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There is no distinction…." 인간은 스스로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미래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화 (Aging)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세포는 왜 한정된 횟수만 분열, 증식하고 이후에는 죽게 되는가, 생명체는 어떻게 노화될까, 그리고 우리의 몸이 영원히 살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은 인류가 아마도 끊임없이 던져졌던 질문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체의 노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 해서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 지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인간(포유동물)에서 개체 수준에서의 노화 연구를 하기에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는 노화를 연구하기에 적합한 여러 이유를 갖추고 있습니다. 단세포 생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분열이후 더 이상 분열을 하지 못하는 노화 현상을 보여주는데 (Replicative aging), 이는 성체 내 체세포가 거의 분열하지 않는 꼬마 선충 (C. elegans)이나 초파리 (Drosophila)와 달리 대부분의 체세포가 분열을 거듭 하는 사람과 같은 포유동물과의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노화의 좋은 모델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 (수명: Replicative lifespan) 또한 다른 생물에 비해 매우 짧으며 (3-5일 정도),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라이브러리 (deletion library) 등을 쉽게 구할수 있고, 유전자 조작이 쉬워, 노화 현상에 대한 유전적 요인들을 규명하는데, 아주 적합합니다.
하지만, 효모자체가 증식이 매우 빨라, 노화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분열된 세포 (Daughter Cell) 을 원세포 (Mother cell) 로부터, 일일히 수작업으로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효모를 가지고 연구하는 연구실에서, 1950년대에 제시된 그 수작업 방법을 아직까지 주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미세유체유동 (Microfluidics)와 Live Cell Microscopy 를 이용해서, 분열된 세포 (Daughter Cell)를 수작업을 사용하지 않고 제거하여, 원세포 (Mother cell)의 노화 과정을 관찰할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의 방법의 한계였던 고해상도의 이미징 (두꺼운 agar gel 배지로 인해 불가능) 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효모가 형광 단백질을 붙인 라이브러리 (GFP collection library) 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다양한 형광 단백질 (XFP)을 결합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에, 본 연구 접근 방법을 통해 현재까지 노화 현상을 수명 (replicative lifespan) 의 단순히 길고 짧음을 가지고 평가했던 기존의 연구방법을 넘어서서, 노화의 진행과정을 명확히 가시화 하고 그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여러 에피소드 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논문을 Revision 하는 동안,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연구팀들의 방법들의 진행 상황을 직간접으로 듣고, 만나서 초기 결과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가슴 졸였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향후 노화 연구에 있어서 서로 보완되는 기술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있었던 여러 고민들과 실패들이 떠오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제가 소속했던 스위스 연방공대 (ETH Zurich) 의 시스템 생물공학과 (D-BSSE: Department of Biosystems Science and Engineering)와 분자 시스템 생물학 연구소 (IMSB: Institute of Molecular Systems Biology) 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스위스 정부에서 시스템 생물학 연구를 위해 지원하는 SystemsX 과제의 세부과제인 IPP (Interdisciplinary Pilot Project) 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두 기관 모두 시스템 생물학 (Systems Biology)를 연구하기 위해 ETH Zurich 에서 새로 만든 기관인데, D-BSSE 의 경우 공학적 접근방법이, IMSB 의 경우 생물학적 접근 방법이 조금 더 강조되는 곳입니다.
ETH Zurich 는 현미경 연구소 (LMC: Light microscopy center) 를 비롯한, 최첨단 기술 장비와 숙련된 스탭 (Technician, Administrative), 활발한 토론 문화 등을 갖추고 있어, 연구에 집중하고 좋은 연구를 할수 있는,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가 진행이 안되고 힘들수록 차분히 하나하나씩 진행하는 연구자, 그리고 다른 여려 연구자들의 생각들을 잘 기억하고, 주관적인 생각이 연구를 지배하지 않는 균형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가끔씩, 자신이 생각한 것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때 강하게 거부하고 자기와 유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인정하는 연구자들을 만나는데, 그때 마다 (조금 과장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과학자들이, 인류를 큰 착각에 빠지게 만들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특히 복잡성을 가지고 있는 생물학에서 여러 가설들을 세우고 증명하는데 있어서, 그 부분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마주치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시선을 의식할 때가 종종 있는데,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할수 있고, 하나하나 배워 가는 즐거움을 통해 연구하면서, 생명의 질서를 발견하는 즐거움에 조금더 빠지고 서로 서로 나누었으면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질문에 대답할 만한 역량은 아직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스위스도 시스템 생물학을 비롯한 여러 생명공학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곳이라는 것, 한가지 정도는 소개 하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논문에 발표된 플랫폼을 바탕으로 ETH Zurich, 네덜란드 노화 연구센터를 비롯한, 다른 연구기관에서 노화 연구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들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새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나올 결과를 기대하면서, 새로운 필요들이 있다면 그 부분을 보완 할 예정입니다. 특히 노화에 관련된 세포내 신호 전달 (Cell Signaling), 자가포식 (Autophagy) 에 관련한 부분의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고, 원세포로(Mother Cell)부터 나온 Daughter Cell 를 분리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또한 큰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현재 Microfluidics 와 Nanoplasmonics, Microscopy 등의 기술들을 자동화 (Automation) 하고 융합해서, 세포내 다양한 신호 전달과정 제어과정 (Feedback regulation mechanism in cell signaling)을 규명하려고 하는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하나씩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고, 다른 여러 과학자들도 함께 연구할수 있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논문을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까지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포스닥 과정을 시작하면서 좋은 연구 환경에서 일할수 있도록 해주시고, 과제를 접근하고 연구하는 방법과 자세를 가르쳐주신 Luke Lee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연구 진행이 어려울때 마다 옆에서 힘을 주었던 KBS 모임 사람들과 아내, 한국에 있는 가족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