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몇 년 전부터 비히스톤 단백질의 메틸화가 관심과 조명을 받아 왔습니다. 히스톤을 메틸화 시키는 효소에 의해서 동일하게 메틸기가 붙긴 하지만 작용이나 메틸화 이후의 변화는 히스톤의 그것과는 다른 점이 있어 여러 사람들이 이 부분을 궁금하게 생각했습니다. 히스톤 H3의 Lysine 9을 메틸화 시키는 효소보다는 비교적 기작이 덜 알려진 히스톤 H3 Lysine 27의 메틸화 효소인 Ezh2는 유방암 및 전립선암에서 암을 촉진시키는 요소로 암에서의 발현량이 매우 높습니다. Ezh2가 메틸화시킬 수 있는 히스톤의 서열과 유사한 서열을 RORalpha에서 처음으로 찾았지만 Tumor suppressor로 계속해서 증명해 온 RORalpha와 oncogene인 Ezh2사이에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해결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되었습니다.
예전부터 단백질의 인산화가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한다는 "phospho-degron"은 많이 알려져 있었으나 메틸화와 분해의 상관관계는 자세히 연구된 바가 없었습니다. Ezh2에 의해 히스톤은 메틸기가 두 개 혹은 세 개가 붙지만 특이하게도 RORalpha에는 하나만 붙는 차이점이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시키는 key 신호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무척 놀랍고도 신기했습니다. 이는 또한 암을 촉진하는 Ezh2가 암을 억제하는 RORalpha의 분해를 유도한다는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 단서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의 메틸기가 붙은 RORalpha가 히스톤과는 달리 분해의 과정으로 넘어가느냐 하는 질문을 해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남게 되었는데, 이는 DCAF1의 발견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DDB1/Cul4 복합체가 RORalpha의 분해에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만을 찾았지만 그 이후에 DDB1과 RORalpha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DCAF1이며 DCAF1 안에 메틸기를 인지할 수 있는 domain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내었을 때는 복잡한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공동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히스톤과 달리 두세 개가 아닌 하나의 메틸기가 붙는 것이 DCAF1의 binding pocket에 사이즈가 딱 맞는다는 것을 밝혀내고는 드디어 실마리가 풀리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요즘 대세인 애니팡에 비유하자면 combo를 엄청 쌓아 폭탄을 터뜨리는 통쾌한 기분이랑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 ^^)
비히스톤 단백질이 Ezh2에 의해 처음으로 메틸화 된다는 사실과 이러한 메틸화로 인하여 RORalpha가 DCAF1을 매개하는 분해과정으로 넘어간다는 현상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등에서 Ezh2의 암 촉진화를 억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저에게는 정말 신기하고도 놀라운 발견이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받기란 쉬운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을 준비하면서 순간순간 큰 힘이 되어주신 백성희 교수님 이하 서울대 생명과학부 크로마틴 다이나믹스 연구단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논문을 위해 함께 노력해 준 공동 저자들에게는 더욱 큰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 분들이 있었기에 예전부터 주장해 온, RORalpha가 암을 막을 수 있어 이를 억제하는 것이 항암 작용에 중요할 것이라는 가설이 이 논문을 통하여 다시 한 번 굳건하게 입증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2004년 학부 4학년 때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인연으로 2011년 8월 말까지 제가 소속되어 있던 서울대 생명과학부 크로마틴 다이나믹스 창의 연구단은 (http://sbaek.cafe24.com) 백성희 교수님의 지도 아래 학문적 열정과 이에 맞먹는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따뜻한 실험실입니다. 크로마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다이나믹한 변화를 측정 가능하게 하여 이를 통한 생물학적 변화의 의미를 찾는 아주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히스톤 코드를 넘어선 크로마틴의 변화 코드를 밝혀내어 이를 마우스 모델과 환자 모델을 포함한 여러 생물학적 system에서 입증해왔으며 앞으로는 더욱 더 확장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주변의 똑똑한 동료들과 선후배님들 덕분에 실험실에 있는 기간 동안, "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저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항상 채찍질 할 수 있었고 인간적인 교류를 통하여 힘든 순간 순간을 이겨낼 수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실험실의 가장 큰 장점은 늘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과 실험실 내에 그치지 않은, 외부와의 활발한 상호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도 실험실에 있었던 짧지 않은 기간을 통하여 과학적으로도 또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숙했다고 느낍니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 더 발전을 하고 여러 공동연구자들과 함께 어떠한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을 밝혀낼지 서울대 크로마틴 다이나믹스 연구단에 많은 기대가 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실험하는 사람 스스로 이거 참 신기하다라고 느낀다 해서 그 자체가 의미 있는 발견이 되지는 않습니다. 