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Cell migration은 생물의 정상적인 발생(development)뿐만이 아니라 상처치료 (wound healing) 그리고 암전이(metastasis)에 중요한 생명 현상입니다. 저희 실험실에서는 초파리 (Drosophila) 난소의 발생 중 egg chamber안에 무리지어 이동하는 border cells을 모델시스템으로 써서 collective cell migration을 연구합니다. Border cell migration을 통한 genetic screen은 collective cell migration에 중요한 유전자들과 signaling pathway들을 찾아냈고, 이 중 JAK/STAT 신호전달계와 Steroid hormone은 border cell migration뿐만 아니라 인간의 암전이에 관계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JAK/STAT 신호전달계는 초파리의 egg chamber에서 세포 위치에 따라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morphogen으로 작용하여 border cell의 운명결정과 이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세포가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JAK/STAT 신호를 받아 all-or-none의 세포운명결정을 해석하는 기작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또한 이러한 morphogen해석은 발생학의 오랜 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JAK/STAT 신호전달계의 조절자를 찾던 중 miR-279와 이의 조절자 apontic이 STAT을 저해하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miR-279, apontic, STAT이 형성하는 negative feedback과 STAT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자들로 구성된 gene regulatory circuit이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Upd신호를 all-or-none의 JAK/STAT활성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border cell 운명 결정과 이동에 중요함을 보였습니다. 제가 연구한 것과 같이 지금까지 동물모델에서 miRNA연구는 주로 발생중에 중요한 유전자의 발현양을 조절하는 miRNA의 세포운명결정에서의 역활과 줄기세포 유지와 분화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초파리 또는 쥐의 동물 모델에서 많은 miRNA가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이 없으므로 최근에는 많은 연구자들이 miRNA의 발생 후 성체에서 항상성, 자극 인식등의 생리적 역활 또는 암, 고혈압등의 질병발생에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여준 morphogen 해석을 위한 miRNA-mediated gene regulatory circuit과 같이 complex genetic interaction은 발생, 면역반응, 암전이등 여러 생명현상에 필수적이나, 이들의 복잡함으로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제가 연구한 complex genetic circuit을 독일의 수학자 Dr. Meinhardt와 공동연구 함으로써, 복잡한 분자 유전학 결과를 수학모델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재현할 수 있음을 보이고, 또한 이 수학모델로 유전학 결과의 예측까지 가능함을 시사하였습니다. 앞으로의 복잡한 생명현상을 system 수준에서 연구하려면 탄탄한 세포 분자 생물의 실험결과와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수학모델이 필요하리라 예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은 미국 의과 대학중 제일 처음으로 기초 연구를 시작한 역사가 있는 의대 연구 기관으로, 기초과학분야부터 translational research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Dr. Peter Agre와 Dr. Carol Greider께서 'water channel'과 'telomerase'로 각기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저는 Department of Biological Chemistry와 Center for Cell Dynamics의 소속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Biological chemistry과는 Johns Hopkins에서 가장 처음으로 건립된 과로 과거에 Albert Lehninger외 많은 유명한 생화학자들이 연구했으며, 최근에는 생화학뿐 아니라 유전학, 세포 생물학, proteomics등의 다양한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Center for cell dynamics (CCD) 는 3년 전에 창설되었으며, 홉킨스 안에 계시는 세포 생물학 특히 생물발생, organ morphogenesis 및 세포이동을 연구하는 교수님들이 세운 연구소입니다. CCD에 소속된 연구자들은 과 차원을 넘어 같은 연구주제를 공유하고 기술을 교류함으로써 연구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처음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는 빨리 실험을 진행하고 많은 것을 실험해 보고 싶은 열정에 무척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박사과정을 수행하는 동안에 단기적인 열정도 필요하지만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흔들림 없이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먼 안목을 가지고 매일 꾸준히 실험하다보니 조급함도 사라지고, 하루 하루의 실험이 즐거웠으며, 실험 결과에 대해서도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제 지도교수님이신 Dr. Montell은 저의 연구가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항상 격려해 주시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실험에 있어서나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교수님께서 저를 지지해 주신 덕분에 성공적으로 연구를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사과정 중 제가 크게 깨달았던 점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현실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면서 전진해나가면, 언젠가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는 교훈을 얻게 된 것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물학은 교과서와 논문에서 배우는 지식의 습득 뿐 아니라 실험실에서 행동하는 실험 학문입니다. 그래서 처음 실험실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실험기술을 익히고 단기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 일상적인 생활이 되지요. 실험기술은 이론은 간단하지만 많은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시행 착오를 경험해야 하고, 그리하여 반복되는 실험을 하다가 보면 실험을 통해서 알고자 하는 질문이 무엇인지를 잊게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복되는 실험 중에도 연구 방향을 잃지 않고 논리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또 실험의 결과가 항상 예상대로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과제 수행 중 연구 결과로부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목표를 유연성 있게 수정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적으로 시작한 연구라도 실험 과정 중에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기 때문에 쉽게 실망하기보다는 그 난관들을 꿋꿋이 이겨나가는 자세를 가지도록 항상 노력해야 하겠지요.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Baylor College of Medicine의 Dr. Hugo J. Bellen 실험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신경퇴행성질환 (neurodegenerative disease)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Dr. Bellen은 초파리 분야에서 신경과학과 유전학 기술의 개발로 많은 공헌을 하였습니다. 치매등의 신경퇴행성질환은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큰 사회문제 중 하나이며, 발병이 늦고 원인이 복합적이라서아직까지 적절한 치료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초파리 유전학을 통한 연구로 신경퇴행성질환의 원인과 치료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인터뷰로 그동안 도움을 주시고 이끌어 주신 모든 고마운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석사 과정을 지도해 주시고 연구의 열정을 알려주신 이태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열정과 분자생물의 지식은 제 연구생활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생물학을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연구의 중요성을 알려주신 연세대학교 모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실험의 어려운 난관마다 지식과 용기를 주시고 연구의 자세를 보여주신 여러 선배님 후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게 초파리 유전학의 중요성과 재미를 알려주시고 흥미를 가지고 연구에 임하도록 박사과정을 지도해주신 Dr. Montell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힘이 되어 준 아내와 아들, 또 따듯한 사랑으로 저를 지지해 준 모든 가족 분들께 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제 논문을 많은 한국 생물학자들께 소개해주신 BRIC의 여러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