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RNA 백신의 성패는 mRNA 서열 자체뿐 아니라, 이를 어느 조직과 세포에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느냐에 크게 좌우됩니다. mRNA는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고 세포막을 스스로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전달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가장 널리 활용되는 전달체인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는 높은 전달 효율을 바탕으로 코로나19 mRNA 백신의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세포 선택성이 낮고 투여 후 일부가 간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LNP의 구성성분인 PEG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어 반복 투여 시 빠르게 제거될 수 있으며(Accelerated Blood Clearance, ABC 현상), 전달된 mRNA의 단백질 발현이 비교적 짧게 유지된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mRNA 전달 연구는 단순히 세포 내 발현양을 높이는 방향에서 벗어나, 필요한 면역세포와 림프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하거나 불필요한 장기 노출을 줄이는 정밀 전달 기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수지상세포와 B세포와 같은 항원제시세포(antigen-presenting cell, APC)는 항원을 T세포에 제시하고 항체 및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세포입니다. 따라서 백신 mRNA를 항원제시세포와 배액 림프절로 직접 전달할 수 있다면, 적은 양의 mRNA로도 보다 효율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면서 전신 부작용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에서는 기존 지질 기반 전달체를 대체할 수 있는 모듈형 펩타이드 나노복합체(Peptide Nanocomplex)를 개발했습니다. 이 전달체는 mRNA를 응축하는 RNA-binding peptide(RBP), 입자 표면의 전하를 조절하는 L-polyglutamic acid(PGA), 그리고 항원제시세포를 인식하고 세포 내부로 진입하는 APC-targeting cell-penetrating peptide(A-CPP)의 세 가지 기능성 모듈로 구성됩니다. A-CPP에 포함된 항원제시세포 인식 도메인은 본 연구에서 세포 기반 파지 디스플레이(in vitro Phage display)를 통해 새롭게 발굴하였습니다. 이후 해당 펩타이드의 대한 구조 모델링과 분자 도킹 분석, 경쟁적 결합 실험을 수행한 결과, CCR7이 A-CPP의 세포 인식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 수용체임을 제시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LNP는 주사 부위뿐 아니라 간에서도 뚜렷한 mRNA 발현 신호를 나타낸 반면, 저희가 개발한 펩타이드 나노복합체는 주로 근육 주사 부위와 배액 림프절에 국소적으로 분포했습니다. 또한 LNP에 의한 발현은 48시간 이내에 크게 감소한 반면, 펩타이드 나노복합체는 7일까지 mRNA 발현을 유지했습니다. 림프절에서 세포를 분리하여 분석한 결과, 항원제시세포 관련 분획에서 높은 mRNA 발현이 확인되어 단순히 림프절에 도달하는 것뿐 아니라 림프절 내 면역세포에 실제로 mRNA가 전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 mRNA를 전달했을 때에는 LNP와 유사한 수준의 중화항체가 생성되었으며, 실제 SARS-CoV-2 감염 모델에서도 펩타이드 나노복합체 백신을 투여한 동물의 폐에서 바이러스 신호가 검출 한계 이하로 감소했고, 체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100% 생존율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반복 고용량 투여한 조건에서도 간과 신장 기능 관련 혈청 지표의 유의한 이상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펩타이드 나노복합체는 기존 LNP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표적 전달성과 및 지속성이 향상된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감염병 백신뿐 아니라 항암백신과 다양한 mRNA 치료제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 높은 전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 발굴한 A-CPP는 향후 펩타이드 나노복합체뿐 아니라 LNP를 포함한 다른 전달체에도 적용이 가능하여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박윤정 교수님 연구실에서 서울대학교 치학연구소, 주식회사 나이벡과 함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백신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습니다. 박윤정 교수님 연구실은 펩타이드공학과 나노바이오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조직 재생용 펩타이드 또는 특정 세포나 조직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기능성 펩타이드를 발굴하고 이를 약물전달시스템과 조직재생 기술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표적화 및 세포투과성 펩타이드 개발, 비바이러스성 유전자·RNA 전달, 펩타이드 기반 나노복합체, 치료용 펩타이드와 단백질공학, 조직 재생용 생체활성 소재 개발 등입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파지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표적 펩타이드 발굴부터 펩타이드 합성 및 분석, AI를 활용한 생물정보학과 분자 도킹 및 작용기전 연구, 나노입자 제형 최적화, 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한 효능 및 안전성 평가까지 연구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초적인 표적물질 발굴 단계에서 시작하여 실제 치료제와 백신 전달체로의 적용 가능성까지 검증하는 중개연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정답을 빠르게 찾아가는 과정이라기보다, 불확실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검증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좋은 결과를 얻는 것만큼이나,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정확하게 해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대한 가설에 데이터를 맞추기보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고, 반복실험을 통해 재현성을 확인하며, 연구의 한계까지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이 연구자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축적된 작은 발견이 기존의 지식을 넓히고, 다른 연구자들의 새로운 질문과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를 지속할 동기와 새로운 도전을 얻습니다.
또한 연구는 혼자 완성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연구활동을 통해 깊이 느꼈습니다. 서로 다른 전공과 경험을 가진 연구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을 배우고, 연구의 방향뿐 아니라 저의 생각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성장하는 경험을 여러 차례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며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연구가 주는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 분야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의 직업이나 일을 단순한 생계수단으로만 바라보기보다, 그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끊임없는 도전과 호기심 속에서 꾸준히 몰입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학위 취득 이후에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해당 분야에서 연구를 지속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연구에서는 실험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반복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빠르고 쉬운 길만을 찾기보다는, 눈앞의 현상을 끝까지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질문을 찾아내는 끈기와 호기심,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마음가짐이 연구를 오래 지속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면역세포 표적 펩타이드인 A-CPP를 다양한 약물전달시스템에 적용하여, 특정 전달체에 국한되지 않는 표적화 모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합니다. 펩타이드 나노복합체뿐 아니라 지질나노입자, 고분자 나노입자 등 서로 다른 전달체에 A-CPP를 접목하고, 전달체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따라 표적 세포 유입, 조직 분포 및 약물전달 효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감염병 백신뿐 아니라 항암백신과 다양한 치료제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특정 세포와 질환 표적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펩타이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단순히 전달 효율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펩타이드가 어떤 수용체와 결합하며 어떠한 세포 내 경로를 통해 기능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합니다. 특히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과 상호작용 분석 기술을 학습하여,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뿐 아니라 펩타이드–단백질 상호작용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자 합니다. 계산 분석을 통해 유망한 결합 구조와 핵심 아미노산을 예측하고, 이를 실제 결합실험과 세포실험으로 검증하는 연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먼저, 아낌없는 지원과 가르침을 주신 박윤정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생 시절부터 지금의 박사후 연구원 과정에 이르기까지 교수님 곁에서 연구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제일 고생했을 정하윤 박사님과 함께 연구를 수행한 나이벡 연구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끊임없는 조언과 도움을 주신 나이벡 정종평 사장님과 이주연 연구소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바이러스 관련 실험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서울대학교 나운성 교수님과 최재석 선생님, 그리고 연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질병관리청 연구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기도해주고 응원해주는 아내와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이번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6.07.30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