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파킨슨병은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주요 발병 원인은 뇌의 흑질 (substantia nigra)에 존재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사멸하여 도파민 공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레보도파 (Levodopa)는 파킨슨병의 표준 대증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운동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합니다. 그러나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거나 질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어, 최근에는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질병조절치료제 (disease-modifying therapy) 개발이 중요한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흐름 속에서 신경염증 (neuroinflammation)은 파킨슨병의 발병과 진행을 조절하는 핵심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반응성 미세아교세포 (reactive microglia)는 Lipocalin-2 (Lcn2)와 활성산소 (ROS)를 생성하여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신경염증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표적 발굴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프로스타글란딘 분해효소인 15-hydroxyprostaglandin dehydrogenase(15-PGDH)는 프로스타글란딘 (PGE2 등)을 불활성화하는 효소로, 뇌에서는 특히 미세아교세포에서 높은 수준으로 발현됩니다. 본 연구에서는 15-PGDH를 억제하면 반응성 미세아교세포뿐 아니라 성상세포 (astrocyte)의 활성도 함께 감소하고, 미세아교세포에서 생성되는 Lcn2와 활성산소의 생성이 억제됨으로써 신경염증이 완화되고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사멸이 억제되는 신경보호 효과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15-PGDH 억제가 기존 대증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질병조절 치료 전략이 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15-PGDH 억제제인 MF-300은 노인성 근감소증 (age-related sarcopenia)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세계 최초 (first-in-class)의 경구용 15-PGDH 억제제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하였으며 미국 FDA와의 협의를 거쳐 2026년 말 임상 2b상 진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15-PGDH 억제제의 임상적 안전성과 개발 가능성을 뒷받침하며, 본 연구 결과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기존에 주로 염증 유발 인자로 알려졌던 프로스타글란딘 (PGE2)이 신경염증 환경에서는 오히려 항염증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리학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신경염증 기반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연구 방향과 치료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퇴행성 뇌질환 연구실에서 신민규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행되었습니다. 현재 연구실에는 8명의 대학원생과 3명의 인턴 연구원이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단일세포 분석 (single-cell analysis), 공간전사체 (spatial transcriptomics), 다중오믹스 (multi-omics) 등 최첨단 연구기술을 활용하여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병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질병조절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과 혁신 신약 개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퇴행성 뇌질환 연구는 노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동물 모델에서도 충분한 노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동물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 정확한 연구 결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지만, 학위 과정을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준비한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는 그동안의 기다림과 노력이 모두 보상받는 듯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물론 모든 연구가 항상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과정들이 하나씩 쌓여 언젠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면 연구자로서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퇴행성 뇌질환 연구는 절대적인 시간이 많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아직 밝혀진 것보다 밝혀야 할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 결과가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앞으로 연구해야 할 주제가 많이 남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연구는 정해진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연구 철학과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연구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목표했던 곳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박사 수료 후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목표는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질병 진행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퇴행성 뇌질환의 새로운 발병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하여 약물,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특정 치료 방식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접근을 통해 퇴행성 뇌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연구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부족한 저를 통해 하나의 논문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냉정한 조언으로, 때로는 따뜻한 격려로 박사과정의 여정을 함께해 주고 계시는 신민규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또한 공동연구를 통해 큰 도움을 주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강윤표 교수님과 차윤재 학생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함께 연구하며 맛있는 음식도 나누고, 고민과 기쁨, 슬픔까지 함께하는 채선, 희경, 건모, 세은, 유민, 서현, 호빈에게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저를 응원해주는 해나, 예진, 정애, 예솔, 재인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며 모두의 앞날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대학원생이라는 최악의 남자친구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믿고 응원하며 기도해 주시는 부모님과 동생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많이 많이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6.08.05