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에 네이처 머티리얼즈 표지로 선정된 논문과 관련된 연구는 생화학 분자의 새로운 분석 방법을 제시하는 분야입니다. 흔히 슈퍼마켓에서 사용되는 바코드를 매우 작은 입자에 새겨 넣어서 그 입자들을 이용하여 종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던 유전자 분석, 질병진단등의 분야에 응용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은 물리, 화학, 생물, 재료, 전기, 기계공학 등 다분야간 융합 연구를 통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분야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아이디어의 도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화학 분자 분석 기술 분야는 원천기술의 성격이 짙고 따라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할 부분이 매우 많이 남아 있으며 그만큼 기술 자체의 확장성이 크고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논문은 준비 기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논문의 주제와 논리를 세우고 그에 따른 실험을 디자인 하는 모든 과정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진행을 하다 보니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연구 노하우를 쌓는 것으로 매우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모든 연구나 실험이 항상 성공할 수 없고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지치거나 속상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고 호기심을 가짐으로써 생각지 못한 현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입자의 회전에 의한 반응성 향상 부분이 그러한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특수한 자성 잉크에 구조색을 발현 시키기 위하여 자석이나 전자석을 이용하다 보면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자기장의 방향이 뒤틀려 만들고 있던 입자가 돌아가거나 초점에서 흐트러지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한 결과 구조색을 발현하기 위해 정렬된 나노입자들의 주기적인 구조가 외부 자기장의 방향을 따르려는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단점을 장점으로 발전시켜 만들어진 입자를 회전시킴으로써 마이크로 유체 환경에서 화학 반응성을 약 10배 가량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종래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성질로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얻은 특별한 경험중에 하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실은 2006년 8월에 제가 서울대학교에 오게 되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BiNEL(Biophotonics and Nano Engineering Lab)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어 Nano process(나노 공정), Microfluidics(미세유체학), Photonics(광학) 세 가지 분야를 근간으로 하여 융합연구를 하고 있으며, 연구에 대한 주제를 한정하기보다는 실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실 설립 초기 학생들과 함께 고생을 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을 때 이러한 어려운 환경을 딛고 진행한 연구가 마침내 권위있는 학술지에 게재 되는 것을 보았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기업체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일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일하시는 기술자들이 본 연구실의 기술력을 인정해주고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연구자로서 인정받고 노력에 따른 결실을 보게 되었을 때 항상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융합 연구 분야는 매 순간 '힘들겠지만 해볼 만한 일' 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모르는 분야일 지라도 '배워서 하면 된다' 라는 자세로 연구에 임하고 그러한 과정을 잘 훈련한다면 어디에서 일을 하던지 연구자로서 훌륭한 위치에 있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연구실의 규모가 많이 확장이 되고 지난 4년간 개발해온 요소기술들이 정착해 가는 단계입니다. 저는 항상 연구원들의 팀워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연구실이 커짐에 따라서 이러한 부분들이 팀워크를 형성하는데 위기로 작용하지 않도록 항상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층 성숙된 기술을 토대로 학술활동에 매진함과 동시에 올해부터는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융합, 숙성하여 실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온갖 노력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연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은 다하되 연구자가 영향을 줄 수 없는 다른 요인들은 그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