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근감소증(sarcopenia)은 노화에 따라 골격근량, 근력과 신체 수행능력이 함께 저하되는 질환입니다. 이는 단순한 노화 현상을 넘어 낙상과 골절, 대사질환 악화 및 독립적 일상생활 능력의 상실과 연결되는 중요한 의학적 문제입니다. 그러나 현재 관리는 저항성 운동과 단백질·아미노산 보충에 주로 의존하며, 허약하거나 동반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충분한 강도의 운동을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근육 단백질 항상성을 직접 회복할 수 있는 기전 기반 치료제 개발이 요구됩니다.
골격근의 크기와 기능은 단백질 합성과 분해의 균형으로 결정됩니다. 그 중심 조절자인 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mTORC1)은 아미노산·성장인자·에너지 정보를 통합해 S6K1과 4E-BP1을 활성화하고 단백질 번역을 촉진합니다. 동시에 FoxO3a를 억제하여 MuRF1과 Atrogin-1과 같은 근육 특이적 유비퀴틴 연결효소의 발현을 낮춥니다. 특히 류신은 Sestrin2에 결합해 Sestrin2-GATOR2 복합체를 해리하고 Rag GTPase를 통해 mTORC1을 리소좀 표면으로 이동시키므로, Sestrin2는 영양 상태를 근육 성장 신호로 변환하는 분자 스위치라 할 수 있습니다. 천연 L-류신은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되고 수송체 의존적 흡수와 조직 노출에도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약리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D-입체이성질체 전환으로 대사 안정성을 높이고, 메틸에스터화로 막 투과 특성을 조절하며, 염산염 형성으로 수용성과 제제화 가능성을 확보한 D-leucine methyl ester hydrochloride(DLMEH)를 설계했습니다. 즉 류신의 생물학적 신호 기능은 유지하면서 약물로서 부족했던 안정성과 전달성을 보완하는 다층적 전구약물 전략입니다.
DLMEH의 표적 결합은 표면 플라스몬 공명법(SPR), 시차주사 형광법(DSF), 등온 적정 열량계(ITC)라는 세 가지 독립적 생물물리학 기법으로 검증했습니다. DLMEH는 약 25-28 ?M의 결합친화도로 Sestrin2에 직접 결합했고, 천연 L-류신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어 Sestrin2 siRNA 억제와 구조 플라스미드 복원, rapamycin·Torin1 처리, Sestrin2-GATOR2 공동면역침강, RagA-GTP 및 mTOR-LAMP2 공위치 분석을 통해 Sestrin2 의존적 mTORC1 활성화의 인과관계를 확인했습니다. mTORC2, MAPK 및 AMPK의 비특이적 활성화가 관찰되지 않은 점도 작용 선택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세 명의 공여자에서 유래한 사람 일차 근관세포에서 dexamethasone은 단백질 합성을 약 45.7% 감소시켰지만, DLMEH 100 ?M은 억제된 합성을 58.2% 회복하고 근관 직경 감소도 완화했습니다. 이는 800 ?M L-류신의 28.5% 회복보다 큰 효과였습니다. 흰쥐 dexamethasone 근위축 모델에서는 14일간 DLMEH 100 mg/kg 투여 시 비복근 질량이 19.3% 구제되었으며, 악력은 정상군의 90%, 트레드밀 지구력은 정상군의 85%까지 보존되었습니다. 근섬유 단면적과 빠른 해당성 Type IIb 섬유의 보호효과도 확인했습니다.
분자 수준에서는 p-S6K와 p-4E-BP1 증가와 함께 MuRF1 및 Atrogin-1이 각각 65%와 58% 감소하여, 단백질 합성 촉진과 과도한 분해 억제가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RNA-seq에서는 dexamethasone으로 변화한 유전자 중 41.7%가 정상 방향으로 회복되었고, mTOR 신호, 리보솜 생합성 및 산화적 인산화가 주요 회복 경로였습니다. 유전독성, hERG 및 14일 반복투여 독성평가에서도 넓은 전임상 안전역이 관찰되었습니다.
연구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질문은 대사적으로 안정한 D-입체이성질체가 Sestrin2 결합능력까지 유지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한 가지 분석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SPR, DSF와 ITC 결과가 수렴하는지 확인했으며, Sestrin2를 억제하면 신호가 소실되고 다시 발현시키면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설계 개념에 대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생물물리학, 세포생물학, 약동학, 동물행동학, 조직학, 전사체학과 독성학 자료가 하나의 기전적 이야기로 연결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향후 이 분야는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환자의 병태생리와 표적 기전을 반영한 정밀 약리학으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Sestrin2와 같은 영양 감지 단백질의 선택적 조절, D-아미노산 기반 전구약물, 근육표적 전달체 및 운동·영양 중재와의 병용이 중요한 연구축이 될 수 있습니다. DLMEH 역시 자연노화 모델, 장기 안전성, 제형 최적화 및 임상 바이오마커를 통해 치료 가능성을 더욱 엄밀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그림 1. DLMEH의 설계, Sestrin2-mTORC1 작용기전 및 주요 전임상 결과를 통합한 연구 개념도
2. 본 연구의 한계점 및 추가적으로 검증 또는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첫째, dexamethasone 유도 근위축 모델은 재현성이 높지만 자연적인 노화성 근감소증의 복합 병태를 완전히 재현하지 못합니다. 실제 질환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 신경근접합부 탈신경, 위성세포 노화와 만성 염증이 함께 관여합니다. 따라서 SAMP8/SAMP10 또는 고령 C57BL/6J와 같은 자연노화 모델과 비사용성 근위축 모델에서 효능을 재검증해야 합니다.