나 혼자만이 아닌 여러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과학적 사실로 객관적인 판단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의 시간들과 실질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운이라는 것은 살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논문을 내는 데 있어서도 빠질 수 없는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이 운이라는 것은 평소에 얼마나 준비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찾아오기도 하고 비켜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훌륭한 연구자들이 드나드는 한빛사라는 공간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상당히 부끄럽지만, 학문적인 성실한 노력이 논문이라는 결과물로 세상에 알려지기 위해서는 혼자서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여러 과학자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의논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실마리를 풀 단서가 나타날 수도 있고 혼자서만 노력해야 할 시간을 함께 실험이 가능한 사람을 찾음으로 기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정말 단순한 사실 같지만 저 스스로도 실행에 옮기려면 힘든 때가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항상 생각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머리 밖으로 나와 몸으로도 실천이 된다는 믿음으로 저 스스로도 이를 통하여 앞으로 더 큰 보람과 학문적 성과를 성취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대학원 과정을 보내면서 누구나 해봤을 생각이겠지만 연구라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실험하고 고민하는 이 일이 의미가 없는 일이면 어쩌나 그럼 내 시간은 어떻게 보상받나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찾아옵니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만 노력한다고 그것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겠지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의 끈기를 가지고 항상 발전하고자 애쓴다면 기회가 언젠가는 찾아올 것이고 투자한 시간은 그 가치가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연구라는 것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탈출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것이 친구와의 수다이든 운동이든 여행이든 독서이든 혹은 나 혼자만의 취미이든 반드시 있어야지만 연구로 쌓인 감정들을 배출해 내고 다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 외적인 다른 취미를 가진 것이 연구를 할 때의 시간에 더 몰두하고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가장 꽃다운(?) 나이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헛된 투자가 되지 않도록, 머리를 잠시라도 비울 수 있을 만큼 스스로 즐거운 일을 찾는 것과 더불어 끈기를 갖고 도전한다면 연구하는 동안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저는 2011년 9월에 입사하여 현재 삼성종합기술원이라는 환경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같은 랩에서 포닥을 1년 경험했을 때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한 제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제가 사람 운이 많은 건지 이 곳에서도 정말 본받을 점이 많은 여러 동료들을 만나 그 분들에게서 많이 배우며 저 또한 그 분들에게 제가 받는 만큼의 자극을 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했던 연구와는 방향이나 여러 면에서 조금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몸담았던 우수한 실험실과 기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이제 엄청 꽃다운 나이는 아니지만 제가 보내는 시간들이 미래를 향한 헛된 투자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그래서 훗날 또 이 곳 한빛사에서 다른 우수한 과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우선 제가 랩을 떠난 이후에도 논문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써주신 교수님과 공동저자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분들이 없었더라면 논문이 무사히 마무리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해,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더욱 더 감사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저에게 건강한 몸과 그 몸에 깃들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을 주신 부모님의 큰 사랑입니다. 가족의 배려와 사랑이 없었더라면 끈기를 가지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는 저의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큰 은혜에 감사하며 저에게 올 해 또 하나의 가족을 선물해 준 남편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누구보다도 열심인 남편을 만나 분야는 비록 많이 다르지만 가정에서도 늘 자극을 받으며 이에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저 역시 남편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열심히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려 합니다. 2012년은 제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인 결혼으로도 한빛사와의 또 다른 인연으로도 저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