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동일한 물리적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다른 것을 보고 느끼며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건너편 아가씨 옷차림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오래된 카메라에, 어떤 학생은 다른 사람의 최신형 핸드폰에 눈길을 줍니다. 출근길 지하철, 한 공간을 함께 하는 우리의 이웃은 이렇듯 각자 자기가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인간의 감각 과정은 매우 선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인간은 감각기관에 도달한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을 선택적으로 보고 듣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럼 그 과정이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요?
최근 들어 정서(emotion)가 인지신경과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앞선 예에서 볼 수 있듯, 사람들이 어떻게 일상에서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더 잘 지각할 수 있게 되는지에 대해 fMRI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와 공포조건학습 (fear conditioning) 기법을 이용하여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의 정서 학습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편도체(amygdala)가 시각영역 (visual cortex)의 감각경험을 증폭함으로써 결과적인 행동적 차이를 유도하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더욱 이러한 과정이 편도체와 시각영역의 직접적인 경로(direct pathway)와 주의(attention) 과정을 담당하는 전두엽 (frontal cortex)을 통한 간접적 경로(indirect pathway)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롭게 제안할 수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 Department of Psychological and Brain Sciences, Laboratory of Cognition and Emotion (http://www.indiana.edu/~lceiub/) 에서 Luiz Pessoa 선생님 지도학생으로 박사학위를 하면서 실험한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저희 랩은 정서(Emotion)과 인지(Cognition)이 상호작용하는 대뇌과정에 촛점을 두고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Indiana University 심리학과는 미국 내에서도 매우 휼륭한 Imaging Facility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으로서 좋은 여건에서 훈련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한 가지 궁금증이 또 다른 궁금증의 꼬리를 무는 반복 과정에 점차 중독이 되어 제가 이 자리에 계속 있는 것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질도 부족하고 많은 한계가 있지만, 좋은 선생님들과 동료들이 항상 주변에 있었고, 변함없는 가족의 신뢰 덕분에 하루 하루 열심히 생활하면서 현재까지 연구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인지신경과학 분야는 정말로 감짝 놀랄 만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한 사람이 모든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힘들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공동으로 연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심리학과에서 계속 훈련을 받은 사람으로서, 제가 학부나 석사 때 접하지 못했던 다른 학문적 요구(생물학, 수학, 컴퓨터 공학 등등)를 만날 때 때때로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필요할 때 조금씩 다시 배워하며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학부나 석사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초를 다질 수 있다면 좀 더 경쟁력 있게 연구자의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난 여름 학위를 마치고, 현재는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Neuroeconomics 에서 Dr. Antonio Rangel과 Dr. John O'Doherty의 지도를 받으며 포스닥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제 관심 영역이 정서(Emotion)와 인지(Cognition)뿐 아니라 의사 결정(Decision Making)으로 좀 더 확장되었고, 포스닥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항상 제 연구의 임상적 응용 (Clinical application)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논문의 공저자, 늘 한결 같은 신뢰를 보내 주신 Luiz Pessoa 지도 교수님, 힘이 되어준 동료이자 친구 Srikanth Padmala와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저의 몫은 그냥 1/3 인 것 같습니다. 실험실로 저를 보내고 묵묵히 기다려준 사랑스러운 나의 가족(하오령, 병윤, 지윤)과 기도로 항상 용기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