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정상인들의 경우는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는 미생물들을 기도에 존재하는 mucus layer가 적절히 운동하여 효율적으로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하지만, Cystic Fibrosis (CF) 환자들은 CFTR (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을 encoding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mucus layer의 형성이 이질적으로 일어나 mucus layer가 굉장히 두꺼워지며, 또한 점도가 아주 높아져 운동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침투한 박테리아를 더 이상 방어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두꺼워지고 점도가 높아진 airway mucus layer에 정착, 번식하는 주된 박테리아 중 하나가 바로 Pseudomonas aeruginosa 입니다. 이런 이유로 폐의 기능이 손상되어, 31살의 평균 수명으로 환자들은 생을 마감합니다. 그런데, 아시안이나 흑인들과는 다른 유전자의 구조로 인해 백인들에게서 이 병이 많이 나타납니다. (3,000명 중 1명).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에선 정말 목숨을 건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CF foundation이나 영국의 CF trust같은 비영리 조직에선 엄청난 연구비를 모아, 연구를 돕습니다.
더욱더, 이 병이 심각해지는 건 Pseudomonas aeruginosa가 사람 기도에서 자라면서, 표현형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아래 왼쪽에 보이는 그림처럼, 평범하게 보이는 박테리아가 사람의 기도에 정착을 한 후엔, alginate라는 다당류를 분비해서 자신들을 항생제나 사람의 면역 작용을 통한 공격에서 자신들을 보호 한다는 것입니다. 박테리아 입장에서 보면, 정말 인상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오른쪽 고체 배지에서 자라는 Pseudomonas aeruginosa (mucoid 형이라 부릅니다)는 오랫동안 이 병을 앓고 있던 환자의 가래침 (sputum) 에서 얻은 것입니다. 왼쪽 배지에서 보이는 것 (처음에 사람의 기도에 침투할 때는 이런 형태로 들어갑니다.) 과는 아주 다릅니다. 일단 이렇게 표현형 변화를 일으키면, 어떤 방법으로도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 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논문을 내기까지의 과정과 어려움, 이겨낸 이야기,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저의 이번 연구는 바로 오랫동안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mucoid형을 아주 쉽게 죽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건 정말 우연한 기회로 이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입니다. 이전 연구에서 저희는 CF 환자의 두꺼워지고 점도가 높아진 mucus 층이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 혐기의 환경이라는 점과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서 Pseudomonas aeruginosa가 biofilm 형태로의 성장, 번식을 훨씬 더 잘 한다는 점을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산소가 없으면 살 수 없지만, Pseudomonas aeruginosa는 나이트레이트 (NO3-) 나 나이트라이트 (NO2-)같은 분자를 배양액에 넣어주면, 산소 없이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2002년 논문 이후 저희는 계속해서 혐기조건에서 이 박테리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 가를 연구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mucoid 형의 Pseudomonas aeruginosa가 나이트라이트 (NO2-) 존재 시, 자라지 않고 죽는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그러니까 혐기 조건에서 실험을 위해 잘 자라라고 넣어준 alternative electron acceptor가 mucoid형을 죽인 겁니다. 더욱더 흥미로운 건 바로 mucoid형만을 선택적으로 죽인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mucoid 형의 Achilles' heel (아킬레스 건)을 찾은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더 흥미로운 건, 저희의 이 실험 바로 직전에, University North Carolina의 Dr, Boucher 실험실에서 CF 환자의 mucus layer의 pH가 떨어진다는 사실 (pH: 6.2~6.5)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나이트라이트 (NO2-)가 acidic 조건에서 더욱더 강항 살균력을 지니는 나이트릭 옥사이드 (Nitric Oxide)로 변형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Primary culture 와mouse chronic lung infection model을 이용한 실험으로 acidified 나이트라이트 (NO2-)가 사람의 기도엔 큰 해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금 현재 CF airway disease는 예전과 다르게, 혐기성 조건에서의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질병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들 (aminoglycoside and -lactam계열)이 혐기 조건과 산성 조건에서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저희가 제시한 이 방법을 기존의 항생제를 통한 치료와 병행하고자 하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 현재 소속기관, 연구실 소개
저는 현재 Harvard Medical school Post-doc으로 있지만, 이 연구가 실행되었던 박사과정중 재학했던, U of Cincinnati Medical center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University of Cincinnati Medical Center는 미국 Ohio주 Cincinnati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발생학연구를 위한 Cincinnati Children's Hospital과 세포 생물학에 초점이 맞춰진 Vontz Center그리고 심장 질환전문의 Cardiovascular Center 와 함께 아주 큰 Biomedical Research Program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연구는CF 환자 치료로 유명한 Cincinnati Children's Hospital 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 했습니다. 