April 13, 2007 |
등록일 200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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