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한국에서도 식생활 및 생활 습관의 서구화에 따라 관상동맥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관상동맥 시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반드시 수반되는 것이 항혈소판 제제 치료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약제에 대해 사람마다 반응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 알려졌고, 약제에 대해 반응이 적은 환자들은 예후가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는 유전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세한 원인 규명 및 이러한 환자들에 대한 맞춤 치료가 현재 심혈관 연구에서 중요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특정 항혈소판 제제 요법 자체보다는 혈소판 기능 검사로 추정한 개개인의 약제에 대한 반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검사 수치들이 향후 맞춤 치료를 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국내 5개 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에서 함께 시행되었습니다. 열정을 다해 참여해 주신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는 기초 연구와 기초 연구 결과를 임상에 접목하는 중개 연구 (translational research) 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Lancet 및 해외 유수 저널에 많은 논문을 게재해왔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여러 다기관 임상 연구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항혈소판 제제 관련 분야는 초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여 현재 많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몸 담고 있는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스텝진과 직원들의 성심 어린 노력으로 진료 측면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연구 분야에서도 최근 본격적으로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임상 의사로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훨씬 척박한 상황에서 많은 선배님들께서 묵묵히 연구의 토대를 닦아 놓으셨기 때문에 저는 현재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선배가 되어서 후배들에게 보다 좋은 연구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한국은 최근 임상 연구에서도 급속도의 발전을 보여서 최근에는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발전의 원동력은 현재까지는 주로 연구자 개개인의 각고의 노력에 의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향후 전폭적인 국가의 지원 및 정책적 배려가 이러한 발전을 더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구 활동이 임상 업무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부심과 보람은 환자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위급한 상태에 있던 환자들이 저와 동료들의 노력으로 좋아져서 퇴원하는 경우 그간의 노고가 다 잊혀지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 했는데도 환자가 나빠지거나 예상 못한 일들이 생기는 경우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창의성’ 입니다. 현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향후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과학자로서 ‘성실함’은 물론 기본적인 전제이겠습니다.
‘의과대학’에 진학한다고 하면 돈을 벌기 위해 현실과 타협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의과대학 졸업 후의 진로는 사회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것 같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실제로 기초, 중개 및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의학자 및 생명과학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학 시 소위 ‘이공 계열’ 과 ‘의과대학’을 너무 이분화해서 생각하지 마시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나 주제가 어디에서 주로 연구되고 있는지를 살펴 보시고, 필요하다면 해당 연구실의 교수님들과 충분히 상담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미국 뉴욕 Cardiovascular Research Foundation / 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 에서 1년간 장기 연수 중이며 연구 분야는 임상 연구 디자인 및 분석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동안 항혈소판 제제 저항성이 주요 연구 관심사였고, 향후에도 이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제가 여성이어서 그런지 각별히 여성 환자들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여성 환자들의 심장 질환 pathophysiology 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 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인복 (人福) 이 많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부족한 저를 늘 아끼고 이끌어주셨던 여러 스승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사실 ‘감사’ 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데, 다른 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동고동락해왔던 동료들과 직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또한 늘 무한한 지지를 보내주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도 평소에는 잘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