언제든 필요하면, 환자로부터 샘플 박테리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제 환자들의 실상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박테리아 감염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일인지를 자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최근엔 구조 생물학쪽 연구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을 하면서 평소 느낀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실험이라는 것이 실패할 때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실험을 하는 저희들에게 더욱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사실 실험 자체도 힘든 일이지만, publish하는 과정도 많은 끈기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이 논문은 제가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한달 앞두고, Nature Medicine에 투고를 했으나, 게제 거절을 통보 받고 올 2월에 JCI에 투고를 했습니다. 이 후에도 3번이나, 끈질기게 추가 실험을 요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1년 정도가 소요된 셈입니다. 논문을 투고하고 나면, 끝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투고시점이 축구 경기의 전반전이 끝난 것과 같은 것이고, 게제승인을 받기까지의 후반전을 또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기쁜 일은 JCI editorial board에서 이 논문의 중요성을 인정해 press release를 결정해, 영국의 BBC방송과 미국의 주요 internet신문에 소개 기사가 났습니다.
http://www.forbes.com/lifestyle/health/feeds/hscout/2006/01/31/hscout530604.html
http://news.yahoo.com/s/hsn/20060131/hl_hsn/foodpreservativemighthelpcysticfibrosispatients
http://www.hon.ch/News/HSN/530604.html
http://news.bbc.co.uk/1/hi/health/4650434.stm
http://cincinnati.bizjournals.com/cincinnati/stories/2006/01/23/daily55.html
http://www.medpagetoday.com/InfectiousDisease/Pneumonia/tb/2566
또한, 이 일을 통해 다른 연구팀과의 협력연구가 중요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한 과학자를 평가할 때, 얼마나 독립적인 연구 자질을 갖추었는가를 주로 고려했는데, 최근엔 다른 연구자들과 얼마나 협력 연구를 잘 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많은 분들께서 말씀하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미국에선 감염에 의한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병원균 쪽의 요소뿐 아니라, 인간의 면역 반응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이 거의 Medical Microbiology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엔 "Host-Pathogen Interaction" 과 같은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Medical School 에 있는 Microbiology 학과가 거의 대부분 Immunology 학과와 함께 존재합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미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께 면역학도 함께 공부하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 "실력은 표현력이다"라고 말씀하신 한 목사님의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표현할 수 없으면 실력이라 인정을 못 받는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표현은 우선 논문일 겁니다. 한국 유학생들은 실험 열심히 해서 논문은 잘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연구 결과를 사람들 앞에서 말로 표현해야 할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영어공부 많이 하셔서, 발표도 잘 하는 정말 실력 있는 학생이라 인정받으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박사과정 중엔 가정을 증명하기위해 Biochemical approach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bacterial genetics를 개척한 Dr. Mekalanos 연구실로 post-doc.을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곳에서 simple genetic approach가 참으로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현재 Vibrio cholerae (콜레라 균) 의 innate immune response에 관한 연구를 수행중입니다. 이 project를 통해 면역학쪽으로도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6.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제가 만난 성공적인 과학자들은 하나같이 "과학이 자신들의 인생이다" 라는 생각으로 과학을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미국생활을 통해, 단순히 논문 하나를 쓰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한 실험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학자의 길이 참으로 힘든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처음 유학 시작하면서 가졌던 열정과 의욕이 많이 시들고 있음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앞으론 정말 이 길이 저의 인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욱더 열심히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미국에선 과학자들에 대한 대우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도 생활비 걱정을 크게 하진 않았습니다. 학교 시험 떨어져 그만두는 학생은 많이 봤는데 (한국 학생들은 잘 안 떨어집니다), 의과대학 가기위해 그만 두는 친구는 단 한명도 못 봤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고생을 하시며 연구하시는 과학자들의 대한 대우가 좀 더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박사과정 중에 환희, 준희가 태어났습니다. 아내가 참으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의 늘 변함없는 사랑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연구에 관심 가져주신 BRIC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Received for article February 06,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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