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
현미경으로 살펴보았을 때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의 모습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 다양한 모습들 중 최근에 주목되고 있는 것은 담관상피암종의 소견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 그리고 담소관 혹은 canal of Hering에 위치한 간 줄기/전구세포 (hepatic stem/progenitor cells)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암세포들로 일부 구성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원발성 간암을 혼합 간세포-담관상피암종이라고 지칭하고 있는데, 이들의 발생 기원에 대한 가설은 다양하나 최근 간의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줄기세포 기원의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태학적 소견상으로는 전형적인 간세포암종에 해당되나 keratin 19 (K19), CD117, CD133 등을 포함한 줄기세포 표지자들을 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전체 간세포암종의 10-20%를 차지할 정도로 - 특히 우리나라처럼 간암의 발생 빈도가 비교적 높은 나라에서는 - 생각보다 아주 드물지는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암의 분자생물학적 혹은 임상적인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아직 충분치 않은 실정입니다.
저희들은 이번 연구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적 절제한 간세포암종 조직 각각 137예와 237예로 줄기세포 표지자 발현 여부에 따른 임상적 및 병리학적 소견의 차이, 상피-중간엽 이행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즉 침윤과 전이와 관련된 단백질 및 mRNA의 발현 여부 및 환자의 생존 여부 등을 분석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1) 줄기세포 표지자를 발현하는 간세포암종은 일반적인 간세포암종에 비하여 크기가 더 크고, 조직학적 분화도가 더 나쁘고, 혈관 침윤의 빈도가 더 높은 진행성 간세포암종의 특징을 보이며, 종괴 주변에 섬유성 피막 형성이 없는 침윤성 성장을 보입니다. 2) K19을 발현하는 간세포암종은 상피-중간엽 이행과 관련된 단백의 발현의 빈도가 높아 침윤 및 원격 전이를 할 수 있는 생물학적 성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특히 K19 단백을 발현하는 간세포암종은 생존율이 일반적인 간세포암종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고 재발 및 전이도 더 일찍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간세포암종 환자들의 예후를 예측하고 치료 방침을 세우는데 있어서 암조직에서 K19의 발현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매우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검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저희들의 연구결과가 향후 표적치료의 개발에도 기초자료로써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2.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병리의사는 임상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만나는 일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 비하여 병리과는 비교적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로부터 채취된 조직 또는 세포를 분석하여 정확한 최종 진단을 내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그 뿐 아니라 환자의 병기 설정, 예후 예측 및 맟춤치료와 같은 치료방법 설정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저도 병리의사로서 환자들의 조직을 이용하여 형태학적 검사를 바탕으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제 연구결과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그 환자들의 진단, 치료 및 예후측정 등에 실제로 적용될 수 있다면 대단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이것이 가능하게끔 앞으로도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곳에 제 연구결과가 두 차례 소개되어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 기회에 또 한 번 자신감을 얻어서 병리학과 암 연구의 발전을 위하여 더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3.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줄기세포 표지자를 발현하는 간세포암종에 대한 연구를 현재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곧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외에 췌장암, 담도암 및 부인과종양에 대한 translational research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4.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자리를 빌어서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부족한 저를 10년 넘게 지도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연세의대 병리학교실 박영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상 데이터 정리를 도와주신 연세의대 외과 최기홍, 최진섭 교수님 및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조재영 교수님께도 감사를 표하고, 실험과 관련하여 많은 도움과 조언을 주신 연세의대 나득채, 안의용, 김광일, 이재은, 유정은 선생님, 바쁘신 와중에도 열심히 도와주신 분당서울대병원 이정희, 최해영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