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근래들어 건강과 미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다양한 생활용품및 미용ㆍ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연구도 활발이 진행되어, 피부의 기능이라하면 일반적으로 외적, 미적인 요소가 부각되어져 왔습니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볼때, 피부는 해부학상 신체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여 공기중의 병원성 미생물 및 바이러스나 화학물질의 직접적인 체내유입을 차단하는등 외부 환경으로 부터 체내를 보호하는 중요한 '장벽 (Barrier)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양광선으로 부터 비타민 D를 합성하고 체내수분의 과다한 누출을 막아 체온을 조절하는등의 다양한 부가적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갖는 피부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 특히 피부조직의 주요성분인 케라틴을 합성하는 keratinocyte와 T, B세포를 위시로 하는 면역세포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상이나 화상에 의해 피부조직이 손상을 입었을 경우 Keratinocyte들은 인터루킨과 같은 사이토카인들이나 케모카인등을 분비하여 백혈구를 비롯한 많은 면역세포들을 손상부위에 모여들게 함으로서 면역반응을 통한 치유의 과정을 유도하게 됩니다. 주위에서 자주 볼수 있는 아토피나 건선등의 만성 피부염증들은 환자의 유전적 성향이나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위에서 설명한 피부의 면역ㆍ염증반응들이 항시 일어나고 있는 상태로 설명할 수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10% 가량이 이러한 피부질환을 겪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번 제 논문에서 연구되어진 Dlx3라는 유전자는 Homeobox라는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Hox라든가 Pax, Lim과 같은 전사인자중의 한 종류로서, 그간 피부조직의 분화를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왔지만,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그 기능이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존의 전형적인 Dlx3 Knockout 마우스의 경우 기관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배아형성기에서 사망하므로, Cre recombinase가 인식하는 Lox P site를 Dlx3 염색체에 도입하여 피부조직에서만 Dlx3가 발현되지 않도록 조작한 Conditional Knockout 마우스를 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Dlx3 Knockout 마우스의 경우 피부조직의 분화 이상을 보이는 등 피부조직이 정상적으로 '장벽 (Barrier) 기능'을 수행하지 못함이 관찰되었고, 동시에 많은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들이 분비되어 면역세포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등 사람의 만성 피부염과 같은 면역ㆍ염증반응들이 유도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논문을 계기로 근래들어 사람의 피부질환중 건선의 주요 인자로 밝혀지기 시작한 Interleukin 17이 Dlx3 Knockout 마우스의 피부염증과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을 뿐만아니라, Dlx3 Knockout 피부에서 유전자 발현의 패턴을 조사한 결과 건선의 패턴과 유사하다는 증거를 보임으로서 이 마우스를 건선의 동물모델로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이와같이 사람의 질환을 모델로 하는 동물모델들이 적극 개발되어 질병으로부터 고통받는 환자들의 병인학적 연구 및 치료에 이용되어지길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미국립보건원)는 미연방정부인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보건복지부) 에 소속되어 있으며, 산하에 27개의 연구원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NIH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것은 연방정부의 막대한 자금지원으로 인해 임상연구및 기초과학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물적ㆍ인적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져 있어서 보건의료연구에 관한 다양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각 대학 및 연구기관으로 연구비 (NIH Grant) 를 심사하고 집행하는 기능도 보유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미국 및 세계의 보건연구 및 산업을 리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National Institute of Arthritis and Musculoskeletal and Skin Diseases (NIAMS) 도 NIH의 산하 연구원중 하나로서 주로 관절염을 비롯한 골격계의 질병이나 근육병, 피부 및 모발 질환에 대한 연구를 행하고 있습니다. 피부 및 모발 질환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실은 NIH내에서도 그 수가 그리 많지 않고, NIAMS내에서도 저희 연구실만이 피부와 모발의 발생, 분화 및 피부질환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서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한국의 많은 피부과 선생님들도 저희 NIAMS에서 연수교육을 마치신 분이 많이 계십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일본에서 6년동안 박사학위과정 및 일본학술진흥회 JSPS 특별연구원으로 산업기술총합연구소에 근무했고, 이어 미국에서는 NIH에서 약 8년을 근무하였습니다. 외국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14년동안 때로는 진행중인 연구가 순조롭지 않아 노심초사할때도 있었지만, 가뭄의 단비처럼 기쁘고 보람되어던 일이 있었다면 심혈을 기울였던 연구결과들이 결국에는 논문으로 출간되어 세상에 알려지고 또한 그로인해 얻어진 수상의 영광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우리가 종사하는 생명과학분야는 흔히 BT (Biotechnology) 라고 일컬어지며, IT (Information technology)와 NT (Nanotechnology) 와 함께 3대 혁신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또한 이들 기술들이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학문과 기술을 탄생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명과학분야 종사자로서 좋은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흔히 네가지 덕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첫번째로는 관심 연구분야에 대한 지식 (知) 과 두번째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실험 기술 (技), 세번째가 실패해도 지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끈기있게 노력하는 승부근성 (根) 이고, 마지막이 가장 변수로서 작용하는 운 (運) 입니다. 그 만큼 생명과학분야는 다른 학문분야와는 달리 아직도 미지의 것들이 많고 도전정신을 지닌 연구자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이겠지요. 매일매일을 늘 새롭게 신지식 및 기술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들이 되어야 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피부는 다른 조직에 비해 연구용이성 및 접근성이 뛰어나고, 연구실적물들이 약품뿐만아니라 화장품으로도 개발될 수 있는등 높은 산업적 응용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총 14년 동안 미국 NIH와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습득한 지식과 기술로 국내외의 의사진 및 연구진들과 협력하여 '건선 및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에대한 동물모델을 발굴하고 직접 환자의 치료목적에도 응용하는 중개연구를 더욱 심도있게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피부와 모발의 발생 및 분화'에 대한 연구는 근래의 줄기세포나 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연구와 맞물려서 화상이나 부상 및 탈모증에 대한 치료를 목적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도전해보고 싶은 연구분야중의 하나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자로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올바른 연구자의 자세를 지도해주신 한양대 김효준, 이영식 교수님과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니시카와 교수님, 또한, 논문이 출판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미국립보건원 모랏소, 야스파, 우디 박사님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이승헌, 최응호 교수님께 머리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논문출판까지 서로를 독려해가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아산병원 권혁수 박사님, 그간 희노애락을 같이 해온 연구실 동료들, 선후배님들과 함께 논문출판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외국생활중에도 늘 기도로 저를 지켜주신 부모님과 동생들, 사랑하는 아내와 두딸에게 더 할 수 없는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