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DGIST, 현 Max Planck Institute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의료영상에 널리 사용되는 초음파는 절개 없이 인체 깊은 곳까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비침습적 뇌자극 기술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극 삽입이 필요한 뇌심부자극(DBS)이나 자기장·전기장 기반 자극보다 더 깊은 영역을 높은 공간 해상도로 자극할 수 있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하나의 뇌 영역을 자극하는 단일 초점 방식에 집중되어 있어, 여러 뇌 영역으로 구성된 신경회로를 동시에 조절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음향 홀로그램(acoustic hologram)은 초음파의 위상을 조절해 원하는 위치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기술로, 최근에는 두개골에 의한 왜곡을 보정하고 다초점 자극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음향 홀로그램은 광학 홀로그램의 설계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실제 제작되는 3차원 렌즈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시뮬레이션과 실제 구현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두께 전용 음향 홀로그램(Thickness-Only Acoustic Hologram, TOAH) 기법을 제안했습니다. 기존 방법이 이상적인 위상 분포를 먼저 계산한 뒤 이를 렌즈 두께로 변환했다면, TOAH는 실제 제작되는 3차원 렌즈 자체를 음향 전달 과정과 함께 직접 최적화합니다. 이를 통해 설계한 음향장과 실제 구현된 음향장 사이의 차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제안한 방법은 수치 시뮬레이션과 ex vivo 실험에서 기존 방법보다 높은 설계-구현 일치도와 우수한 다초점 성능을 보였으며, 신경병증성 통증 생쥐 모델에서는 양측 시상핵을 동시에 자극해 통증 행동 개선과 신경활동 감소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사람 두개골 CT 기반 시뮬레이션에서도 기존 방법보다 높은 공간적 정확도를 보여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초음파 뇌자극은 비침습적으로 뇌 심부를 정밀하게 자극할 수 있어 뇌과학과 신경공학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가 제안한 TOAH는 기존의 단일 초점 중심 초음파 뇌자극을 여러 뇌 영역을 동시에 조절하는 다중표적 신경회로 조절 기술로 확장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연구는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생명과학이 모두 융합된 연구였습니다. 홀로그램 최적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초음파 시스템을 제작하며, 동물실험으로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까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러한 경험이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며 연구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제가 DGIST 황재윤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에 재학하던 당시, GIST 정의헌 교수님과 권혁상 교수님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되었습니다.
황재윤 교수님 연구실은 초음파를 이용한 진단과 치료 기술을 중심으로 의료영상 시스템 개발, 초음파 기반 신경조절, 의료 신호 및 영상의 인공지능 분석 등 의공학 전반에 걸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실 내 다양한 연구뿐만 아니라 병원과 여러 연구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기초기술부터 동물실험까지 이어지는 다학제 융합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초음파 공학, 컴퓨터공학, 신경과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공동연구였으며, 각 분야 연구자들의 전문성이 모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다 보면 대부분의 시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행착오의 연속입니다. 논문의 게재 승인을 받을 때도 물론 기쁘고 뿌듯하지만, 제가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설계하고 시스템을 개발한 뒤 예상했던 결과를 확인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반대로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나왔더라도 원인을 하나씩 추적해 결국 문제를 해결했을 때도 연구자로서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의공학 연구의 가장 큰 보람은 연구가 당장 임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미래의 진단이나 치료 기술 발전에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제가 개발한 기술이 실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하면서 여러 교수님, 연구자분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의공학 분야에서는 자신의 전공에 대한 전문성만큼이나 다른 분야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의 논문을 찾아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공동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도 다른 분야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더욱 깊이 있는 논의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을 갖추되 다른 분야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 의공학 분야에서는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2026년 2월 박사과정을 마친 뒤 현재는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막스플랑크 의학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초음파 뇌자극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기존 음향 홀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값비싸고 복잡한 다채널 배열형 초음파 트랜스듀서 없이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초음파 뇌자극의 활용성과 자유도를 높이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기술이 비침습적 뇌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차세대 비침습적 Brain–Machine Interface(BMI) 기술로도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자리를 빌려 연구와 대학원 생활 전반에 걸쳐 이끌어주시고, 연구자로서 큰 멘토가 되어주신 지도교수님 황재윤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연구의 가능성을 믿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신 덕분에 이번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에서 필수적이었던 동물실험을 함께 수행하고 많은 도움을 주신 GIST 정의헌 교수님, 권혁상 교수님, Mohd. Afzal Khan 박사님, Akm Ashiquzzaman, 이은빈 학생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함께 연구한 연구실 구성원들과 공동연구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번 연구는 완성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실험을 도와주었고, 앞으로 이 홀로그램 렌즈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를 이어갈 이종헌 학생에게도 격려와 감사를 전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소개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한빛사 운영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믿음과 응원으로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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