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막단백질(membrane protein)이라는 생체고분자는 세포막에 존재하여 세포 안밖으로 물질수송, 신호전달, 세포간의 의사소통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하는 세포의 문지기입니다. 이 문지기의 기능 이상과 상실로 인한 세포의 기능장애는 인간의 많은 종류의 질병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막단백질의 기능과 구조의 규명은 의약 개발의 핵심적 밑바탕이 됩니다. 막단백질과 인간 질병과의 이러한 긴밀한 연관성은 현재 보급화된 의약의 절반 이상이 막단백질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막단백질의 중요성와 그에 대한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구조분석에 대한 연구성과는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백질데이터은행 (Protein Data Bank)에 저장된 막단백질과 용해성 단백질 구조의 개수를 비교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밝혀진 막단백질의 구조의 개수(200-300)는 물에 녹은 용해성 단백질의 그것 (~50,000)에 비해 현저히 적습니다. 이는 미처 1%도 안되는 수치입니다. 인간유전자의 30%정도가 막단백질을 코딩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막단백질 구조 규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막단백질에 대한 연구의 어려움은 이 거대분자가 친수성 부분과 소수성 부분이 공존하는 양쪽성 물질이라는 데에 기인합니다. 즉 수용액에서 한 막단백질의 소수성 부분이 다른 분자의 소수성 부분을 잡아당겨 응집(aggregation)하여 침전을 형성하려는 경향이 강하므로 개별체로서의 연구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etergent (다른 이름으로는 양쪽성 물질 (amphiphile) 또는 계면 활성제 (surfactant))라고 불리는 물질이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 원리는 이 물질 또한 양쪽성이라서 막단백질의 소수성 부분에 응집하여 그 표면을 친수성으로 만들어줌으로써 난용성인 막단백질을 수용성인 막단백질-detergent 복합체로 변환시켜 주는 것입니다. 현재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120개이상의 detergent들이 보급되었습니다만 이러한 화합물에 의해 용해된 막단백질은 그 구조적 안정성을 쉽게 상실하는 경향이 있어 구조 분석에 주요한 문제점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따라서 막단백질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존해줄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양쪽성 물질의 개발이 매우 절실한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그룹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 물질 개발에 도전해 왔습니다만 막단백질을 다루는 연구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만한 획기적인 물질은 없었습니다. 개발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물질조차도 너무 비싸거나 단일성 아니라서 그 어느 한가지도 이 연구분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막단백질 구조 결정에 성공적으로 이용된 예가 없습니다.
저와 지도교수는 체계적인 연구의 결과로 이와 같은 물질을 개발하였는데 그 이름이 논문에 소개된 "MNG amphiphile" 입니다. 이 물질은 막단백질의 구조규명에 가장 널리 쓰이는 물질(DDM)보다 여러 종류의 막단백질에 대해 그 구조를 더 안정화시켜주었고, 이러한 안정화효과는 세가지 종류의 막단백질 구조결정에 크게 이바지 하였습니다. 이는 이전에 새로 개발된 물질들이 한개의 결정구조 규명에조차 결정적으로 이용되지 못했다는 사실과 대조적입니다. MNG amphiphile로 그 결정 구조를 얻은 막단백질 중에는 생체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GPCR (G protein-coupled receptor)이라 불리는 막단백질이 있는데 이 구조분석결과는 곧 Nature 잡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즉 논문에 소개된 물질의 유용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연구 결과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C&E News에도 소개되었습니다 (Online:
http://pubs.acs.org/cen/news/88/i45/8845notw9.html ; Print: C&E news November 8, 2010 p.12).
