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간단히 설명
파킨슨씨병은 크게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환경적인 요인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연구가 아주 어렵고, 분자 수준의 연구는 유전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만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유전적인 요인 중 핵심원인 유전자로 알려진 파킨(Parkin)과 핑크1(PINK1)의 기능을 밝히고 또 그들의 상호작용을 밝힌 것입니다. 파킨과 핑크1이 파킨슨씨병의 발병 원인이라는 것은 가족 중에 여러 명이 파킨슨씨병에 걸린 가계 조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파킨은 1998년 일본 그룹에 의해서, 그리고 핑크1은 2004년에 유럽 그룹에 의해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이 어떻게 병을 일으키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파킨과 핑크1이 도파민성 신경세포와 근육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내었습니다. 이번 연구성과로 질병과정에 파괴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과 구조를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면 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기 때문에 이 점을 이용하면 향후 파킨슨씨병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앞으로 저희 실험실에서의 파킨슨씨병 관련 연구는 파킨과 핑크1의 상호작용을 보다 자세히 규명하는 쪽의 연구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유지와 관련된 치료 약물 개발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시에 아직 기능이 덜 밝혀진 다른 파킨슨씨병 원인 유전자들의 기능과 미토콘드리아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희가 연구하는 뇌질환 관련 분야는 경쟁이 상당히 심한 분야입니다. 경쟁이 심한 만큼, 연구 성과를 빨리 얻기 위해서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피로 누적과 수면 부족으로 인해서, 함께 실험하는 동료들이 모두 다양한 병을 앓았습니다. 몸은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함께 연구하면서 각자의 마음은 정말 즐거웠고, 서로에 대한 굳은 믿음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경쟁 그룹들이 치열하게 정보를 탐색하고 견제를 해서, 연구를 해나가면서 많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고 연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논문이 accept가 되고 매우 놀란 점은, 논문이 publish되기도 전에 Neuron과 Cell에서 저희 논문에 대한 Preview를 쓰고 싶다고 연락이 온 점입니다. 저희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뿌듯했습니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이번 논문을 Nature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내용을 보강해서 Article로 싣자고 먼저 제안했는데, 경쟁이 너무나 부담스러워서 저희가 그 제안을 수용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2. 본 연구가 이루어진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정종경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2001년에 세포성장조절유전체 연구단(창의적연구진흥사업)으로 선정되어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한국과학기술원 안에 위치한 의과학연구센터에 있으며, 같은 건물 안에 별도의 초파리 실험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실험실은 4명의 postdoc과 2명의 박사과정학생, 그리고 4명의 석사과정학생이 연구하고 있으며, 3명의 연구원이 연구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세계 최대의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바이오벤처인 제넥셀과 질병모델에 대한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아무래도 질병에 직접 관련된 연구를 하다 보니, 연구를 하면서 얻어지는 결과들이 해당 질병의 치료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구성과가 발표된 후에 파킨슨씨병 환자분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께서 저희 연구실로 연락을 해주셨습니다. 그만큼 저희가 사회적으로 영향이 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서 국내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해외의 언론까지도 관심을 보여주어서, 그 동안의 연구에 대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개인 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되고, 몸도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즐겁게 생활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돌아올 거란 믿음을 가지고 연구한다면 반드시 좋은 연구 성과와 큰 보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희는 이번 연구에 이어서 파킨슨씨병 관련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어서 파킨슨씨병 치료에 보다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지도교수이신 정종경 교수의 헌신적인 가르침과 동료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밤낮으로 고생하며, 많은 실험을 함께한 공저자인 이성규군과 송세라양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연구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던 충남대 의대 전자현미경실 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Received for article May 9,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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