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연구는 당뇨병콩팥병(diabetic kidney disease, DKD)에서 손상된 사구체 내피세포를 표적화하여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나노의학 연구입니다. 당뇨병콩팥병은 말기신부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지만, 사구체의 복잡한 혈관 구조와 낮은 전달체 체류율로 인해, 전신 투여한 유전자 치료제를 손상된 사구체 혈관내피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약물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신장 손상을 줄이고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표적 치료제가 필요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당뇨병콩팥병에서 손상된 내피세포에 증가하는 VE-PTP를 전달 표적으로 삼고, 적혈구 막과 지질나노입자를 결합한 생체모방 나노입자에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높이는 dCas9 기반 단백질을 탑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DNA를 절단하거나 영구적으로 바꾸는 대신, 내피세포의 보호 인자인 ANG1 유전자의 발현을 일시적으로 높여 ANG1-Tie2 신호를 회복시키고자 했습니다.
연구 결과, 개발한 나노입자는 손상된 사구체 내피세포에 우선적으로 전달되어 ANG1 발현을 증가시켰고, 당뇨병콩팥병 동물모델에서 알부민뇨와 신장 조직 손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내피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인접한 족세포까지 보호될 수 있다는 점은, 사구체 내 세포 간 상호작용을 치료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이 분야는 향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CRISPR 기반 치료기술과 나노전달체 기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기존 약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특정 장기와 세포를 표적화하는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달 효율, 반복 투여 시 안전성, 대량생산 가능성 등을 보완한다면 당뇨병콩팥병 뿐 아니라 다양한 미세혈관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많은 고민이 필요했던 부분은 큰 크기의 dCas9 RNP를 안정적으로 나노입자에 담으면서도, 적혈구 막의 생체모방 특성과 표적 항체 기능을 동시에 유지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노입자의 크기와 표면전하, 단백질 탑재 효율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조건을 조절해야 했습니다. 특히 초기에는 체내 투여 후 간으로 일부 분포되는 현상도 관찰됐지만, 단순한 분포량뿐 아니라 실제로 어느 장기와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최종적으로 신장 사구체 내피세포에서 선택적인 ANG1 활성화와 치료 효과를 확인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2. 본 연구의 한계점 및 추가적으로 검증 또는 해결해야 할 과제는?
본 연구는 당뇨병콩팥병에서 손상된 사구체 내피세포를 표적화하여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단백질-가이드RNA 복합체를 전달해 ANG1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개념검증 연구입니다. 앞으로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우선, 다양한 당뇨병콩팥병 모델과 사람 유래 신장세포·조직에서 동일한 표적화 및 치료 효과가 재현되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실제 환자에서도 적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단회 투여 후 치료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에는 적절한 투여 용량과 간격을 설정하고 반복 투여 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입니다. 나노입자가 신장 사구체 내피세포에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입자 조성, 표적 항체의 결합 조건, 약물 탑재량 등을 정교하게 최적화하는 연구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안전성 및 유전자 발현 조절의 지속 기간을 확인하고, 재현성 있는 제조 공정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이러한 후속 검증을 통해 본 전달 플랫폼을 당뇨병콩팥병 치료 후보로 발전시키고, 향후 다른 신장 질환이나 미세혈관 질환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3.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장내과 김동기 교수님 연구실에 소속되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당뇨병콩팥병, 루푸스신염 등다양한 신장질환의 병태생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타겟 발굴 및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은 세포 및 동물모델을 활용한 wet lab 연구 기반과 함께, 오믹스 분석을 수행하는 별도의 연구팀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전체·전사체 수준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Xenium과 같은 공간 전사체 기술을 이용해 신장 조직 안에서 세포별 분자 변화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즉, 실험을 수행하는 wet lab과 대규모 생물학 데이터를 해석하는 dry lab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 인체자원은행과 연계되어 있어 환자 유래 검체와 임상 정보를 활용한 중개의학 연구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포·동물모델에서 발견한 기전이 실제 환자 조직에서도 관찰되는지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임상적 의미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신장질환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유전자 조절 기술, 나노전달체 개발을 융합한 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초연구, 오믹스 기반 분석, 환자 유래 검체 연구를 연결하여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4.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점은 신장처럼 표적 치료가 어려운 장기를 연구한다는 것입니다. 신장은 혈류가 풍부하고 여과 기능이 매우 발달해 있어, 치료제가 원하는 부위와 세포에 정확하게 도달하도록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신장질환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상당히 진행된 뒤에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장질환의 발생 기전을 하나씩 밝히고,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위를 치료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실에서 얻은 작은 결과라도 언젠가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연구를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분야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여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신장질환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5.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아직 석박통합과정 2학기인 연구 초반 단계에 있기 때문에, 완성된 조언을 드리기보다는 같은 출발선에 있는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연구를 시작하면 논문, 실험기법, 결과 해석 등 모든 것이 낯설고, 실험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 실패는 연구자에게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연구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 자체에 머무르기보다 원인을 기록하고, 다음 실험에서 무엇을 바꿔볼지 고민하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또한 지도 교수님과의 소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처음 시작할수록 부족한 점이나 모르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 상황을 회피하기 보단 현재 상황과 생각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질문하는 것이 훨씬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험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숨기기보다, 어떤 조건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정리하여 교수님과 디스커션을 통해 그 결과 자체가 다음 연구 방향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연구자가 되려고 하기보다, 궁금한 점을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과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배워가는 단계이지만, 이런 과정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연구자로 성장하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6.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신장질환의 병태생리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물질과 전달 전략을 연구하고 싶습니다. 신장은 치료제를 특정 세포에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장기인 만큼, 어떤 치료 물질을 사용할 것인가뿐 아니라 이를 어떻게 원하는 부위까지 안전하게 전달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LNP뿐 아니라 고분자 나노입자, 생체모방 전달체, 세포외소포체 등 다양한 전달 플랫폼의 장단점을 탐색하고, 각 신장질환과 표적 세포의 특성에 맞는 전달체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또한 유전자 조절 물질뿐 아니라 핵산, 단백질, 저분자 약물 등 여러 치료 물질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신장질환에서 치료가 필요한 세포에 보다 정확하게 접근하고,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초연구와 환자 유래 검체 기반의 중개의학 연구를 연결하며, 신장질환 치료 분야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7.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주신 김동기 교수님, 박세훈 교수님, 류지연 연구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동기 교수님께서는 연구의 큰 방향을 제시해 주시고, 연구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와 시야를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박세훈 교수님께서도 연구의 중요한 지점마다 세심한 조언과 격려를 주셔서, 연구를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류지연 연구교수님께서는 실험 전반을 직접 지도해 주시고, 실험 설계부터 결과 해석까지 세심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직 배워가는 과정에 있는 저에게 늘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고, 시행착오 속에서도 다음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항상 믿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연구를 시작하며 낯설고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변함없이 지지해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주변의 도움과 가르침을 잊지 않고, 꾸준히 배우며 성장하는 연구자가 되겠습니다.
등록일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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