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Mycobacterium tuberculosis(Mtb)는 결핵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병원성 세균입니다. 전세계인구의 1/3이 M.tb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결핵은 매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기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multidrug-resistant와 extensively drug-resistant Mtb균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그 위험도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뿐만 아니라 잠복 결핵(Latent tuberculosis)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긴 시간 잠복하고 있다가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활성화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결핵이 AIDS 환자들의 주요 사망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와 연구소에서는 M.tb에 대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Mtb가 면역체계를 이겨 내고 인체 내 세포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곧 M.tb의 병원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Mtb가 macrophage안에서 어떻게 살아남는 지를 밝혀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까지 Mtb가 살아남는 전략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고 그 중에 잘 알려진 전략은 macrophage의 phagosomal matuation과 autophagy를 Mtb가 inhibition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inhibition에 관여하는 Mtb 단백질의 동정은 Mtb에 대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번 논문에 소개된 Mtb의 Enhanced intracellular survival 단백질 (Eis)은 Mtb와 달리 비병원성 Mycobacterium세균인 Mycobacterium smegmatis (Msm)에서 발현시켰더니, 일반적인 Msm와는 달리, macrophage내에서 생존 능력이 많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동정된 단백질입니다. 또한 Mtb의 Eis가 인체 내 면역체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proinflammatory cytokine들의 발현량을 조절하고, JNK pathway를 통해 autophagy를 저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저희는 Mtb Eis 단백질의 삼차원 구조와 기능연구를 통해 Mtb의 Eis가 어떻게 이러한 기작들을 일으키는지 연구하고자 하였습니다.
사실, 2009년도에 삼차원 구조 규명은 끝낸 뒤 Mtb Eis가 acetyltransferase라는 것은 알아낼 수 있었으나, 어떠한 기작을 통해 인체의 면역체계에 관여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기능 연구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경쟁 그룹에서 먼저 Mtb Eis의 삼차원 구조에 대한 논문을 PNAS에 제출, publish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경쟁그룹에서 제시한 Mtb Eis가 aminoglycoside에 대한 acetylatransferase라는 주장은 Mtb Eis가 인체내 면역체계에서의 proinflammatory cytokine과 발현조절과 autophagy 저해에 관여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설명해 주지 못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Mtb Eis와 58% identity를 가진 Msm Eis에 대한 삼차원 구조 연구와 기능연구를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Mtb Eis의 substrate binding pocket은 긴 계곡 모양을 하고 있는 반면에 Msm Eis의 경우는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aminoglycoside에 대한 acetyltransferase activity는 Msm Eis가 Mtb Eis와 비슷하거나 높은 것을 기능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Mtb Eis의 substrate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인체 내 면역관련 signal pathway에 관여하는 단백질들 중에 Mtb Eis의 substrate를 찾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MAPK pathway에 관여하는 MAPK phosphatase-7 (MKP-7)이 Mtb Eis의 substrate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Mtb Eis는 MKP-7의 Lys-57을 acetylation 시키며 이를 통해 JNK pathway를 억제하고 proinflammatory cytokine의 발현을 조절하는 반면, Msm Eis의 경우에는 MKP-7을 acetylation을 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JNK pathway, proinflammatory cytokine 발현조절에 관여하지 못함을 규명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해 Mtb Eis가 MKP-7의 Lys-57을 acetylation시킴으로서 인체내 면역체계를 억제기작을 시작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제가 속한 서울대학교 화학부 / 생물물리및화학생물학과 단백질 구조분석 연구실은 X-ray를 통해 단백질 삼차원 구조를 분석, 규명하는 연구실로서 지도 교수님이신 서세원 교수님을 필두로 하여 뛰어난 선배님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노하우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국외의 그 어떤 연구소에 뒤떨어지지 않는 결과를 내고 있는 실험실입니다 (Protein Data Bank 에 등록된 pdb 개수 = 약 140개). 현재는 단백질 삼차원 구조 분석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된 단백질 기능의 규명에 대한 연구도 더불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생명공학 연구실들과의 협동연구를 진행하여 좋은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막연히 진학한 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후회도 많았고 답답한 마음에 한숨도 많이 쉬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단백질의 구조 데이터를 얻어 phasing을 하고, 실험 데이터를 기초로 model에 아미노산을 하나 하나 맞추어 가는 재미에 빠지면서, 그동안의 후회와 한숨은 사라지고 기쁨과 함박 웃음이 가득해집니다. 그리고 기존의 생화학 실험으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사실을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해 분자 수준에서 명확하게 이해시켜 줄 수 있다는 부분이야말로, 모든 단백질 구조 분석학자들이 그렇듯이, 최고의 보람이자 자부심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구조 분석을 한 뒤 기능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결과가 가설과 틀리면, 또 다른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면서 감히 과학자들의 고뇌와 성취감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이제 본격적인 연구자의 길을 시작하는 제가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남기기에는 부족하지만, 자신의 길을 이해해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때론 따끔한 한마디로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해주는 벗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대학원생의 삶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취업한 친구/동기들과의 어색함과 부러움, 불투명할 것만 같은 미래에 대한 고민들… 이런 부분들을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벗이 있다면 좀 더 활기차게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단백질 삼차원 구조 분석이라는 토픽을 지는 해로 비유하신 분들도 있습니다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삼차원구조를 가진 단백질도 많고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비롯한 다양한 macromolecule 간에 대한 삼차원 구조 분석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명현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macromolecule 간의 삼차원 구조 분석을 주요 테마로 연구를 진행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삼차원 구조 분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화학적 연구 기법을 동원하여 기능에 대한 연구를 같이 진행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연구 기법에 대한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저의 이름이 한빛사에 오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기에 감사해야 할 분들이 좀 많습니다. ^^ 먼저, 언제나 따뜻한 마음과 냉철한 두뇌로 연구에 대한 자세와 아이디어를 주신 서세원 교수님과 물심양면 도와주신 실험실 선후배님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고3 친구들, 부산에서 멀리 떨어진 친구의 투덜거림을 받아주느라 수고 많은 성욱이에게 좋은 벗이 되어 주어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묵묵히 뒤에서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고 아낌없이 지지해주신 아버지, 어머니,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대학원 진학으로 장남이 가져야 할 짐을 늘 웃으면서 나누어 짊어지어주는 누나와 동생, 저를 세상 최고의 행운아로 만들어 준 윤정씨와 윤정씨 뱃속에서 무럭 무럭 자라는 복덩이 도리에게 이 모든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웃으시면서 반겨주시는 장인어른, 장모님에게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