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에코호피아, KIST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유기성 폐자원을 에너지와 유용자원으로 전환하는 "환경바이오·자원순환 기술"입니다. 그중에서도 혐기소화(anaerobic digestion)는 하수슬러지나 가축분뇨, 음식물류 폐기물과 같은 유기성 폐자원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메탄을 생산할 수 있어 탄소중립과 에너지 회수 측면에서 중요한 기술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혐기소화조를 운전하는 수준을 넘어 전처리, 병합소화(co-digestion), 고온소화, 다단소화, 미생물 제어, 전도성 소재를 이용한 직접종간전자전달(DIET), 그리고 AI·머신러닝 기반 공정 예측과 같은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술 중 상당수는 실험실 규모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도 실제 하수처리장이나 산업현장에서는 동일한 효과가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도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기술이 메탄 생산량을 가장 많이 증가시키는가"를 정리하려고 했지만, 문헌을 검토할수록 실험실 연구와 full-scale 현장 사이에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제 시설에서는 원료 성상이 계속 변하고, 운전조건과 계절적 영향, 에너지 소비, 탈수 및 후처리 비용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구의 방향을 단순한 기술 비교에서 "실험실에서 개발된 기술을 실제 현장으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했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는 최고 메탄수율만을 경쟁하는 연구보다는 장기간의 안정성, 에너지 수지, 경제성, 환경영향을 함께 평가하고 실제 시설에서 재현 가능한 기술을 검증하는 연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본 연구의 한계점 및 추가적으로 검증 또는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한계는 실제 full-scale 혐기소화 시설에서 확보할 수 있는 공개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시설마다 원료 조성, 체류시간, 온도, 유기물 부하량, 교반방식 등이 서로 다르고, 기술 적용 전후의 조건을 동일하게 유지한 대조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현장의 결과를 단순히 수치만으로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실험실에서 유망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는 전도성 소재, 미생물 제어, 생물전기화학적 접근 등의 기술도 실제 규모에서 장기간 운전했을 때 동일한 효과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합니다. AI와 머신러닝 역시 예측 정확도를 보여주는 연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모델의 예측을 실제 운전조건 변경에 적용하고 그 결과를 다시 검증하는 "prospective validation"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앞으로는 동일한 기준으로 장기간 운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메탄 생산량뿐 아니라 에너지 소비, 약품 및 소재 투입비, 소화슬러지 처리비,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포함한 경제성 및 LCA 평가까지 함께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실에서 효과가 확인된 기술을 실제 실증 규모에서 검증하는 과정이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3.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에코호피아(ECO-HOPIA)에서 연구 및 기술개발을 통해 실제 환경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적 조건과 사업화 관점을 함께 접하고 있습니다. 에코호피아는 유기성 폐자원 및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환경·자원순환 기술의 현장 적용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결과를 실제 공정과 제품으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KIST에서의 연구개발 경험과 에코호피아의 현장·사업화 관점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논문 역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술적인 성능 자체보다 "실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4.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제가 수행한 연구가 논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할 때입니다.
환경공학 분야에서는 실험실에서 몇 퍼센트의 성능 향상을 얻는 것보다 실제 수십 톤, 수백 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에서 기술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가 훨씬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변수가 많아지고 연구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실험실 결과를 현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러한 어려움 자체가 환경 분야 연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에서 얻은 데이터를 실제 공정과 연결하고, 현장의 문제를 다시 연구 질문으로 가져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연구의 의미를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특히 폐기물로 취급되던 물질에서 에너지나 새로운 자원의 가치를 찾아내고, 그 결과가 환경부담 저감과 산업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5.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환경·에너지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는 특정 실험기술 하나를 잘하는 것보다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혐기소화를 연구하더라도 미생물학이나 반응공학만 알아서는 실제 공정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원료 특성, 물질수지와 에너지수지, 공정제어, 경제성, LCA, 관련 제도와 산업환경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어야 좋은 연구 질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통계와 데이터 분석, AI 활용 능력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논문을 많이 읽는 것과 함께 실제 시설을 직접 보는 경험을 권하고 싶습니다. 현장에 가보면 논문에서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던 변수 하나가 실제로는 전체 공정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을 준비한다면 학교나 국가의 명성만 보기보다는 자신이 앞으로 해결하고 싶은 연구문제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고, 그 문제를 가장 잘 연구할 수 있는 지도교수와 연구환경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긴 연구생활을 지속하게 해주는 것은 "왜 이 연구를 하는가"에 대한 본인만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6.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이번 논문에서 제시한 문제의식을 실제 실증연구로 연결하고 싶습니다. 즉, 실험실 규모에서 메탄 생산 증가가 확인된 기술을 실제 혐기소화 공정에 적용했을 때도 효과가 유지되는지를 직접 검증하는 연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유기성 폐자원의 특성에 따라 전처리, 교반, 운전조건 및 기능성 소재의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증 규모에서 평가하고, 단순한 메탄수율뿐 아니라 전체 공정의 에너지 수지와 경제성까지 함께 분석하고자 합니다.
또한 하수슬러지에 한정하지 않고 가축분뇨, 농업부산물, 식품 및 바이오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기성 부산물로 연구범위를 확장하여,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을 지역 내 에너지와 자원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순환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연구실의 기술개발, 실증, 사업화가 서로 분리되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연구자와 기업의 관점을 함께 가지고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7.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논문에서 제가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좋은 기술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연구논문에서는 높은 성능 향상이 중요하지만, 실제 환경시설에서는 안정성, 비용, 운전 편의성,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 등 여러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환경기술 연구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이미 개발된 기술을 어떤 조건에서 적용하고,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완성하기까지 함께 고민해주신 공동연구자분들과 연구환경을 제공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연구와 산업현장을 연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에코호피아에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실에서 얻은 결과를 실제 사회와 산업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연결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