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애기장대 COP1은 빛이 있을 때는 세포질에, 빛이 없을 때는 핵으로 이동하여 기능하는 E3 ubiquitin ligase입니다. COP1은 특히 핵에서 광형태형성(photomorphogenesis)에 관여하는 다양한 전사인자를 타겟하여 유비퀴틴화를 유도하고, 26S proteasome에 의한 분해를 촉진함으로써 광형태형성을 조절하는 master regulator입니다. 때문에, 기존 COP1 연구는 주로 빛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상부와 생육 초기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COP1이 sucrose metabolism에 관여하여 노화, 뿌리 성장과 같은 보다 다양한 생리적 현상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cop1 돌연변이체의 잎에서는 광합성 산물인 sucrose를 뿌리로 이동시키는 sucrose transporter 관련 유전자, sucrose를 분해하는 sucrose invertase 유전자들의 발현이 야생형에 비해 크게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 cop1 돌연변이체의 잎에는 sucrose가 축적되는 반면, 뿌리로의 sucrose 공급은 감소하게 됩니다. Sucrose가 부족한 cop1 돌연변이체의 뿌리는 제대로 된 성장을 하지 못했으며 반대로 sucrose가 상대적으로 과축적된 잎에서는 brassinosteroid signaling이 저해됐고 노화가 지연되었습니다.
Sucrose는 체관(phloem)을 통해 운반될 수 있는 가장 이동하기 용이한 형태의 당입니다. 최근에는 sucrose가 단순한 에너지원 및 탄소 공급원을 넘어, 식물의 다양한 생리·발달 과정과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signaling molecule로도 기능할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그 생리적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가 COP1의 기능적 범위를 확장하고, sucrose signaling과 이에 따른 식물 생장 조절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본 연구의 한계점 및 추가적으로 검증 또는 해결해야 할 과제는?
본 연구는 COP1이 sucrose transporter의 발현을 조절하고 sucrose allocation에 관여함으로써 식물의 생리적 변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능을 규명하여, COP1의 기능적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발현 조절 메커니즘까지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 COP1은 전사인자를 유비퀴틴화하여 안정성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하위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핵심 sucrose transporter인 SUC2(SUCROSE-PROTON SYMPORTER 2)의 발현을 조절하면서 COP1에 의해 타겟되는, SUC2와 COP1 사이에 미지의 transcription factor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SUC2의 promoter 영역에 결합해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transcription factor는 아직 많이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그중 최근 ARF1(AUXIN RESPONSE FACTOR 1)이 SUC2의 발현을 positive하게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arf1 돌연변이체의 SUC2 발현과 표현형을 확인했으나, SUC2를 비롯한 sucrose transporter들의 발현이 야생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sucrose와 관련된 뚜렷한 표현형도 관찰할 수 없었습니다.
향후 COP1과 SUC2를 비롯한 sucrose transporter 사이에서 작용하는 transcription factor를 밝혀낸다면, COP1에 의한 sucrose transporter 발현 조절의 분자적 기작을 규명하고, COP1과 sucrose signaling을 연결하는 새로운 분자적 경로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작물생명과학전공을 학사 졸업하여, 같은 학과 대학원인 농림생물자원학부의 서학수 교수님 연구실에 진학하였습니다. 해당 연구실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진행한지 올해로 5년 차가 되었습니다.
서학수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단백질의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PTM, 번역 후 변형) 중에서도 특히 유비퀴틴화와 수모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단백질 조절 기작이 식물의 스트레스 저항성, 생장 및 발달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PTM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DNA-mRNA-단백질-PTM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전반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cloning부터 Western blot까지 다양한 실험 기법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학수 교수님 연구실은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접근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면서도, 하나의 현상을 여러 단계의 molecular mechanism으로 확장해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깊이와 범위가 모두 넓은 연구실입니다.
4.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입학 후 처음 2년 동안 실험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많이 방황했고, 교수님께 지적을 받는 일도 많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교수님께서 맡겨주신 기본적인 실험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존에 연구실에서 주로 다루던 방향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약 2-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연구를 논문으로 완성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새로운 작은 현상을 발견하고 연구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당시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았던 제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서학수 교수님께서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셨다는 점이 가장 감사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작은 현상을 더 큰 연구 질문으로 확장해 주셨고, 끊임없는 피드백과 지도를 통해 하나의 큰 연구로 발전시켜 주셨습니다.
5.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Biology wet lab에서의 연구는 생명체를 키워야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말과 연휴를 반납하며 연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억울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험을 위해 대장균을 키우고, 식물을 심고, 키우는 과정은 굉장히 번거롭고 귀찮은 일입니다. 저도 이런 일들을 많이 귀찮아했는데요, 그럴 때마다 연구실 동료인 민왕기 박사가 했던 말인 "어떤 일을 하지 않을 이유가 귀찮음뿐이라면 그냥 해라"라는 말을 되새겼습니다.
저는 이 말이 연구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런 사소하고 번거로운 일들을 미루지 않고 부지런히 해내는 것이 연구를 빠르게 진전시키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6.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cop1 mutant에서 sucrose 대사의 이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보다 폭넓은 생리적 변화와 그 분자적 기작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현재 연구에서는 뿌리 성장과 노화의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지만, 식물이 겪는 다양한 생물적·비생물적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포함하여 보다 다양한 생리적 현상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sucrose metabolism의 변화가 식물의 전반적인 생리적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COP1에 의해 어떤 분자적 기작으로 조절되는지를 밝히고 싶습니다.
7.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는 sucrose에 의해 나타나는 cop1 mutant의 표현형 관찰과 같은 다소 빈약한 데이터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주변 분들의 조언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하나의 의미 있는 연구로 발전하여 논문으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항상 옆자리에서 조언을 구하면 언제든 정성스럽게 답변하고 도움을 준 민왕기 박사와 저희 랩 멤버들, 그리고 다른 실험실이지만 실험적 지원을 아낌없이 해준 김보영 박사에게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가족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르침과 격려를 아낌없이 주시며 제가 연구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지도교수 서학수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등록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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