둘째, 효능과 반복투여 평가는 14일에 한정되었습니다. 장기 mTORC1 조절이 인슐린 감수성, 대사 항상성, 자가포식 흐름과 비정상 단백질 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정상 근육과 이화성 근육을 직접 비교하고, LC3 turnover, 만성 조직병리, 심혈관·신장 안전성, EdU/Ki67 증식 분석 및 collagen·hydroxyproline 기반 섬유화 평가를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DLMEH는 정맥투여되었고 비교약 L-류신은 경구투여되었으므로 관찰된 차이에는 분자 자체와 투여경로의 영향이 함께 반영될 수 있습니다. 동일 경로 비교와 절대 생체이용률 평가가 필요하며, 외래 장기치료를 위해 장용성·서방형 제제, 투과촉진제, 지질 또는 고분자 나노입자와 근육표적 전달체를 검토해야 합니다.
넷째, 사람 일차 근관세포의 공여자 수와 임상적 다양성이 제한적입니다. 연령, 성별, 근감소증 및 대사질환 여부가 다른 공여자 세포와 환자 유래 3차원 근육모델에서 재현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혈중·근육 D-leucine 노출, p-S6K, 단백질 합성률과 근기능을 연결하는 임상전환형 PK-PD 바이오마커의 확립도 핵심 과제입니다.
3.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을 중심으로 수행되었습니다. 해부학교실은 인체 구조를 기술하는 전통적 해부학에 더해, 세포와 조직의 형태 변화가 어떠한 분자기전에서 비롯되는지를 규명하는 기초의학 연구를 수행합니다. 본 연구에서도 근육 형태학과 mTORC1 신호, 표적 결합, 약동학, 동물의 근력·운동기능 및 전사체 변화를 하나의 연구축으로 통합했습니다.
후보물질 설계에서 Sestrin2 직접 결합, 사람 일차 근육세포, 동물 근위축 모델, RNA-seq과 안전성 평가까지 단계적으로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공동연구자들의 전문성과 반복적 교차검증 문화 덕분입니다. 연구실은 기초 기전의 발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치료 후보와 바이오마커로 발전시키는 중개연구를 지향합니다.
4.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에서 가장 큰 보람은 복잡한 생명현상을 검증 가능한 질문으로 바꾸고, 독립적인 실험들이 하나의 논리로 수렴하는 순간에 느낍니다. 이번 연구는 류신의 약동학적 한계를 분자설계로 해결하면서 Sestrin2 인식은 보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표적 결합부터 세포 기능, 동물의 근력과 지구력, 조직 형태, 전사체와 안전성까지 인과적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결과가 가설과 일치하는지뿐 아니라 다른 연구자에게도 재현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했습니다. 서로 다른 원리의 분석법을 교차 적용하고 사람 세포의 공여자 간 변이를 확인했으며, 약효와 독성 자료를 함께 해석했습니다. 기초과학적 발견이 고령자의 근기능 보존을 위한 치료 개념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5.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후배 연구자들에게는 기술보다 질문을 먼저 분명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신 분석법 자체보다 해결하려는 생물학적 문제, 적절한 대조군, 대안적 설명과 결론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논문을 읽을 때도 결론뿐 아니라 가설, 표본수, 통계방법, 원자료의 추적성과 재현성을 함께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근육생물학과 신약개발은 분자생물학, 약리학, 화학, 동물모델, 생물정보학과 통계학이 만나는 분야입니다. 자신의 핵심 전문성을 깊게 구축하면서 다른 분야 연구자와 정확히 소통할 공통 언어를 익혀야 합니다. 실험노트와 원자료, 실패 조건과 의사결정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면 연구의 속도와 신뢰성이 함께 향상됩니다.
진학이나 유학을 준비할 때는 기관의 명성만 보기보다 지도교수의 연구철학, 데이터 관리 문화, 멘토링 방식, 졸업생 진로와 공동연구 환경을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관심 분야를 설명하는 짧은 연구제안서를 직접 작성하고 지원 연구실의 최근 논문을 비판적으로 읽어 구체적 질문을 준비하면 도움이 됩니다. 실패를 능력 부족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가설을 수정하는 정보로 활용하는 끈기와 정직성이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6.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DLMEH의 재현성과 전임상 전환 가능성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할 계획입니다. 자연노화와 비사용성 근위축 모델에서 장기 효능을 확인하고, 정상 및 질환 근육에서 mTORC1 활성화의 치료역을 비교하겠습니다. 자가포식 flux, 인슐린 감수성, 미토콘드리아 기능, 신경근접합부와 위성세포 지표를 포함하여 장기투여의 이득과 잠재 위험을 함께 평가할 예정입니다.
정맥투여의 한계를 줄이기 위한 경구·서방형 및 근육표적 전달제형을 개발하고, 투여경로를 일치시킨 대조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사람 근육세포와 환자 유래 모델을 확대하며 혈중 노출-표적결합-단백질 합성-신체기능을 연결하는 정량적 PK-PD 모델과 임상 바이오마커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 D-아미노산 전구약물 플랫폼을 다른 노화·대사질환으로 확장하고 임상 진입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평가하고자 합니다.
7.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근감소증은 노화의 불가피한 결과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분자기전을 이해하고 운동·영양·약리학적 중재를 결합하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mTORC1은 생명현상의 핵심 조절축이므로 강한 활성화보다 필요한 조직과 시간에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정밀성이 중요합니다. 각 단계의 실험과 분석에 기여한 공동연구자들, 연구환경을 지원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연구비를 지원한 한국연구재단에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가 근감소증 환자의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후속 연구와 학제 간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등록일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