막단백질 구조 결정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구조 결정이 비교적 쉬운 막단백질들은 기존의 방법들에 의해 밝혀졌지만 남아 있는 막단백질들은 더욱 더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고 더욱 더 양산하기가 힘들어 이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한 신기술, 신물질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구조규명이 매우 어렵습니다. 신기술의 일례로 기존에는 막단백질 결정화를 위해 막단백질-detergent 복합체를 직접적을 이용하는 방법(in surfo)을 사용해왔으나 최근에는 1996년에 개발된 특정지질을 이용하는 LCP 방법(Lipidic cubic phase; in meso)이 점점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본 논문에서 소개된 물질과 같이 기존에 알려진 detergent 특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물질 개발도 미래의 막단백질 구조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직도 구조를 규명해야할 막단백질들의 개수가 어마하게 남아있고 그 구조 하나하나가 인류의 생명과 질병에 대한 이해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으므로 앞으로 이 연구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히 진행되리라 여겨집니다.
2. 연구 진행시 어려웠던 점은?많은 막단백질 연구자들은 기존에 물질들에 대한 한계로 새로운 물질에 대한 필요성을 오랫동안 인지해왔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신물질에 대한 별 관심이 없음을 이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새로 개발된 물질중에 유용한 것이 없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20 그룹이 넘는 연구진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으나 새로 개발된 물질을 보내준지 1년이나 2년이 지나도 결과를 보내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고 설사 초기 실험을 통해 결과를 보내준다해도 그 다음 실험까지 몇개월이상 걸리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물질을 공급한 사람입장에선 이런 매우 느린 진행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개발한 물질에 대한 피드백을 신속히 받아야 그에 근거해서 새로운 물질을 개발 또는 개선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러한 정보 수집이 매우 느리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타당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 도출한 결과를 보내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실험과정을 본인이 검토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여 결국 여러실험을 통해 좋은 물질임을 검증해야만 했습니다. 즉 유기화학자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얻어낸 그들의 결과들를 제대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하고 그들의 방법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수용해야할 줄 알아야 하므로 이분야의 연구는 매우 도전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NG amphiphile과같은 좋은 물질의 개발로 공동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고 전세계적(미국, 영국, 프랑스,그리고 덴마크)으로 명성이 있는 그룹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아니지만 유기화학자는 분자를 자유자재로 디자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성할 수 매우 유용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생명과학과 재료과학에 관련된 많은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특성을 지니는 신물질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유기화학자가 그런 분야에 눈을 뜬다면 많은 훌륭한 업적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학부때 그리고 박사과정동안에 유기화학이외에도 생화학이나 무기화학 같은 다른 분야에도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지속했던 것이 본 연구와 같은 융합과학 시스템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신이 이뤄낸 업적으로 인해 인류의 복지에 공헌할 수 있다면 그만큼 보람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직 본 논문에 소개된 물질들이 세상에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아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곧 시중화되어 널리 보급이 되면 수많은 막단백질 과학자들이 이 물질을 사용하여 그들이 연구하는 막단백질의 구조 결정에 이용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저의 비젼입니다. 이렇게 밝혀진 구조들은 다시 인류의 많은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의약 개발에 근본이 될 것입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본 논문에서 소개된 물질보다 더 우수한 성질을 지닐거라 기대되는 물질을 이미 디자인했고 이 외에도 몇개의 다른 구조의 물질들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이 물질들이 모두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막단백질 구조 결정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찬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모든 연구자의 최고의 목표는 노벨상을 받는데 있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중요 연구분야에 매우 유용한 methodology를 개발한 과학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인류의 복지에 공헌하여 노벨화학상을 받아왔으므로 인류의 건강에 막중한 역할을 하는 막단백질 구조 결정에 유용한 툴을 개발한다면 노벨상을 꿈꾸어 보는 것이 그리 가당치 않은 일로만은 여겨지지 않습니다. 언제나 꿈이 실현가능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그 꿈을 실현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박사과정동안 지도 편달을 아끼지 않으셨던 서정헌 교수님과 어려운 유학생활동안 잘 돌봐준 현 지도교수인 Gellman교수님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들의 훌륭한 가르침과 끊임없는 격려가 있었기에 오늘에 성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위과정과 유학생활동안 사랑과 믿음을 준 제 아내와 딸 소은이에게 이 논문의 성과를 안겨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