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POSTECH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연구를 한 문장으로 소개하면, 버리려던 시료에서 발견한 빛을 상처 치료용 소재로 발전시킨 연구입니다. 기존 광치료는 LED나 레이저, 배터리와 같은 외부 장치가 필요해 사용 환경과 움직임에 제약이 있습니다. 저희는 실내등과 태양광을 치료용 적색광으로 바꾸는 발광 입자를 신축성 패치에 넣어, 별도의 전원 없이 일상생활 중 사용할 수 있는 광치료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선형 상처에서는 한 번의 12시간 치료만으로 빠른 조직 접합을 유도했으며, 초기 인장강도도 봉합사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처음부터 주변광을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입자를 자외선으로 충전하는 광생체조절 패치를 구상하고 있었는데, 폐기하려고 쓰레기통에 넣어둔 입자가 실내에서 예상보다 밝게 빛나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지만, 다시 확인해보니 실내 백색등과 태양광에도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의문에서 시작한 관찰이 연구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고, 제게는 연구에서 우연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 순간이었습니다.
재현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잘 만들어지던 패치가 어느 순간부터 같은 조건에서 구현되지 않아 입자를 여러 차례 다시 합성했는데, 오히려 밀봉해 잘 보관한 입자는 실패하고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된 입자는 성공했습니다. 분석 결과 부분 산화가 입자의 표면 특성을 변화시켜 매트릭스와의 상용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번 연구는 우연한 현상에 의심을 품은 검증을 통해 연구적인 근거로 바꿔간 과정이었습니다.

실내등과 햇빛으로 활성화된 신축성 발광 패치가 적색광을 방출해 상처 접합과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모식도

한세광 교수님 연구실 조경주 연구원과 제작한 패치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님의 Biomedical Nanomaterials Lab(BNL)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을 표현하는 단어는 ‘자율’과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마다 연구 주제가 거의 겹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헬스케어 소재와 치료 플랫폼을 연구하며, 각자의 관심 분야를 주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 주제가 서로 다른 만큼 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구성원들에게 가까이에서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신의 연구에 접목할 기회도 많습니다. 저 역시 모르는 부분이 생길 때마다 여러 선배와 동료에게 도움을 받으며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한세광 교수님께서도 새로운 주제를 제한하기보다 학생의 아이디어를 믿고 지지해 주시며, 바이오와 재료를 함께 바라보는 넓은 관점에서 조언해 주십니다. 서로 다른 연구를 존중하면서 필요할 때 기꺼이 도움을 주고받는 분위기가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학창 시절부터 정해진 내용을 공부하는 것보다 발명대회나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일을 더 좋아했습니다. 시험에서 늘 좋은 성과를 보였던 학생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직접 구현할 때에는 오래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뒤 이런 성향도 연구에서는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입학 전 인턴으로 시작한 저의 첫 연구였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이를 어떤 실험으로 증명해야 하는지,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야 하는지는 막막했습니다. 선배들의 논문을 읽고 직접 따라 해보며 연구의 기본을 배웠고, 답이 쉽게 보이지 않는 문제는 공동연구자와 며칠씩 고민하며 방향을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막연한 생각이 하나씩 실험으로 확인되고, 점차 설득력 있는 연구로 다듬어지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직접 발견한 현상이 소재 분석과 세포·동물실험을 거쳐 인체 예비 평가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정답이 없는 문제를 오래 고민하는 일을 좋아한다면 대학원 연구가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구실마다 연구 방식과 분위기는 매우 다릅니다. 자유롭게 주제를 정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환경이 잘 맞는 사람도 있고, 정해진 주제 안에서 체계적으로 지도 받는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 역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의 장점을 누렸지만, 그만큼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도 경험했습니다. 따라서 연구실을 선택할 때에는 논문 실적이나 학교 이름만 보기보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더 편안하게 질문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좋은 연구실의 기준은 모두에게 같지 않으며,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연구적 가치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용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환자 중심형 치료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는 외과 수술 후 상처와 흉터 관리, 일반 상처의 홈케어에 활용될 수 있으며, 피부 재생과 홍반 완화, 탄력 개선과 같은 미용적 피부 관리로도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실제 적용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실험실 안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상용화와 시장적 측면까지 고민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언젠가 논문 속 기술이 연구실을 벗어나 실제 제품이나 치료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는 연구 이야기로 발전시켜 주시고,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신 한세광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구의 방향을 잃을 때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덕분에 첫 연구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공동 제1저자로서 연구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해 주신 김성종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구 경험이 부족했던 신입생의 아이디어를 믿어 주시고, 실험 설계와 데이터 해석, 논문 작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낌없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박사님의 세심한 지도와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면 이 연구를 끝까지 완성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함께 고민해 주신 시간과 보내 주신 응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구실에서 기존에 수행하지 않았던 분석과 실험이 필요했을 때 흔쾌히 협력해 주신 김혜민 교수님 덕분에 논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낯선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시고 연구의 부족한 부분을 세심하게 채워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밖에 대학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BNL 연구실 구성원들과, 여러 요청에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신 모든 참여 저자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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